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2024년 수가협상 마무리, 변화의 시작점 되길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6-05 06:00

[기자수첩 = 박으뜸 기자]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2024년 수가협상도 결국 밤샘협상이 되풀이됐다.

하지만 변화는 있었다.

공급자 단체가 요청했던 소통의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추가 소요 재정(밴딩)이 정해지기 전, 공급자와 가입자가 만나 서로의 입장을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또한 올해 수가협상에서는 밴드를 결정하기 위한 참고값에 기존 SGR 모형 이외에 1. SGR 개선 모형 2.GDP 증가율 모형 3. MEI 증가율 모형 4. GDP 인상률과 MEI 증가율 연계 모형 등을 활용했다.

그러나 최종 협상이 끝난 후, 공급자 단체들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이러한 노력이 큰 효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공급자 단체들은 가입자 단체와의 만남이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결과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공급자 단체 대부분이 이번 수가협상에 새로운 모형이 적용된 것인지 체감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그동안 공급자 단체는 꾸준히 2022년 건강보험 재정 당기수지 3조 6,291억 원 흑자 및 누적 적립금 23조 8,701억 원 등이 밴딩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더불어 2023년 최저 임금 인상률(5%), 민간임금 협약 인상률(5.1%), 소비자물가 상승률(5.1%) 등 5%대의 사회적 인상 요인을 반영해 밴딩도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아쉽게도 간극은 줄일 수 없었고, 공급자 단체는 밴딩의 규모 및 결정 과정의 불투명함, 협상 결렬 시 조정 절차 부재 등 기존 수가협상이 가지고 있는 불합리한 문제점은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마냥 공단과 재정운영위원회가 손을 놓고 있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2024년 수가협상의 추가 소요재정(밴딩)은 1조 1,975억 원으로, ▲2016년 6,503억 원 ▲2017년 8,143억 원 ▲2018년 8,234억 원 ▲2019년 9,758억 원 ▲2020년에는 1조 478억 원 ▲2021년 9,416억 원 ▲2022년 1조 666억 원 ▲2023년 1조 848억 원 중 최대치다.

그럼에도 공급자 단체가 기대했던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만족스럽지 못한 밴딩 규모, 깜깜이 협상, 날을 넘긴 밤샘협상은 앞으로도 똑같이 지적될 가능성이 크다.

2024 수가협상이 마무리 된 후 공단에게는 '환산지수-상대가치점수 연계'라는 새로운 과제가 남게 됐다.

지난해에도 재정위 부대의견 중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를 연계해 상대적으로 원가 보존율이 낮은 부분을 인상해 주는 방향이 포함돼 있었다. 주로 관계된 유형은 의원과 병원 유형이다.

우리나라는 2001년 '상대가치점수-환산지수계약 체제'를 도입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는데, 새로운 지불 보상 결정 기전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지속되고 있다.

건보공단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도 최종 협상이 끝난 뒤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이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마지막 협상은 주어진 밴드 내에서 할 수밖에 없다. 수가협상은 현재의 틀로는 돌파구를 찾기가 힘들다.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를 공급자도 신중하게 고민할 때다"고 말했다.

공단은 올해 수가협상을 기점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단서 몇 가지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올해 첫 개최된 공급자-가입자 간담회는 단순히 환산지수 인상 방향을 넘어설 수 있도록 내년에도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가입자와 공급자 모두 윈윈하려면 소통과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다. 평행선 뿐인 이 만남이 내년 수가협상 때는 좀 더 변화된 모습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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