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공의가 바라본 대한민국 UA제도에 대한 단상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선거 기호 2번 여한솔 전공의(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3년 차)

메디파나뉴스 2021-08-10 06:01 이메일 기사목록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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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550.jpeg현행 대한민국 의료체계상 대부분 과에서 UA(Unlicensed Assistant or Physician Assistant, PA)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부 병원 전공의 채용공고 중 'UA가 어떠한 일을 하기 때문에 전공의가 해당 업무로부터 자유롭게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기입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도 왜곡된 의료정책 하나가 우리의 병원 생활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은 것 같아 무척 화가 납니다. 


하지만 '나의 몸이 편해질 수 있다' 딜레마에 대해서는 저도 일부분 공감합니다. 결정적으로 수련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고 그에 대해 입원전담전문의, 전임의 선생님들이 부족한 경우에는 UA가 있는 것이 혹독한 수련과정에서는 한숨 돌릴 수 있는 점을 들어 이 제도가 불가피하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의료계는 '언 발에 오줌 누기'로 인해 오히려 환자가 의사에게 치료받지 못하고 이를 떳떳이 알리지 못하며 UA가 교수 혹은 전공의의 ID로 대리처방하는 촌극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편해진다는 위명하에 불법을 방관하고 또 저지르고 있습니다. 


너무나 아쉽습니다. 밀려드는 환자들에 대해 여당과 일부 시민단체처럼 '의사들을 더 뽑아서 이를 해결해야 한다' 주장에는 절대 공감할 수가 없는 것, 이것이야말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미봉책이었기 때문에 저희가 파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의료전달체계가 망가져 있기에, 아니 아예 전혀 없는 상태이기에 이 상황을 급반전시키기엔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다시 한번 앞으로 돌아가 봅니다. 전공의의 수련환경이 왜 이렇게 힘듭니까. 첫째, 일단 너무 많은 수의 환자를 상대하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둘째, 전공의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을 모두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환자 진료와 무관한 잡무)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1인당 환자 수 제한'에 대해 드라이브를 걸었고 메이저 학회 교수님들 중 저희의 의견에 동의하여 미국과 같은 환자 수 제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것을 제도화하기 쉽지 않으니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와 같은 떠오르는 대안이 현재 보건복지부 본사업으로 통과되어 시도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PA 제도를 잘 아실 것입니다. 미국의 PA 제도는 정부가 체계적으로 인력을 가르치고 면허를 보장하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훈련 되지 않고 의사 인력이 필요한 곳에 투입된 우리나라의 PA와는 질적으로 다른 차이가 있습니다. 


저희의 업무가 많은 것이라면 무면허 인력이 우리의 일을 대신에 하는 불법을 저지르게 하면 안 됩니다. 우리의 아래를 음지로 만들 것이 아니라 우리의 위를 보고 "이러한 제도가 문제가 있다. 개선 해달라"라고 양지로 끌어올려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대전협이 주도적으로 외쳐야 하고 의협과 공조하여 문제점들을 더욱 심층적으로 파악하고 의료전달체계를 다시 바로잡기 위한 노력에 의사들이 주축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그래서 입원전담전문의도 더 채용하고 수가에 대한 부분도 지적하여 더 많은 전문의가 수련병원에서 일하게끔 해야 전공의들이 질 높은 수련환경 속에서 환자 하나하나를 대할 때 더 세밀하고 꼼꼼하게 보며 양질의 전문의로 성장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쉬운 싸움이 아닐 것이고 한 번에 모든 것을 뒤집기는 어렵습니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을 우리 스스로가 하지 않고 잠깐의 달콤함 때문에 방관한다면 결과는 어떠할지 불 보듯 뻔합니다. 저희가 전문의로 울타리 밖으로 나갔을 때 전문의로서의 대접을 받지 못하고, 무면허 의료인력에 지시받는 인턴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 수련환경이 조금씩 변화할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그래서 후배 의사 선생님들이라도 양질의 환경에서 수련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전공의법이 연착륙할 때 지금의 수많은 전문의 선생님들이  4년차 때에 당직을 더 세워가면서 후배들을 위해 헌신해주셨던 것처럼 저 또한 그 혜택을 누리고 있으니 후배 의사 선생님들께 희생하며 노력하고 싶습니다. 


이에 따라 동료 의사 선생님들께 송구하지만 이렇게 진행하여야 함을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것이고, 현 제도를 정확하게 이해함으로써 우리가 무엇을 잘못해오고 있었는지, 어떻게 개선해나가야 할 것인지를 되짚고 다시는 이런 잘못을 우리 후배 동료 선생님들께 대물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진일보했음을 보여줍시다. 다시는 정부 정책에 마냥 순응하는 바보들이 아님을 보여줍시다.

 

[기고]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선거 기호 2번 여한솔 전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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