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사이버보안 강화 나서는 美…국내는 어떻게?

FDA, 10월부터 승인 신청 의료기기 사이버보안 솔루션 갖춰야
국내도 의료기기 사이버보안 자료 제출 의무화 했지만…강화 목소리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4-01 06:04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미국이 네트워크에 연결된 의료기기의 사이버보안 규정을 강화한다. 이 같은 미국 규제당국의 사이버보안 지침 강화가 국내에까지 연결될지 주목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신규 의료기기에 대한 사이버보안 규정을 강화하는 지침을 마련했다.  

사이버보안 적용 의료기기는 ▲유·무선 통신을 사용하는 의료기기 ▲소프트웨어를 포함하는 의료기기 ▲소프트웨어로만 존재하는 의료기기(SaMD) 등이다. 

이에 따라 FDA 승인 절차를 밟는 해당 신규 의료기기의 경우 사이버보안 솔루션을 갖춰야 한다. 

또 신규 의료기기 승인을 신청하는 제조사는 해당 보안 문제를 모니터링한 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서도 제출해야 한다. 

해당 의료기기가 해킹 등 사이버 공격에서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할 프로세스도 갖춰야 한다. 시판 후 보안과 관련된 기기나 관련 시스템의 업데이트 및 패치도 제공해야 한다. 지침 시행일은 10월 1일부터다.

그러면서 10월 이전까지 이를 갖추지 못한 신규 의료기기에 대해서도 보안 강화를 돕겠다는 입장이다. 

FDA는 “승인을 거절하지는 않겠지만, 회사가 준수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미국 내에서 병원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늘어남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미국 비영리 환자안전단체인 ECRI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의료기기 사이버보안 경고 사례는 173건에 달했다. 

또 미 연방수사국(FBI)도 미국 내 의료기관에서 사용 중인 인터넷이 연결된 의료기기의 절반 이상은 보안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사용 연한이 다된 의료기기의 40%는 보안 패치가 아예 없거나 거의 없었다. 

여기에 FDA는 의료 인공지능(AI)/머신러닝(ML) 기반의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에 대한 업데이트시에도 보다 강화된 지침을 내놨다. 

지침에 따르면 의료 AI/ML 제조사들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전에 변경 업데이트 계획을 FDA에 제출해야 한다.     

의료기기 사이버보안 강화를 위한 제도 정비는 국내에서도 꾸준히 있어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9년 11월 처음으로 의료기기 사이버보안 허가·심사 기준을 마련했다. 

2019년 6월 인슐린주입펌프의 해킹으로 펌프 설정을 변경해 환자에게 인슐린을 과도하게 주입하거나 중단하는 등의 위험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또 2017년에는 이식형 심장박동기의 무선 통신 기능으로 배터리를 빠르게 고갈시키거나 심장 박동 조절 기능을 무단으로 변경하는 일도 발견됐다. 

이에 지난해 1월에는 품목허가 단계에서 유무선 통신 기술을 이용한 의료기기 전 품목을 대상으로 사이버 안전성 자료 제출을 의무화했다.

적용 대상은 ▲유·무선을 이용해 환자의 생체정보 등 개인의료정보를 송수신하는 의료기기 ▲유·무선 통신을 이용해 기기를 제어하는 의료기기 ▲유·무선 통신을 이용해 펌웨어 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유지보수하는 의료기기 등이다.

제조자가 의료기기의 사이버보안 위험을 확인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부터 기능 복구까지 각 분류별 세부 요구사항을 총 24개 항목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의료기기에 대한 국내 사이버보안 지침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위변조나 오작동, 의료기기에 승인되지 않은 접근 등으로부터 방지하기 위한 특성 등을 보고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병원정보보안협의회 한 관계자는 "엔드포인트(네트워크를 통해 통신하는 모든 디바이스)를 노리는 멀웨어(해킹 프로그램)를 만드는 툴 가격이 낮아지면서 의료기관이나 의료기기 보안은 점차 취약해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국내 의료기관에서 사용되는 유무선 연결 의료기기 중 절반 이상은 업데이트가 중단된 운영체제가 설치돼 있다. DB 접근제어나 통신구간 암호화 처리 같은 보안 강화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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