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C 2022에서 계속 언급된 '번아웃'‥'노동'에 대한 '보상' 문제

필수의료 인력 부족, 업무 과부하는 일상‥"그에 맞는 보상있다면 도움될 것"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12-01 11:4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지난 29일부터 30일, 양일간 개최된 Korea Healthcare Congress 2022(KHC 2022)에는 유독 많이 언급된 단어가 있다.

바로 '번아웃'이다. 번아웃은 한 가지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마치 에너지가 방전된 것처럼, 갑자기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전문가들은 현 의료계 상황을 볼 때 '번아웃'이 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모든 것은 '필수의료'와 관련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번아웃으로 인한 의료인의 이탈을 막으려면 그만한 '보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29일 KHC 2022에는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주축이 돼 '중환자진료체계'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중환자를 진료하는 의사, 간호사 등 전문인력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고, 이로 인한 업무의 과부하가 심각하다는 것.

대한중환자의학회 홍석경 기획이사(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는 중환자전문인력은 중환자 의료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홍 이사는 "중환자실에는 스스로 거동하기 힘든 환자가 대부분이다. 고위험 약물도 달려있고 각종 모니터링 장비와 인공호흡기, 에크모, 혈액투석기 등이 존재한다. 전담의료인력이 24시간 내내 달려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급종병 중환자실은 의사 1명당 환자 17.3명을 봐야할 만큼 인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중환자전담전문의를 수료해도 과한 업무로 인해 이탈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중환자전담간호사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해외에서는 전담간호사 1명이 환자 1명~2명을 보지만, 한국은 그 이상이다. 이러다 보니 중환자실 간호사 또한 사직자 혹은 휴직자가 증가하고 있다.

홍 이사는 "중환자의료체계 개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인력, 시설, 장비 등 중환자 의료인프라는 제도적, 수가적 다양한 접근을 통해 역량 강화가 요구된다. 중환자의료의 질을 향상하고 지역간 편차를 최소화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권을 수호하고 재난 시 대처 역량을 키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30일에는 '필수의료와 의료인 확보를 위한 대토론'이 주목을 받았다. KHC 2022 현장을 꽉 메운 강당 안에는 반복되는 의료 인력 부족 문제로 공감대가 형성됐다.

진주제일병원의 정의철 원장은 지방은 이미 필수의료체계가 무너졌다고 바라봤다.

진주제일병원의 경우 외과 전문의 막내가 40대 초반이다. 입원전단전문의도 60대가 코앞이다. 진주에서 필수의료를 담당하던 병원이 연달아 문을 닫으면서 이제 진주제일병원이 유일해졌다.

젊은 의사 수급이 어렵고 남아있는 의사만 응급수술에 매달리다 보니 병원 외과 전문의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대우를 해주려고 하지만, 이조차 종합병원은 정부 지원도 부족해 병원이 온전히 부담하고 있는 처지다.

정의철 원장은 "종합병원은 의료인력 인건비에 대한 보상이 전무하다. 수가로 해결되지 않으면 의사들이 이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 김상일 미래헬스케어위원장(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장)도 공감했다. 필수의료에 몸 담았던 의사들이 번아웃으로 힘들어 하다가 고민 끝에 개원을 하고 있다는 것.

이날 행사에 참여한 패널들은 '수가 인상'을 바라는 의사들을 돈만 밝히는 이기적인 집단이라 폄하하는 것에 안타까워했다.

이 프레임 자체가 필수의료 의사들에게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고 호소했다.

대한외과학회 신응진 이사장(순천향대부천병원장)은 "병원에 근무하면 어쩔 수 없이 야간근무와 휴일근무를 하게 된다. 야간근무, 휴일근무에 대한 수가는 중복 가산이 안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보상이 있다면 의료인력 유지와 보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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