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간호대 60%, '데이터3법 모른다'…인식개선에도 부족 여전

데이터3법 시행 2년차 불구…34% '가명정보 처음 듣는다' 답해
6%만 '관련법 잘 알고 있다'…2020년 87% 이해부족 대비 개선
연구팀 "의료정보 다룸에도 부족 여전"…대다수 "정보주체 개인"
75% '연구·통계·신약개발 등 위한 정보공유 동의'…25%는 반대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2-06 06:02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개정된 '데이터3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난 상황에서 이 법에 대한 의대·간호대 학생 이해도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확인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임은영·김현의 서울대학교 교수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데이터3법 개정 이후 개인건강정보의 제3자 사용에 대한 간호대학,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식조사'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간호대학, 의과대학 학생은 임상 실습 등에서 민감한 환자 정보를 다룬 경험이 많아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데이터3법에 대한 이해, 개인건강정보 공유 의향을 살펴보고자 했다.

조사 연구는 서울 내 한 대학교 간호대학, 의과대학 학부생과 대학원생 377명으로 대상으로 2021년 8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됐다.

조사 결과, '데이터3법과 관련해 가명정보 개념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에 대해 참여자 337명 중 127명(33.7%)은 '처음 듣는다', 103명(27.3%)은 '들어봤지만 내용은 모른다'고 답했다. 10명 중 6명은 '모른다'고 답한 셈이다.

123명(32.6%)은 '개략적으로 알고 있다', 6.4%는 '관련법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각각 응답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2020년 실시된 조사에서 참여자 87%가 법 개정에 관한 이해가 부족한 데 비해 다소 개선된 결과다.

연구팀은 "데이터3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연구 참여자 대부분 교육 수준이 높고 민감한 의료정보를 다루는 의대·간호대 학생임을 고려할 때 데이터3법에 관한 이해가 여전히 부족함을 알 수 있다"며 "법에 관한 이해가 있으면 데이터 활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데이터3법에 관한 교육과 홍보를 통해 가명 처리된 개인정보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인식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대다수의 참여자는 개인건강정보에 대한 소유권과 관리권한이 정보 주체에게 있다고 봤다.

'개인생성 건강데이터'에 대한 소유권·관리권 여부를 각각 묻는 항목에서 '개인에게 있다'는 응답은 92.6%, 85.7%였다.

'임상데이터'에 대한 소유권과 관리권을 각각 묻는 항목에서는 '개인에게 있다'는 응답률이 74.8%, 64.2%였다.

이는 수집된 개인건강정보를 비롯해 가공된 임상데이터조차 병원·의료진보다는 개인에게 소유권과 관리권이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상당함을 나타낸다.

연구팀은 "참여자 대부분이 의료정보뿐만 아니라 개인생성 건강데이터 소유권이 정보 주체에게 있다고 한 만큼, 이제는 대중 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정보 소유·관리에 관한 개념과 범위를 정립해야 될 때"라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에는 데이터 공유 의향과 활용 범위에 대한 설문도 포함됐다.

75%는 가명 처리된 개인건강정보를 제3자에게 공유·활용토록 할 의향이 있다, 25%는 없다고 응답했다.

공유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활용 범위(복수응답)를 물어본 항목에서 대다수는 '연구', '통계데이터 생성', '신약 등 제품개발' 등에 허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마케팅'에 사용되는 것에는 28%만 공유 의향이 있다고 답해 차이를 나타냈다.

개인건강정보 제3자 공유 의향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기업이나 의료진이 건강정보를 악용했을 경우, 국가적 처벌시스템에 대한 공정성 불신'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연구팀은 "데이터3법은 취지 상 대중 이해·합의가 중요하다. 법 시행 1년이 지난 만큼 이에 대한 파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바람직한 데이터 활용을 위해서는 데이터3법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해 부족 여전한 '데이터3법'은?

한편, 국내에서는 신산업 육성에 필수 자원인 데이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등 개인정보와 관련한 3개 법률이 2020년 1월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른바 데이터3법은 서로 분산돼있어 데이터 활용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어, 개인정보와 관련해 중복되거나 유사한 조항을 재정비해 '개인정보 보호법'으로 일원화됐다.

데이터3법은 '가명정보' 개념을 도입한 것이 핵심이다. 가명정보는 개인정보 일부를 삭제 또는 대체해 추가 정보 없이는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한 개인정보를 의미한다.

가명처리된 정보는 정보 주체 동의 없이 특정 목적 하에 사용할 수 있고, 상업적 목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지정된 데이터처리전문기관 간에 가명정보를 결합할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됐다.

현행법상 의료정보는 의료법이 우선 적용돼 공유·활용에 제약이 있으나, 정부는 데이터3법에 의거해 가명처리된 의료정보는 활용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명화됐더라도 개인정보 유출과 오·남용 위험이 있고, 정보 조합을 통해 재식별될 위험이 있어 건강정보와 같이 민감한 정보가 다수 포함된 데이터는 추가적인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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