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형 오면 되돌릴 수 없는 건선성 관절염…조기 치료가 중요"

[인터뷰] 한양대병원 피부과 김정은 교수 
건선성 관절염 환자 2명 중 1명은 발현 후 2년 내 구조적 손상 경험
"건선 산정특례 개선으로 치료 접근성 향상…꾸준히 치료해야"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6-03 06:07

설명= 한양대병원 피부과 김정은 교수.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건선은 피부에 면역 반응이 과다해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여기에 피부와 관절 부위에 동시 면역 반응이 증가하게 되면 건선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피부에서 건선이 발생한 후 약 10년 안에 건선성 관절염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건선성 관절염이 발병되는 확률은 건선을 진단받은 환자 중 약 10% 정도.  

특히 전구기 단계의 건선성 관절염 환자 2명 중 1명은 증상 발생 후 2년 내에 구조적 손상과 기능적 장애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 김정은 교수는 "이렇게 관절에 변형이 오면 그 이후에는 되돌릴 수가 없기 때문에, 건선성 관절염에서는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선에 사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 제제들이 많고, 이들 모두 효과가 좋다"면서도 "건선성 관절염을 동반한 환자의 경우 코센틱스를 비롯한 인터루킨(IL)-17 제제들이 가이드라인에서 1차 치료제로 권고돼 우선 치료에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해 중증 판상건선 환자에 대한 산정 특례 제도가 개선된 만큼, 꾸준한 치료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양대병원 피부과 진료과장을 거쳐 현재 한양대 의대에서 피부과학교실 부교수로 재직하며, 대한건선학회 대외협력이사를 맡고 있다. 

다음은 김정은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Q. 건선성 관절염은 비교적 생소하다. 

- 예전에는 건선은 만성 염증성 피부염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교과서를 보면 건선의 정의를 "피부병이 아닌 전신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기재하고 있다.

피부 이외에도 관절과 같은 다른 부위를 침범할 수 있고 대사증후군, 심혈관계질환과 관련성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다.

20년 사이 건선에 대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피부 건선이 피부에 면역 반응이 과다해 생기는 것이라면, 건선성 관절염은 관절 부위에서 면역 반응이 증가한 경우에 생기는 것이다.

건선으로 인해 관절염, 고혈압, 당뇨, 심근경색, 뇌졸중 등 여러가지 질환이 생길 수 있다. 또한 한 번 치료되면 재발 없이 완치되는 병이 아닌 고혈압, 당뇨와 같이 오랫동안 전신을 다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건선이 있는 환자 모두에게 건선성 관절염이 바로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관절염 증상이 먼저 오는 경우도 있고, 피부 증상이 생기고 나서 한참 뒤에 관절염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보통 건선 증상이 있으면서 관절 부분에 통증이 있으며, 질환이 더 발전하면 관절에 변형이 온다. 이렇게 관절에 변형이 오면 그 이후에는 되돌릴 수가 없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Q. 건선으로 인한 동반 질환은 나이와 상관이 있는가.

- 연구에 따라서 다르지만 오히려 젊은 나이인 30~40대에 동반 질환의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바탕으로 제가 진행했던 연구를 통해 건선성 관절염이 있는 20~30대 환자들에서 심각한 동반 질환의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결과를 보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건선의 동반 질환은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Q. 지난해 중증 판상건선 환자에 대한 산정 특례 제도가 개선됐다. 실제 진료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가 있는가.

- 건선 산정 특례 제도는 굉장히 복잡하게 만들어져 있다. 암은 진단받는 것 자체로 산정 특례가 적용된다. 하지만 건선이나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병이기 때문에 중증에 대한 기준이 필요해 중증임을 입증해야 산정 특례가 적용된다.

이전에는 먹는 약 3개월, 광선 치료 3개월 총 6개월 기간의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광선 치료를 주 2회 꼬박꼬박 받기 어려운 환자들이 많았고, 경구약에 부작용이 생겨서 꾸준한 복용이 불가능한 환자들도 있었다. 이러한 환자들의 실제 상황들을 고려하게 되면 굉장히 많이 개선이 됐고, 환자들의 편의성이 많이 향상됐다.

Q. 지난 대한피부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새 업데이트가 포함된 세쿠키누맙의 환자 중심 접근법'을 주제로 발표했다. 어떤 내용을 다뤘나.

- 건선은 환자별로 피부 증상의 특성이 다른 경우뿐만 아니라 가지고 있는 동반질환도 다를 수 있다. 더불어 다른 질환 때문에 드시고 있는 약도 있을 수 있고 비만 등 환자가 가지고 있는 각각의 특성이 건선 치료 효과에 영향이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생물학적 제제 등 약제 선택에서도 이 부분이 고려돼 환자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 

이에 발표한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건선성 관절염 예방 및 건선성 관절염 진행 시 관절 손상 악화 방지 ▲심혈관질환 위험 방지 ▲체중 90kg이상 환자 복약 관리 등에 대해 설명했다. 
Q. 건선 환자 입장에서 건선성 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나 위험인자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 

- 대한피부과학회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인 춘계학술대회에서 건선성 관절염을 발견하는 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만큼 의사도 쉽게 감별하기 어려운 것이 건선성 관절염이다.

건선에서 건선성 관절염으로의 발전은 여러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우선 건선이 있으면 건선성 관절염의 위험성이 올라가고, 특히 그 중에서도 건선이 손톱 침범을 하거나 두피 건선으로 이어지는 경우들이 있다. 손톱 건선을 가진 환자에서는 약 3배, 두피 건선을 가진 환자에서는 약 4배 건선성 관절염의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건선의 정도가 심각하거나 90 kg이상인 환자에서는 건선성 관절염의 위험이 약 30% 높아진다고 돼 있어, 효과적인 용량선택과 함께 체중조절도 중요하다.

증상에 있어서는 많이 걷거나 움직일 경우 통증이 심해지는 퇴행성 관절염과는 다르게 건선성 관절염은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 관절이 뻣뻣한 조조강직 증상이 많이 보인다.

Q. 건선 치료에 있어 여러 인터루킨 억제제들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비교했을 때 IL-17 제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 현재 건선에 사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 제제들이 많고, 이들 모두 효과가 좋다. 각각이 차단하는 부위가 다르기 때문에 장단점도 다르다. 건선성 관절염을 동반한 환자의 경우에는 코센틱스를 비롯한 IL-17 제제들이 가이드라인에서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우선적으로 치료에 사용한다.

이 중에서도 코센틱스의 장점은 좋은 효과도 있지만, 환자의 각각의 특성에 맞는 독립적인 임상 결과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손톱 건선, 두피 건선에 대해서 1차 평가변수로 효과를 입증한 유일한 생물학적 제제다. 축성관절염과 강직성 척추염에도 허가가 돼 있어 관절의 영구적 손상을 막아주는 데이터도 보유하고 있다. 

건선성 관절염이나 심혈관질환의 예방 효과 등 임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연구들을 많이 진행해 다양한 데이터가 논문으로 발표돼 있기 때문에 처방을 하는 입장에서는 믿음이 가는 약제다.

Q. 마지막으로 건선 및 건선 동반질환 환자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은. 

- 피부과 전문의를 만나서 제대로 진단을 받고 건선을 전신 질환으로 정확히 인지해 동반질환에 대한 검사와 치료를 받으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환자들을 많이 만나면서 생각보다 많은 환자분들이 건선 치료를 위해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민간요법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이를 통해서는 꾸준한 치료를 받을 수 없다. 같은 연고를 처방 받더라도 어떤 시점에서 바를지, 경과에 따라 어떻게 용량을 조절할지는 의사의 상담과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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