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DTx 첫 허가 받은 에임메드의 다음 스텝은요…"

[인터뷰] 에임메드 정경호 DTx 본부장
'솜즈' 허가 1년 전부터 시장 안착 위한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성
"DTx 의 진정한 가치는 약물 병용투여 통한 확장성"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2-22 06:09

에임메드 정경호 DTx 사업본부장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암 환자의 경우 불안장애나 우울, 불면 등 정신건강 측면에서 지표가 낮습니다. 이때 항암제와 디지털 치료기기(DTx)를 암 환자에게 병용 투여 한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더구나 DTx는 항정신의약품과 달리 부작용도 낮은데 말이죠. 제약사들이 DTx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스마트폰 앱(App)만으로도 질병을 치료하는 시대가 열렸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에임메드가 개발한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기기 '솜즈(Somzz)'.  

지난 15일 국내 첫 디지털 치료기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으면서다. 

솜즈는 불면증 증상개선을 목적으로 불면증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의 하나인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를 모바일 앱으로 구현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이 CBT 프로토콜에 따라 자극조절법, 수면제한법, 수면습관교육법, 이완요법, 인지치료법 등을 앱으로 구현한다.  

하지만 시장성은 늘 의문이 따라다녔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결국 소비자인 '의사'와 '환자'가 이 의료기기를 찾아야지만 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임메드의 그 다음 스텝이 궁금했다. 솜즈의 허가는 이뤄냈지만 '과연 어떻게 팔 것이냐'에 대한 의문이었다. 

이에 대해 에임메드 정경호 DTx 본부장의 답변은 의외로 간단했다. 

정 본부장은 "DTx의 시장성에 대해 많은 의구심들이 있는데 진정한 가치는 백 엔드(Back-end, 보지 못하는 영역)에 있다"고 말했다. 

제약사 기획자가 에임메드로 온 이유    

그런 측면에서 에임메드는 일찌감치 솜즈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왔다. 지난 2022년 1월 정 본부장을 DTx 본부장으로 합류시킨 것. 

그는 원래 한미약품에서 16년간 근무하며, 자사 홈페이지 의료정보포털 및 서비스 기획 등을 수립해 온 기획자다. 그러다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에임메드로 적을 옮겼다.

이런 정 본부장에게 에임메드는 DTx 기획&개발 총괄 등을 맡겼다. 

정 본부장은 가장 먼저 기초적인 작업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사람을 한데 모으는 일이었다. 

"현재 DTx 본부에는 총 17명이 있지만, 처음 왔을 때는 연구나 인허가 인력 3~4명이 있었다"면서 "제품 기획자나 다른 개발 인력은 타 부서 소속이었다. 이러면 집중이 안 될 것 같아 본부 인력을 꾸리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에임메드가 개발한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기기 '솜즈(Somzz)'.

국내 제약사 3~4곳과 '솜즈' 판매 협력 논의 

그 다음으로 진행한 업무는 타 산업체와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일이었다. 

허가가 났을 때를 대비해 에임메드가 '직접 마케팅에 나설지' 아니면 '제약사와 라이선스 아웃(License Out)을 할지'를 탐색하는 일이었다. 

국내 굴지의 제약사 출신인 만큼, 누구보다 업계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직접 나서게 된 것. 이 업무는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정 본부장은 "실제 국내 제약사 3~4곳 정도가 현재 에임메드와 협력을 논의 중에 있다"면서 "또 한 가지 DTx의 핵심은 개인화에 있다. 이 개인화에 해당하는 작업들을 진행하려면 디바이스에 연계해야 하는 만큼,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나 인바디 스마트 밴드에 함께 엮는 작업도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즉 갤워치 등에 솜즈가 임베디드 되면, 갤워치의 센서를 통해 훨씬 많은 양의 개인 수면 데이터를 자동으로 쌓을 수 있을 거란 설명이다. 

과거 DTx 개발사로서는 미국 최초로 FDA 승인을 받은 페어 테라퓨틱스가 고전한 이유도 인지행동치료(CBT)를 위해 사용자가 앱에 직접 입력해야 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솜즈도 이와 마찬가지로 현재는 불면증 환자가 수면 일기를 앱에 직접 입력해야 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따라서 갤워치나 스마트 밴드 등을 통해 사용자 생체신호가 앱에 자동으로 입력된다면 치료 효율은 더욱 올라갈 거란 분석.

그런 만큼 정 본부장은 "DTx는 닌텐도의 사업 모델을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퍼 마리오와 닌텐도 DS를 함께 만드는 닌텐도 처럼 DTx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내놓는다면, 파급력은 더욱 커질 거란 이야기다.

환자 사용 확대 위한 환경 조성이 먼저 

이와 더불어 정 본부장은 "DTx에 매겨질 수가도 중요하지만, 환자들이 많이 쓸 수 있도록 하는 환경 조성이 먼저"라고 말했다.

현재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은 DTx에 대한 수가 개발을 논의 중이다. DTx는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 후 3~5년의 임시등재 기간에 선별급여 90%를 적용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오유경 식약처장이 브리핑룸에서 국내 DTx 첫 허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후 평가를 거쳐 정식등재 절차를 밟게 된다. 임시등재 기간의 수가는 원가 기반으로 산정될 예정이다. 여기에 초기 환자교육 및 상담에 따른 의료 행위료도 추가로 매겨지게 된다.    

그는 "혁신의료기술사업이라고 하는 게 기존 기술이나 기존 문헌, 에비던스 등이 없어 임상을 통해 리월월드데이터(RWD)를 수집해야 근거가 쌓인다"면서 "일단 많이 써볼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하고, 정식 수가 때 정당한 가격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DTx 가치 입증하면 처방하지 않는 의사 있겠나  

마지막으로 정 본부장은 "DTx의 진정한 임상적 가치는 약물과의 병용 투여를 통한 적응증 확대에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에임메드의 다음 파이프라인은 공황장애 치료가 될 것이라 했다. 

DTx의 기전이 되는 인지행동치료가 경도인지장애나 암 치료, 심혈관 질환 약물과 함께 병행할 수 있다면 시장성은 더욱 커질 거란 분석이다. 
그는 "이를 테면 DTx로 부정적인 마음을 걷어냄으로써 약 복용 기간을 7일에서 10일, 혹은 2주로 늦추거나 치료가 잘되게끔 도울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만약 그런 역할을 할 수만 있다면 꼭 신약이 아니라도 이걸 처방하지 않는 의사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다만 약물 단독 투여군과 DTx와 약물 병용 투여군을 실제 임상으로 비교하기란 어려울 거라 본다"면서도 "환자의 불안이나 우울, 공포 등을 걷어낸다는 점에 대해 임상 효과를 증명한다면, 그 가치는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보기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