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습성 폐렴구균 감염,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백신접종"

[인터뷰] 인제대 부산백병원 진단검진의학과 신정환· 감염내과 문석준 교수 
국내 폐렴구균 발생 경향,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 증가가 뚜렷 
국내 폐렴구균서 항생제 내성률도 높게 검출…항균제 관리 정책도 필요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5-19 06:04

사진설명 = (좌측부터)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진단검진의학과 신정환 교수, 감염내과 문석준 교수.​​​​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방역지침이 완화·해제되면서 호흡기 계열 감염 및 재발현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  

'호흡기 감염이 뭐 대수겠냐' 싶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2021년 기준 국내 폐렴구균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2만3,000여명에 달한다. 국내 호흡기 질환 사망원인 1위다. 

폐렴구균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는 균혈증 침습성 질환이다. 균혈증은 폐렴구균 폐렴 환자의 25~30%에서 발생한다.

고령일수록 발병률과 사망률이 급격하게 높아지며, 나이가 젊더라도 기저질환이 있거나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사람의 경우 발현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소아에서 폐렴구균은 침습성 세균 감염의 가장 흔한 원인균이다. 수막염, 균혈증, 급성 중이염 및 폐렴을 발생시킨다. 폐렴구균으로 인한 수막염은 치사율이 10% 내외이며, 생존하더라도 환자 10명 중 2명 이상은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 사전 예방이 권고되고 있다.

이에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진단검진의학과 신정환 교수와 감염내과 문석준 교수를 만나 소아 및 성인에서 침습성 질환의 위험성과 항생제 내성 패턴 등을 고려한 폐렴구균 예방접종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신 교수, 문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Q. 팬데믹 방역 지침이 완화·해제되며 호흡기 계열 감염 질환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 (문석준 교수/감염내과) 호흡기 감염질환은 비말 및 접촉으로 전파가 이뤄진다. 팬데믹 기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의무적 마스크 착용 및 개인위생 강화와 같은 방역 지침으로 호흡기 감염질환 발생률이 감소했으나, 최근 방역 지침 완화에 따라 비말 및 접촉 전파 기회가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Q. 국내 폐렴구균 질환에 대한 혈청형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국내에서 폐렴구균 질환의 추이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  

= (신정환 교수/진단검사의학과) 폐렴구균 백신 특히 단백접합백신(PCV)을 이용한 예방접종은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었다. 최근 폐렴구균 감염 환자에서 검출되는 폐렴구균의 혈청형 분포 역학에 따르면 백신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혈청형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혈청형 분포 역시 국가마다 차이가 있음이 보고된 바 있다. 

2017-2019년 국내 16개 병원에서 수집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을 일으키는 폐렴구균 균주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에서 분리된 폐렴구균 중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에 해당하는 혈청형 커버리지가 전 연령 28.7%, 특히 5세 이하 소아의 경우 14%밖에 되지 않음을 확인됐다. 

Q. 혈청형의 종류와 지역별 분포가 다양한 만큼 침습성 폐렴구균 예방을 위해 어떤 부분을 가장 고려해야 하는가?

= (신 교수) 예방접종이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나아가 주기적인 폐렴구균 혈청형에 대한 감시를 통해 국내 폐렴구균 감염증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국내에 보고된 연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의 증가가 뚜렷하므로, 새로 개발되는 폐렴구균 백신에 비백신 혈청형이 포함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필요할 경우, 국내에서 다빈도로 분리되는 혈청형을 포함하는 새로운 백신의 개발도 고려할 수 있다. 

Q. 폐렴구균 질환은 성인과 소아에서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 (문 교수) 폐렴구균에 의한 주요 감염질환으로는 폐렴, 급성 중이염, 부비동염, 균혈증 및 수막염 등이 있다. 폐렴구균 감염은 무증상 비인두 보균자에서 발생하게 되는데 보균의 빈도는 성인이 5~10%, 소아가 20~40%로 성인보다 소아에서 보균 빈도가 높다. 

소아에서 폐렴구균은 급성 중이염과 침습성 세균감염의 가장 흔한 원인균이고, 이 외에 부비동염, 지역사회 획득 폐렴 등을 흔하게 일으킨다. 반면 성인에서는 폐렴이 폐렴구균에 의한 주요 감염질환으로 가장 흔하다. 국내에서 폐렴구균은 성인 지역사회 획득 폐렴 원인의 36%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으며, 폐렴구균 폐렴 환자의 약 25~30%에서 균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Q. 특히 65세 이상 고령에서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또 다른 폐렴구균 질환의 고위험군이 있는가.  

= (문 교수) 폐렴구균 감염의 고위험군으로는 무비증, 겸상 적혈구증, HIV 감염 등의 면역저하자, 백혈병,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및 기타 종양질환, 만성 신부전, 신증후군, 면역억제제 투여자와 고형 장기 또는 조혈모세포이식 수여자 등이 있다. 

