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과학자' 붐‥'양성' 외에 '현실적'인 지원에도 주목해야

의대와 대학병원 중심으로 의사과학자 양성에 적극적
하지만 의사과학자 진로 선택 후 연구 지속할 수 있는 지원책도 시급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5-13 06:00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다.

최근 대학병원과 의대를 중심으로 '의사과학자' 양성에 대한 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과학자(MD-PhD)란 임상지식을 바탕으로 기초의학, 공학 등의 지식과 융합해 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질병 치료 및 신약·의료기기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의사를 의미한다.

최근 30년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중 절반 가까이가 의사과학자였으며, 코로나19 백신의 빠른 개발 배경에는 이들의 활약이 있었다.

그런데 해외에 비해 우리나라는 의사과학자 양성에 대한 불꽃이 약했다.

하지만 의사과학자가 바이오 헬스산업과 의생명과학 분야의 경쟁력을 얻기 위한 '필수요건'으로 인식되면서 국내에서도 적극적인 태도 변화가 생겨났다.

이미 선진국은 새로운 진단·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의사과학자 양성이 큰 이익이라는 것을 직시하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해외에서는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자유롭게 연구가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의대와 대학병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연세대 의과대학의 경우 지난해 '연세 의사과학자 양성사업단'을 발족했다. 사업단은 의과대학 인재들을 의생명과학과 바이오산업 리더로 육성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연세대학교는 현재 의학 교육 전주기에 걸쳐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의과대학생들이 생명과학·인공지능·공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러 교육 과정을 마련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하버드-MIT가 공동 설립한 HST(Health Sciences and Technology)와 협력해 의사과학자 양성에 앞장선다.

서울대병원은 2020년부터 서울의대와 협력해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연구 및 학술활동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왔다. 이를 통해 기초의과학 연구에 전일제로 참여하는 연구자 및 전공의, 박사 후 연구원(포닥)에 대한 교육·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고려대 의과대학도 마찬가지다. 고대의대는 의대생부터 전임의까지 전주기적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장학금을 대폭 지원해 바이오 메디컬 산업을 육성시킬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에 나서기로 했다.

고대의대는 '선도 의사과학자 육성장학금'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의사과학자 양성 과정 중 하나인 고려대 대학원에 진학하면 입학금 50%와 등록금 80%를 지원하는 제도다.

이번엔 수혜 대상을 대폭 확대해 고려대의료원 산하 병원에 재직 중인 전공의, 임상강사, 임상 교원이면 누구나 별도의 신청 없이 지원할 수 있다.

이처럼 의사과학자에 대한 인식이 변하면서 '양성'을 위한 발판은 조성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의사과학자들이 계속해서 활동할 수 있는 지원책 확보도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그렇지 않으면 의사과학자에서 다른 분야로의 전향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개최된 '의과대학 교육과정 개편을 통한 의사과학자 양성 방안 마련 국회 토론회'에서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가 제기됐다.

의사과학자로 진로를 선택하더라도 직업 불안정성 및 연구 기회, 경제적 유인책이 부족했다. 이 탓에 연구를 포기하고 임상의로 다시 복귀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환경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임상으로 돌아가지 않고 지속적으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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