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트'가 없어요"‥비인기과 vs 인기과 모집 차이 뚜렷

61개 대학병원 2023년 상반기 레지던트, 확보율 84.1%
소아청소년, 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레지던트 크게 모자라
신경과, 신경외과, 성형외과, 피부과 등 10개 과목 확보율 100%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2-20 11:10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대학병원에 의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진료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는 수도권 소재 병원이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수도권 소재 병원들조차 소아청소년과 입원 치료와 응급실 야간 진료를 중단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런데 2023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 결과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61개 대학병원의 2023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기본정원+별도정원) 결과 전체 과목 확보율은 84.1%로 나타났다.

최근 필수의료와 관련해 의료계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도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

하지만 레지던트 모집 결과를 보면, 필수의료 내에서도 비인기과의 인기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의료법상 필수진료과목 '의료법' 제3조의3에 따른 100병상 이상 300병상 이하 종합병원 기준 적용에 의하면 여기엔 내과, 소아청소년과, 외과, 산부인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등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진단검사의학과는 지난해 97%에서 올해 모집에서 94%로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확보율을 보였다. 이외에 마취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는 모집정원 대비 확보율이 100%로 전년과 같았다. 내과 역시 확보율은 98.5%였다.

반면 필수의료 내에서 인력난이 심각한 곳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외과는 65.2%, 산부인과는 74.8%, 병리과는 51.5%로 집계됐다.

레지던트 모집 정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명의 레지던트도 확보하지 못한 병원은 산부인과 16개 병원, 외과 17개 병원, 병리과 21개 병원이었다. 

더 심각한 진료과는 소아청소년과다.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모집 정원이 있는 50개 대학병원 중 76%에 해당하는 38개 병원이 단 한 명도 레지던트를 확보하지 못했다.

소청과는 2021년도 36%, 2022년도 22%에 이어 올해 20.1%만 확보됐을 뿐이다. 이는 올 상반기 전체 확보율인 84%의 4분의 1이 안 되는 수준이다.

소청과 모집 정원을 다 채운 병원은 서울대병원이 유일했고, 50%를 넘긴 병원은 순천향대서울병원, 아주대병원, 울산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4곳 뿐이었다.

100병상 이상, 300병상 이하 종합병원의 필수 진료 과목 외에서도 인기과와 비인기과의 차이는 뚜렷했다.

비뇨의학과는 확보율 95.2%를 보이며 비인기과에서 인기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비뇨의학회는 노인 인구의 증가, 최첨단 수술을 하는 과라는 인식, 개원 상황 개선 등 대내외적인 상황이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비뇨의학과 의사들은 굉장히 조심스럽게 현 상황을 바라봤다. 전공의 지원율 향상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상황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비뇨의학과 B 의사는 "10여 년 전만해도 한 해에 100~120명의 비뇨의학과 전문의가 배출됐다. 그런데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전공의 TO 자체가 최근 몇 년간 많이 감소돼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흉부외과의 경우, 지난해 26%에서 올해 상반기 49%로 상승했다. 그럼에도 레지던트를 단 한 명도 확보하지 못한 병원이 18곳이나 됐다.

아울러 방사선종양학과는 64.7%, 가정의학과 56.7%, 응급의학과 85.3%, 핵의학과 28.6%로 나타났다.

종합적으로 볼 때 비인기과와 달리 인기과는 레지던트 모집에서 여유로움을 보여줬다.

신경과, 신경외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정신건강의학과, 안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10개 과목은 모집 정원을 모두 무난하게 확보했기 때문이다.

서영석 의원은 "필수의료 문제는 우리나라 전체 의료체계와 직결되는 만큼 필수진료과목 인력 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인력 확충과 필수진료과목 및 치명 질환을 다루는 과목에 수가 정책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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