또한 만성 심혈관질환, 만성 폐질환, 만성 간질환, 당뇨, 알코올 중독, 뇌척수액 누출, 인공 와우를 삽입한 환자에서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 또는 합병증의 위험이 높다.

Q. 폐렴구균 질환은 백신을 통해 효과적으로 예방이 가능한가? 또한 폐렴구균 백신의 종류별로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 (문 교수)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폐렴구균 백신에는 다당질백신(PPSV)과 단백접합백신(PCV)이 있으며, 백신 종류에 따라 효과가 다르지만, 예방효과가 충분히 확인됐다. 

23가 다당질 백신은 T세포 비의존성 면역반응에 의해 항체가 생성되기 때문에 면역계 발달이 미숙한 2세 미만의 소아에서는 대부분의 혈청형에 대한 항체반응이 미약하다. 항체가 생성되더라도 5~10년 후 감소하고, 특히 특정 기저질환이 있을 경우 항체가 더 빠르게 감소한다. 

이에 비인두에 폐렴구균을 단순히 집락하고 있는 보균자에서 균을 없애는 효과는 없으며, 균혈증을 동반하지 않은 폐렴구균 폐렴을 예방하는 효과는 연구자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하지만 23가 다당질백신은 노인을 포함한 정상 면역을 가진 고위험군에서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의 50~80%를 예방하는 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은 T세포 의존성 면역반응을 통해 면역기억반응을 유도하며, 소아에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의 예방뿐만 아니라 폐렴, 중이염의 예방, 비인두 집락률 감소 효과도 확인됐다. 

추가로 6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수행된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의 효능 평가 연구(CAPITA)에서 백신 혈청형의 경우 폐렴구균 지역사회 획득 폐렴의 46%,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의 75%가 예방될 수 있음이 보고된 바 있다. 
Q.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백신으로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는 혈청형과 비백신 혈청형이 성인과 소아에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주요 요인이 무엇이며 백신 접종에 따라 실제 효과가 다르게 나타났는가.

= (신 교수) 성인과 소아에서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에서 분리된 폐렴구균의 혈청형에 차이가 있음이 확인됐다. 이러한 차이는 백신의 접종률, 투여된 백신의 차이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즉, 폐렴구균 백신이 국내에 소개되고, 백신의 종류가 달라짐에 따라 국내에서 분리되는 혈청형 또한 변화했으며, 특히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이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Q. PCV13 백신 접종 후 비백신 혈청형 증가가 관찰됐다. 국내와 해외 혈청형 분포에 차이는 무엇이며 원인이 있는가.

= (신 교수) 국내와 해외 혈청형 분포에 차이가 있는 것은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첫 번째, 단백접합백신의 도입 시기는 각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두 번째, 7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에서 10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또는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으로 변환할 때 정책적으로 10가 또는 13가 중 하나를 선택하기도 했다. 세 번째, 소아와 성인에서 백신 종류 및 접종률에 차이가 있기도 하다. 

이처럼 다양한 원인으로 국가별로 다빈도 혈청형에 차이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35B, 3, 23A, 캐나다에서는 19A, 3, 7F, 일본에서는 12F, 3, 23A, 19A가 다빈도 혈청형으로 보고된 바 있다. 국내의 경우 3, 19A, 34, 11A, 10A 등이 흔했고, 특히 소아에서는 10A가 가장 흔한 것이 특징이다. 

Q. 국내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분포뿐만 아니라 항생제 내성에 대한 연구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에 어떠한 항생제 내성 현황은 어떠하며, 어떤 해결책이 있는가? 

= (신 교수) 국내에서 분리된 침습성 폐렴구균으로 시행한 항균제 감수성 검사 결과 '에리트로마이신(Erythromycin)'의 내성률은 80% 이상으로 매우 높았다. '페니실린(Penicillin)'과 '세포탁심(Cefotaxime)'의 내성률은 각각 13.1%와 9.5%이나 중등도 내성률이 24.1%와 20.4%로 높게 나타나 주의를 요함을 알 수 있다. 

퀴놀론계 항생제에 대한 내성률은 아직 낮게 유지되고 있으나 서구 등 타 국가와 비교 시 상대적으로 높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특정 혈청형에 따라 항생제 내성 차이가 발견돼 항균제 내성을 파악할 때 혈청형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항균제 내성 관리를 위해 적절하고 올바른 항균제의 사용과 함께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Q. 향후 폐렴구균 예방 및 역학에 있어 진단의학 관점에서 고려해야 할 숙제가 있다면?

= (신 교수) 국내에서 분리된 균주의 특성 분석을 확인한 결과 폐렴구균의 내성률이 혈청형과 매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예시로 혈청형 3은 높은 빈도로 분리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다제내성세균의 빈도는 매우 낮은 데 비해 23A, 11A, 19A, 15B, 19F 등은 다제내성세균 또는 광범위 다제내성세균의 비율은 매우 높았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분리되는 침습성 폐렴구균 및 비침습성 폐렴구균의 혈청형에 대한 주기적인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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