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소아청소년 대면 진료돼야…지원 필요"

31일 입장문…"처방 불가해도 사실상 초진 허용 의미" 지적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5-31 16:24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가 소아청소년 비대면 진료 시행을 반대하고 대면 진료를 위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학회는 31일 입장문을 내고 "충분한 준비 없이 진행되고 있는 소아청소년 비대면 진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함께 반대 의견을 표한다"고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정부는 휴일과 야간의 경우 대면 진료 기록이 없는 18세 미만의 소아 초진 환자에 대해 의학적 상담이라는 명목으로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학회는 "비록 처방은 불가하다고 했으나 급성기의 간단한 증상이라 할지라도 위험성이 과소평가 돼서는 안 되는 소아청소년 진료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사실상 초진 허용을 의미한다"며 "환자에게 피해가 발생했을 때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 및 해결 방안 또한 제시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아청소년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질환은 접근 취약지 혹은 이동 제한적 소아청소년 환자들의 만성질환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아 야간·휴일 대면 진료 확대를 위한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학회는 "소아청소년 진료 위기상황 해결을 위해 비대면 진료를 성급히 추진하기보다는 국민 편의를 위한 1차 의료기관의 야간, 휴일 대면진료 확대와 상시 안전한 진료를 받을 국민의 권리를 위한 2,3차 의료기관 응급의료센터와 배후 입원진료 인프라 확충을 최우선 목표로 해 강도 높은 재정적 지원과 정책개선을 통한 근본적 문제해결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아래는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가 낸 '소아청소년 비대면 진료'에 대한 입장문이다.

대한민국 소아청소년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단계 조정과 함께 비대면 진료를 급하게 시범사업으로 전환하여 연장 시행함에 따라, 충분한 준비 없이 진행되고 있는 소아청소년 비대면 진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함께 반대 의견을 표하는 바이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허용되었던 비대면 진료를 2023년 6월 1일부터 시범사업으로 전환하여 시행할 것임을 발표하면서 휴일과 야간의 경우 대면 진료 기록이 없는 18세 미만의 소아 초진 환자도 의학적 상담이라는 명목으로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비록 처방은 불가하다고 하였으나 이것은 급성기의 간단한 증상이라 할지라도 위험성이 과소평가 되어서는 안되는 소아청소년 진료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사실상 초진 허용을 의미하며 환자에게 피해가 발생했을 때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 및 해결 방안 또한 제시되지 못하였다.

어린 소아에서 발열을 포함한 급성기 증상은 문진만으로 그 원인 확인이 어려워 시의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대면 진료를 통한 신체검진과 진단검사가 필수적이다. 소아환자는 적절한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문진만으로는 치명적인 위험 신호들을 놓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아 급성기질환은 적시에 치료되지 않으면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비대면 진료 시 오진이나 진료 지연으로 인한 위험이 초래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이번 제도 시행에 앞서서 철저한 검증과 연계 대면진료 시스템 구축이 전제되어야 소아청소년의 건강과 안전의 위협이 최소화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비대면 진료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정비되어 있지 않다. 국회에서 의료법 개정을 통해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기 위한 논의가 완료되기도 전에, 충분한 검토 없이 모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아청소년 비대면 진료를 강행하는 것은 우리나라 미래인 소아청소년들의 건강과 안전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비대면 진료의 법적, 제도적 정비를 완결한 후 적절한 대상 환자에 한해서 안전하게 제한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세심한 검토와 전문가의 의견수렴을 반드시 선행하여야 한다. 소아청소년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질환은 접근 취약지 혹은 이동 제한적 소아청소년 환자들의 만성질환으로 한정해야 하며, 안전하게 진료 가능한 만성질환의 범위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단체와 논의를 통해 검토, 결정하여야 한다.

현재 소아청소년 환자와 보호자가 겪고 있는 극심한 외래진료 대기, 응급진료와 입원진료 지연으로 인한 불편함과 환자안전 불안은 근본적으로 비정상적인 수가체계와 고위험 의료행위에 대한 법적보호의 미비로 인한 소아청소년과 진료인력 불균형으로 초래된 소아청소년 진료 위기상황 때문이다. 비대면 진료의 공백이 문제의 주된 원인이 아니며, 비대면 진료는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할 뿐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현재의 소아청소년 진료 위기상황 해결을 위하여 정부가 안전성과 효과가 불분명한 비대면 진료의 성급한 추진보다는, 국민 편의를 위한 1차 의료기관의 야간, 휴일 대면진료 확대와 상시 안전한 진료를 받을 국민의 권리를 위한 2,3차 의료기관 응급의료센터와 배후 입원진료 인프라 확충을 최우선 목표로 하여 강도 높은 재정적 지원과 정책개선을 통한 근본적 문제해결에 총력을 다하여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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