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불로 번지기 전에‥'정신건강' 책임질 의사 인력 '경고등'

자살로 인한 사망률 증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울증 등 정신 건강 수요 높아져
특단의 대책 없이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질 가능성 커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6-02 06:02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다른 필수의료 진료과에 비해 '정신건강의학과'의 의료 인력은 아직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큰불로 번지고 나면 진화하기 힘들다. 그러므로 정신건강의학과도 미리 준비를 해야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여러 선행 연구를 살펴봤을 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수급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대한신경정신과 정책연구소 용역과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국민의료이용 접근도 제고를 위한 전문과목간 의사 수급불균형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 및 '전문과목별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연구', 복지부의 '정신의료기관 인력 기준 개선 방안 연구' 등을 살펴보면, 2025년 이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인력 현황은 2013년도 155명에서 2023년도 현재 124명이다. 정신의료기관별 의료 인력은 정신병원을 제외한 기관 모두에서 전문의, 전공의가 감소하고 있다. 특히 수련병원인 상급종합병원 및 병원에서 전문의 감소는 우려할 사항으로 꼽혔다.

국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는 이미 여러 통계로 나와 있다.

최근 국내 고의적 자해(자살)로 인한 사망률이 올라가고 있다는 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울증 등 정신 건강 치료 수요가 증가했다는 점은 대표적인 유입 요인이다.

국내 정신 및 행동장애 진료비는 연평균 10%씩 증가하고 있으며, 디지털 미디어 등에 의한 새로운 정신건강 문제는 높은 자살 사망률과도 연결돼 있다.

그런데 정신건강의학과는 다른 필수 진료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료 인력 부족에 대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정신건강의학과도 수련병원 내 수련과로써 존립 위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신건강의학과는 낮은 입원 수가로 지속적으로 병상 수 감축을 압박 받고 있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스탭 채용이 어려워 성안드레아병원, 건국대충주병원 등은 병동을 폐쇄하거나 전공의 수련기관을 반납하기도 했다.

2017년 입원적합성 심사를 포함한 강력한 입원 억제 정책이 시작되면서 병실 당 정원 감축은 2021년 10명에서 8명으로 줄었고, 2023년에는 8명에서 6명으로 추가적인 감축이 예정돼 있다. 이 탓에 10년 사이에 상급종합병원 내 정신과 보호병동 병상수는 18%나 감소했다.

게다가 업무량이나 강도가 증가했음에도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수 유지나 증원도 어려운 실정이다.

전공의 수련환경도 크게 좋은 상황은 아니다. 전공의 배정 0인 수련병원은 2개, 1명인 곳은 36개, 2명인 곳은 32개, 3명은 곳은 3개, 4명인 곳은 3곳으로 나타났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조성진 수련이사(가천의대 정신건강의학과)는 "적절한 수련환경에 필요한 전공의 인원은 지도전문의 인력, 환경에 따라 배정이 필요하다. 각 년차당 최소 2인 이상 배정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증가하는 정신건강의료서비스에 대한 미충족 욕구 증가로 정신건강의학과 의료 인력은 향후 공급 부족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는 정신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형평성 문제로 제기될 수 있으며, 정신질환자의 증가는 국가와 사회의 경제적 부담도 상승시킨다.

조 수련이사는 "전공의 정원의 점진적 증원에 대한 검토가 요구되며, 수련병원은 정신응급 및 급성기 치료 수가 지원 정책처럼 특단의 지원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수련기관은 적절한 수련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따져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국공립정신병원, 사립정신병원 등 자격 강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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