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2+4'→'6' 시대적 숙명 "대학 커리큘럼 자율성 확보"

[인터뷰] 한국의과대학·의학학전문대학원협회 한희철 이사장
100년된 학제…KAMC,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편 정부에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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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한 명의 의사가 나오기 위해서는 몇 년이 필요할까? 일반의사(general practitioner, GP)는 최소 6년이다.


나아가 전문의 경우, 여기에 인턴 1년, 레지던트(전공의) 4년 도합 5년을 추가해 11년이 걸린다.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수능시험을 봐서 의과대학에 입학해야 한다. 여기서 예과 2년, 본과 4년 교육과정을 마친 뒤 의학학사 학위를 받는다.

또 다른 방법은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이후,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 의학과 본과 4년 교육과정을 마치면 의무석사 학위를 취득한다.

그럼 이 6년이라는 교육과정이 어떻게 활용해야 효과적일까? 이와 관련해 의학계 내부에선 "업데이트되는  의학교육을 학생들이 감당하기 위해서는 학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에 중지가 모이고 있다.

이에 메디파나뉴스는 "의예과 2년, 본과 4년 학제를 6년 통합학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는 한국의과대학·의학학전문대학원협회(이하 KAMC) 한희철 이사장(고려의대, 사진)을 만나 학제 개편의 필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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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 6년제, 학습효과 높이고 대학 커리큘럼 개편에 자율성 부여"

일명 '2+4'학제를 '6'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이유는 간단하다. 본과 '4년' 압축된 의사 과정을 '6년'에 걸쳐 분산하는 것으로 '교육 유연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이다.

한 이사장은 "현재 예과 2년 목표는 전인적 의사를 만드는 것인데, 이를 본과 4년과 합쳐 통합 6년으로 운영하게 되면 의학 커리큘럼에 의과대학 자율성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의대 교수들에 따르면 의예과 2년은 고등학교 때 입시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인지 학습능률이 올라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 입장에서 모든 의대 공부가 본과 4년에 몰려, 번 아웃을 겪는 악순환을 겪고 있는 상황.

따라서 이 과정을 통합해 본과에 쏠린 의학공부와 예과에 진행되는 인문학 소양 교육을 대학에 자율권을 줘 효과적으로 커리큘럼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한 이사장은 "의예과 1학년 학생 전수상담을 하는데 그들의 행복감은 크다. 그러나 2년 뒤 본과 1학년이 돼 상담하면 우울감이 크다. 왜냐하면, 공부할 게 너무 많아 소화하기 힘들 정도이기 때문인데, 이를 보며 더욱더 효과적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소회를 전했다.

실제로로 그동안 의학계 내부에서는 의예과 과정 문제점으로 학습자 측면에서 ▲학습 동기 부족과 건전하지 못한 학습태도 형성 ▲의대생으로서 정체성 혼란 ▲선배로부터 잘못된 정보 대물림 등을 꼽고, 교육과정 측면에서는 ▲교육목표성과 부재 ▲의예과 의학과 교육과정 연계 결여 ▲교육성과와 교육과정 구성의 연계성 미흡 등이 지적됐다.

한 이사장은 "의대에 입학해 처음부터 환자 진료 경험과 의학 연구 등 본과 과목을 접해보면 일찍 교육 방향성 잡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향후 6년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며 "갈수록 배울 것이 많아지는 요즘, 의예과와 의학과를 나누는 것은 시대와 맞지가 않다"고 말했다.

즉 방대한 양의 의학 교육과정을 본과 4년 과정에 몰아주기보다는 예비의사가 되는 첫 과정부터 시작해 6년의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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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년 된 2+4 과정 이젠 우리나라밖에 … "시대적 흐름 못 따라가"

통합 6년제로 바꿔야 한다는 것은 한 이사장만의 의견이 아니다. KAMC는 물론 의사단체들 다수도 이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왜냐하면 시간이 갈수록 배워야 할 새로운 최신 지견이 나오는 반면, 해당 학제를 100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기 때문. 실제로 의예과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도 우리나라가 유일무이하다.

역사적으로 보면 현재 의과대학 체제인 의예과 2년+의학과 4년 과정은 무려 일본강점기인 1924년부터 시작됐다.

한 이사장은 "당시 대학 진학 전 교육기간은 8년에서 10년 미만이었기에 의사라는 전문가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의학의 경우, 예과 2년을 두어 부족한 중등교육을 보완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방 후 초·중등교육이 12년으로 증가하고 일제강점기 예과에서 이뤄졌던 자연과학과 언어교육 등이 이미 고등학교에서 이뤄졌지만, 의예과 체제 존재 이유, 교육과정 목표와 성과에 대한 깊은 성찰 없이 20세기를 지나 21세기에 이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2+4 학제 기원이 됐던 일본도 사라졌고, 유럽이나 다른 선진국에서는 도입된 적이 없는 목적 불명의 학제라는 것.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도 최근 '의사양성 학제 개편에 관한 연구'를 통해 ▲6년 중 총 3년은 임상전교육, 후반 3년은 임상교육(통합교육과정) ▲의학과정을 전문 과목 구분없는 통합연계(나선형 교육과정) ▲전문직 정체성 형성을 위한 교육 전 학년 걸쳐 실시 ▲학생중심 교육을 위해 전 학년 선택과정 실시 등 4개 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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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제 개편 위해 고등교육법 개편 필요" 정부에 정식 건의

그렇다면 '2+4년'제가 '통합 6년'제로 바뀌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그것은 바로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바꾸면 된다.

이에 KAMC는 최근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편안'과 관련해 현 의과대학 2+4년 학제를 (가칭)통 6년 학제로 개편하는 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한 이사장은 "급변하는 사회와 의료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세계적인 의학교육 추세에 맞는 미래의 의학교육과정을 설계하기 위해서 현행 2+4 제도에서 통합 6년 의학과 과정으로 의과대학 학제를 변경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어 "먼저 학제가 6년제로 전환이 된 이후, 추가적으로 어떤 방법이 효과적일지 의학계와 의평원 등과 논의를 이어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같은 학제 변경은 현재 '진료의사'만 양성하는 패러다임에서 '의사 과학자'을 키우는 것에도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이사장은 "다수가 우리나라 의학이 세계 최고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데, 해외에서 새로 나온 술기를 진료현장에 빨리 적용할 뿐이다"며 "코로나 백신을 우리나라에서 개발하지 못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의학은 진료와 과학 파트가 같이 있지만, 그동안 진료만 강조된 측면이 있다. 6년 통합 학제를 통해 연구에 뜻을 둔 의과대학생을 양성해 과학 파트도 발전해야 대학병원도 연구에 더욱 치중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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