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네 곳 뿐인 '뇌혈관 전문병원'‥"실력만큼 활용돼야"

높은 뇌혈관 수술 횟수와 성공률‥효율적인 환자 이송체계 필요
신경외과 전문의 영입과 병원 자체 투자‥고난이도 수술에 걸맞는 보상 요구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2-07 11:59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보건복지부는 국민에게 안전하고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합리적인 비용으로 제공하기 위해, 특정 질환 및 진료과목 등 19개 분야에 대해 전문병원을 지정하고 있다.

그런데 '전문병원'이라는 타이틀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3년 주기로 ▲의료인력 ▲의료 품질 평가 ▲병상수 ▲의료환경 ▲의료기관 인증 ▲필수진료 과목 ▲환자구성 비율 ▲진료량 등의 엄격한 기준과 심사를 거쳐야 하며, 전문병원이 아닌 경우 '전문'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다.
 

이 가운데 현재 뇌혈관 전문병원(4주기)은 명지성모병원(서울), 의료법인 정산의료재단 효성병원(충북 청주), 에스포항병원(경북 포항), 대구굿모닝병원(대구) 등 4곳 뿐이다.

지난 Korea Healthcare Congress 2022(KHC 2022) '병원 혁신사례 - 병원 현장을 가다' 세션에서 에스포항병원 김문철 대표병원장은 "뇌혈관질환은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심혈관센터 및 뇌혈관센터는 대부분 서울 및 경기권에 몰려 있으므로 지역별 편차를 줄이기 위해 전문병원이 필수적이다. 상급종합병원의 난이도 높은 진료와 시술을 일부 분담하며 지역 기반으로 제공해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명지성모병원, 효성병원, 에스포항병원, 대구굿모닝병원은 '전문병원' 답게 상급종합병원과 비등할 만큼 많은 뇌혈관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자료에 의하면, 이들 병원은 연간 최소 300건에서 최대 800건 이상의 뇌혈관 수술이 보고됐다.

게다가 이들 전문병원에는 뇌혈관 수술의 주요 인력인 신경외과 전문의들이 상당수 근무하고 있다.

또한 4곳의 병원은 뇌혈관 전문병원으로써 환자들의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전문병원을 찾은 환자들의 전원율도 굉장히 낮은 수준.

지역에서 시한폭탄과도 같은 뇌혈관 치료를 위해 응급뇌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이라는 점, 대도시로 이송되면서 생길 수 있는 인명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공익적인 가치가 높이 평가됐다.

명지성모병원은 서울 및 수도권에서 유일한 뇌혈관전문병원이다. 명지성모병원은 실력있는 의료진 영입, 본원과 외래센터 증축, 환자 맞춤의 최적화된 의료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전문병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충청권에서 뇌혈관 영역을 책임지고 있는 효성병원은 첨단 장비와 우수한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치료에 앞장서고 있다.

경북 유일 뇌혈관전문병원인 에스포항병원은 세계뇌졸중학회로부터 4회 연속 가장 높은 다이아몬드 등급을 인증받았다. 세계뇌졸중학회는 뇌졸중 집중치료실 운영 여부, 뇌졸중 치료 전문인력 구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대구굿모닝병원은 외상성 뇌질환 및 자발성 뇌질환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지속적인 진료시스템 개선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도 뇌혈관질환 응급환자의 긴급 이송체계에 아쉬움이 있다. 전문병원보다 상급종합병원을 거쳐 이송되는 케이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골든타임이 중요한 뇌혈관질환의 효과적인 처치를 위해 효율적인 전달체계 확립이 요구되고 있다.

동시에 지역별 뇌혈관질환 전문병원이 지금보다 더 늘어나야 한다는 의견이다.

전문병원은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을 완화하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11년부터 시작됐다. 그렇지만 현재 지정된 100여 개의 전문병원으로는 의료전달체계 강화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그러므로 전문병원이 되면 이에 걸맞는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뇌혈관질환 전문병원은 고난이도 의료행위에 합당한 진료수가 현실화가 뒷받침 돼야 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병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도 보상이 적기 때문이다"라며 "의료전달체계에서 전문병원들의 역할이 중요함에도 상대적으로 재정적 인센티브 수준이 낮기 때문에 지급 기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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