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난치성 뇌전증 치료율 0.3% 소멸 위기‥"정부 관리 시급"

뇌전증 수술 병원 16개에서 현재 6개로 감소‥수술도 12년 238건에서 21년 83건
level-4 중증 뇌전증 치료센터 국가 지정 제안‥점진적 확대 절실
"난치성 뇌전증 수술 사라지면 해외로 나가 치료 받아야 하는 상황"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9-26 17:28

뇌전증은 3대 신경계 질환으로 환자 수는 약 36만 명이다. 그 중 약 70%는 약물 치료에 의해 발작이 잘 조절되므로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2가지 이상의 항뇌전증약을 복용해도 경련발작이 재발하는 악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는 약 10만 명이나 된다. 이들은 신체 손상, 화상, 골절, 낙상, 익사, 무직, 실직, 차 운전을 못하는 등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과 장애를 겪는다.

만약 발작이 한 달에 1회 이상 발생하는 환자라면 돌연사율이 30배 높아진다. 이처럼 뇌전증 수술이 시급히 필요한 약 3만명의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과 가족은 언제 어디서 다치거나 죽을지 모르는 공포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대한뇌전증센터학회는 정부가 이 3만 명의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의 치료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환자들의 유일한 치료법인 뇌전증 수술은 뇌전증 사망률을 1/3로 줄인다.

그러나 한국의 뇌전증 수술 건수는 열악한 환경으로 2012년에 238건에서 2021년 83건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 뇌전증 수술 건수는 미국이 년 3500건, 일본이 년 1200건이다. 한국은 적어도 1년에 500건 이상이 필요하지만 1년에 약 400명 이상의 젊은 뇌전증 환자들이 뇌전증 수술을 받지 못해 사망하고 있다.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의 10년 생존율은 약 70%(미국신경과학회)로 암환자들의 10년 생존율(67.5%, 국립암정보센터)과 비슷하다. 

그렇지만 사망 평균 나이는 암환자에 비해 뇌전증 환자가 훨씬 젊다. 사망 시 년수명상실(life year loss: 사망으로 인하여 잃는 수명, 평균 수명 – 사망시 나이)은 뇌전증 환자가 암환자, 치매 환자 보다 훨씬 더 길다. 

대한뇌전증센터학회 홍승봉 교수는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의 상황은 암환자나 치매 환자 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중증 난치성 뇌전증의 정부 관리가 필요한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뇌전증 수술은 신경과, 소아신경과, 신경외과, 전문간호사, 신경심리사, 신경영상의학과, 신경핵의학과로 이뤄진 전문팀이 필요하며 수술 준비에 엉청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수술 시간이 4-6시간이라면 수술 준비에 필요한 시간은 150-200시간이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병원의 의료진들은 뇌전증 수술을 회피하고 병원도 특별한 관심이 없다. 

이렇다 보니 뇌전증 수술병원은 20년 전 16개에서 현재 6개로 크게 줄었다.

홍 교수는 정부 측에 중증 난치성 뇌전증 담당 부서를 두고 희귀난치병에 준하는 집중적인 관리를 요구했다.

홍 교수는 "뇌전증 수술은 정부의 제도적인 관리와 병원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전국에 6개밖에 없는 level-4 중증 뇌전증 치료센터의 국가 지정과 관리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노동후생성이 일본 전역에 28개의 거점 뇌전증지원병원을 지정하고 전국 어디서나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이 수술을 포함한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홍 교수는 "더 늦기 전에 한국도 빨리 6개의 level-4 중증 뇌전증 치료센터를 지정해 관리하고, 일본과 같이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에서 난치성 뇌전증 수술은 사라지게 되고 중국, 일본에 나가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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