외과계 전공의, 주 80시간 초과근무-24시간 연속근무 '심각'

대전협, '2022 전공의 실태조사 결과' 발표…1,984명 설문 응답
대전협 "전공의 근로시간 제한 어긴 수련병원 상당수 존재"
전공의 과중 업무 경감 도모 필요…홈페이지서 결과 공개 예정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1-26 11:40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법적으로 근로시간이 제한돼있음에도, 외과 계열 전공의 상당수가 주 80시간 초과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시간 초과 연속 근무 경험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6일 '2022 전공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 평균 근로시간은 77.7시간으로 예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4주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52%였다. 인턴 응답자 75.4%가 4주 평균 주 80시간 초과로 근무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1년차 전공의 4주 평균 주당 근무시간 중위값은 약 90시간이었다.
과별로는 흉부외과(100%), 외과(82.0%), 신경외과(77.4%), 정형외과(76.9%), 인턴(75.4%), 안과(69.4%), 산부인과(65.8%), 내과(61.7%) 등에서 4주 평균 80시간 초과로 근무한 전공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의료기관 별로는 대형병원(60.3%)-중대형병원(57.7%)-중소형병원(50.7%)-소형병원(36.0%)-기타(33.0%) 순으로 4주 평균 80시간 초과 근무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대전협은 "전공의특별법에 따른 전공의 근로시간 제한이 잘 지켜지지 않는 수련병원이 상당 수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EMR이 시행되고 있는 병원이 상당수 임을 고려하면, 개별 수련병원이 수련환경평가 등에서 전공의 총 근로시간에 대해 눈속임을 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이어 "주로 액팅(acting) 업무를 담당하는 1년차 업무 부담이 과도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향후 전담전문의 추가 채용 및 전공의법 개정 등을 통해 과중한 업무 및 노동 강도의 경감을 도모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24시간 초과 연속 근무 여부에 대해선 응답자 66.8%가 주1회 이상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24시간 초과 연속근무 횟수는 2회(31.5%)-1회(18.1%)-3회(10.3%)-4회(5.9%) 순이었다.

인턴 84.4%, 레지던트 1년차 70.2%가 주당 1회 이상 24시간 초과 연속근무를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24시간 초과 연속근무 경험은 연차가 올라갈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공별로는 신경외과(87,1%)-산부인과(84.9%)-흉부외과(84.2%)-인턴(84.4%)-외과(84.0%)-내과(81.1%)-정형외과(75.4%) 순으로 24시간 초과 연속근무 경험률이 높았다.

의료기관 별로는 중대형병원(70.0%)-대형병원(67.8%)-중소형병원(66.2%)-소형병원(63.6%)-기타(44.0%) 순으로 4주 평균 80시간 초과 근무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담당 환자 수를 고려할 때 필수의료 분야에서 전공의 업무 부담을 줄여줄 필요성도 확인됐다.

정규 근무 시 주치의로 담당하는 입원 환자(응급 환자 포함) 수는 1~10명(45.8%), 11~20명(29.9%), 21~30명(16.0%), 31~40명(4.4%), 41명 이상(3.9%) 순으로 보고되었다.

당직 근무 시 on-call 등으로 담당하는 입원 환자(응급 환자 포함) 수는 1~50명(63.3%), 51~100명(19.1%), 101~150명(9.5%), 151~200명(4.8%), 201~250명(1.8%), 251-300명(0.5%), 301명 이상(1.0%) 등으로 보고됐다.

대전협은 "흉부외과, 내과, 신경외과, 외과,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등 필수중증의료를 주로 담당하는 분과를 중심으로 전담전문의 추가 채용 및 전공의법 개정 등을 통해 전공의 업무 부담을 경감시킬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건강, 안전, 병가 면에서도 취약한 면이 확인됐다.

특히 24시간 초과 연속 당직근무시 전공의 평균 수면시간은 약 4.0시간이었다.

스트레스 인지율은 54.3%, 우울감 경험률(2주 이상의 우울감 지속)은 23.6%였다. 이는 2021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기준 일반인구 집단에서 각각 26.2%, 6.7%로 나타난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

자살 생각 비율도 17.4%로, 2022년 06월 정신건강실태조사 기준 일반인구 집단 12.7%와 비교해 높았다.

업무 수행 중 폭언 또는 욕설을 경험한 전공의는 34.0%였다. 가해자는 교수(56.3%)-환자 및 보호자(51.3%)-동료 전공의(33.8%)-전임의(11.4%)-간호사(8.0%)-기타 직원(4.0%) 순이었다.

연차별로는 인턴(43.5%)-레지던트 2년차(34.5%)-레지던트 1년차(31.1%)-레지던트 3년차(30.0%)-레지던트 4년차(26.1%) 순으로 보고됐다. 

몸이 아플 때 병가를 사용한 전공의는 24.4%였으며, 병가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동료 업무 부담 가중(57.9%)-수련기관 분위기(26.9%)-필요성을 못 느껴서(12.7%-기타(2.3%) 순이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약 한 달간 1만3,35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설문을 완성한 응답자는 1,984명이었다.

구체적인 실태조사 결과는 추후 사용자가 직접 연차별/전공별/규모별 조사결과 및 종합순위 등을 산출해볼 수 있는 형태로 대전협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수련기관명을 비롯한 개인정보를 삭제해 개인 특정 가능성에 대한 위험은 원천적으로 배제된다.

강민구 대전협 회장은 "본 전공의 실태조사는 전공의 수련환경을 연례적으로 조사해 이를 평가한다는 점에 있어 상당한 의의를 갖는다"며 "특히 전공의법 시행 이후 지속적으로 전공의 근무환경 변화를 추적해 나가는 데 있어 본 실태조사는 여러 한계에도 현재까지 가장 적절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전공의 수련환경 현재를 파악하고, 이어 연속근무 제도 개선, 전담전문의 추가 채용 등 수련환경 개선 요구 기반이 되는 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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