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UA 문제, 이상으론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후보 기호1번 주예찬 전공의(건양대병원 비뇨의학과 2년 차)
1부-UA 합법화를 둘러싼 복잡한 배경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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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서 산적해 있는 문제를 보고 있노라면, 저도 모르게 고전을 찾아 읽게 됩니다. 옛 서적 안에서 담긴 지혜를 조금이라도 차용해보기 위해섭니다. 
 
고전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당대의 현실 앞에서 이상을 찾던 위인들의 몸부림에서 변화가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소설, 에세이 등 글에 담긴 위인들의 이상을 보고 있노라면 저 또한 마음이 뜨거워집니다.
 
지난해 전공의 단체행동을 이끌어나갈 수 있었던 계기도 이상에서 나왔습니다. 세상을 올바르게 이끌어보겠다는 용기, 의료계를 지켜내겠다는 희생.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가치에 이끌리지 않았다면 신비대위도, 단체행동도, 의정합의체에 의한 4대 악법 저지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자연인인 저는 청년이고, 아직까지는 제 자신을 이상주의자로 규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선거로 나온 저는 이번만큼은 철저하게 현실에 입각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제 모든 홍보물과 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빈틈없이 '현실'에서 모든 것을 접근했습니다. 대전협 회장의 임기는 단 1년, 길지 않은 임기 동안 제가 해낼 수 있는 것들에는 분명한 물리적 한계가 있습니다.
 
저는 반드시 지킬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만 약속하고 싶습니다. 또 그것의 형태가 무엇이든, 조금이라도 형상화해 현실감 있는 언어로 고하고 싶습니다. 마찬가지로 UA(Unlicensed Assistant or Physician Assistant, PA)문제에 있어서 이상보다는 '현실'에 방점을 찍어 말씀을 드리는 이유입니다.

최근 여 후보께서는 UA문제에 대해 원칙적인 접근이 자신의 꿈과 이상이며 이상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답변하셨습니다. 상대 후보인 여 후보께서도 이상을 얘기하시니 왜인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의 꿈과 이상으로 UA합법화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UA문제는 병원, 의사단체, 간호사단체, UA간호사, 각 병원 별 전공의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얽혀있는 문제입니다. 또 보건복지부가 UA전담 TF를 구성하는 등 정부가 손을 여러 번 대려고 했지만, 무산될 정도로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 차가 크기도 합니다. 이상이나 꿈으로 접근하기엔 너무도 간담이 서늘한 문제입니다. 

UA문제가 불법이며, 이것이 용납되어서는 안된다는 얘기는 이미 의사를 포함한 의료계 전체에서 나온 공통적인 입장입니다. UA합법화를 위해 바뀐 가이드라인의 술기와 의료행위의 범위가 애매해서 문제라고 하셨는데 오히려 현재의 모호한 업무범위를 명확히 하겠다는 게 기본적인 보건복지부의 안입니다. 보건복지부가 '애매한' 것을 '명확히' 한다면, 불법 UA간호사들은 법적으로 인정받게 되고, 전문의들이 고용될 자리를 UA간호사가 차지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결책이라고 말하신 것들 중에서 지금까지 이해관계자들에게서 새롭게 제기되거나 전공의들의 권익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되는 지점이 없습니다. 오히려 자충수를 놓게 되면 서울대학교에서 제안된 임상전담간호사(CPN, Clinical Practice Nurse)를 인정하게 되는 쪽으로 흘러갈 것 같아 우려가 됩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들에 집중해야한다는 생각입니다. 오히려 보건복지부에 항의하고 다시 한번 그 기준을 새롭게 설정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임기 내 1년 동안, 이를 효과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수단은 노조입니다. 단결권, 단체행동권, 단체교섭권이라는 법적 권리가 수반되기 때문입니다. 정책적 연속성을 언급한다면, 병원별노조 설립은 24기 대전협의 숙원사업이었습니다.
 
여 후보께서는 전공의노조에 대해 회의적으로 반응하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병원별 노조 설립은 회장도 없는 유령노조였던 과거 전공의 노조, 소위 '박지현노조'를 대신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입니다.
 
[기고]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후보 기호1번 주예찬 전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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