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비대면 화두 속 화상투약기 등장… 파장과 쟁점은

화상투약기 운영 소식에 약사사회 '화들짝'… 박인술 대표 독자 운영 선택
경기도약 해당 약국 방문해 철거 요청… "대면 원칙·약국외 판매 등 위반"
약사법 위반 여부 쟁점… 복지부 "약국외 판매 위법 소지, 원칙적으로 현행법 적용"

메디파나뉴스 2021-08-12 06:07 이메일 기사목록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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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이호영 기자] 벌써 10년 가까이 잊을만 하면 등장하는 '원격 화상투약기'가 다시 약사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의 여파로 약 배달 플랫폼이 확산되며 진통을 겪고 있는 약사사회에 또다른 위기로 다가올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면 원칙 훼손과 약국외 판매 등 약사법 위반 여부가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 차원의 후속조치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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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재점화된 것은 원격 화상투약기가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한 약국에 설치돼 공식 운영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자이약국은 지난 9일부터 화상투약기 운영을 시작했다. 약국 폐문 이후인 오후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근무약사와의 화상 상담을 통해 일반의약품 67종을 판매하기로 한 것이다.


화상투약기 개발 업체 쓰리알코리아 박인술 대표의 권유와 해당약국을 운영 중인 A약사의 의지가 맞물리면서 처음으로 화상투약기 상용화가 이뤄지게 된 셈이다. 


약사 출신으로 지난 2012년 처음으로 화상투약기를 개발한 박 대표는 그동안 약사사회 반발과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사업 지연 등으로 10년 가까이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있다가 독자적으로 상용화를 통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코로나19로 불고있는 비대면 바람 속에서 난항을 겪었던 화상투약기 사업을 상용화시키기 위한 카드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박 대표는 "10년간 답보상태였던 것을 해결하고 싶었던 마음에서 화상투약기 사업을 다시 시작했다"며 "약사사회가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화상투약기 도입으로 대형약국이 독점이 가속화되고 동네약국이 무너질 것이라는 주장이 많았는데 이를 위해 오랜기간 운영한 동네약국을 시범사업 약국으로 선정했고 앞으로도 이런 약국들을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법 위반 여부와 관련 법적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추후 고발이 진행된다면 재판을 통해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법적 자문을 마친 결과 대면 판매 훼손이나 비대면 판매 등에 대해 문제될 것이 하나도 없었다"며 "문제가 있다면 고발을 해서 법적 판결을 받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A약사는 동네약국을 운영하면서 주민들을 위해 화상투약기 설치가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시범사업 참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대면원칙 판매 위반, 약국외 판매 행위"… 약사사회 거센 반발


화상투약기 설치 약국이 등장하면서 예상대로 약사사회의 반발은 거센 모습이다. 


해당 약국이 위치한 지역약사회는 약국을 방문해 화상투약기 사업 중단을 위한 설득 작업과 함께 회원 대상 사업 참여 금지를 당부했다. 


11일 경기도약사회 박영달 회장과 조양연 부회장은 해당 약국에서 A약사와 박 대표를 만나 화상투약기 사업의 문제점을 강조하며 사업 철수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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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사업을 추진 중인 박 대표와 입장 차가 커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A약사가 추후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면 운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향후 운영 여부를 지켜보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이날 도약사회는 설치된 화상투약기가 허가받지 않고 약국 시설을 변경한 불법 시설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화상투약기의 2/3 가량이 약국에 들어와있고, 1/3 가량이 약국 밖에 설치되면서 약국 시설이라고 볼 때 변경사항이 발생했을 때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불법 시설물이기 때문에 철거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허가된 약국 외에서 소비자가 약을 구입하기 때문에 약국외 판매 부분이, 약사법 상 허용하지 않고 있는 비대면 방식을 도입했다는 부분이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약사회 관계자는 "설치한 약사에게 시설 철거를 요청했다. 화상투약기가 약국 시설의 일부로 설치됐기 때문에 변경사항이 발생한다. 허가를 받지 않고 시설물이 설치되면 불법 시설물로 철거가 돼야 하고 약국 외 판매, 비대면 판매 등 법 위반 사항이 많다는 점을 약사에게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고발을 하더라도 대상자는 설치한 약사가 된다. 해당 약사에게 화상투약기를 운영할 지 요청했고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면 운영을 하지 않겠다는 답을 받았다"며 "운영을 계속 한다면 강경 대응을 할 수밖에 없기에 최대한 설명을 드렸다"고 전했다. 


그는 "응급조치로 전원을 빼서 기기를 운영하지 말라고 해서 전원코드를 빼서 기기가 작동하지 않게 한다고 약속은 한 상태"라고 말했다. 


도약사회는 이후 전 회원을 대상으로 화상투약기 설치에 참여하지 말아달라는 공지를 전하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도약사회는 "한 곳의 약국에서라도 원격화상 투약기가 설치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불법적인 원격화상 투약기가 약국에 설치되지 않도록 회원들의 각별한 주의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대한약사회 역시 화상투약기 도입에 대해 현행법을 위반한 불법으로 규정하며 대응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화상투약기 도입에 대해서는 기존과 같이 의약품 대면 판매 훼손과 비대면 판매 등의 법 위반 사항으로 강력히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처방 등에 따른 분위기를 이용해 사업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일반약 판매를 위한 화상투약기 도입은 맞지 않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 복지부, 화상투약기 운영 약국 예의주시… 약국외 판매 여부 집중


화상투약기의 등장과 약사사회 반발이 갈등을 예고한 상황에서 결국 현행 약사법 위반 여부가 지속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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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무부처인 복지부는 해당 약국의 운영 사례를 예의주시하면서 약사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다만 원칙적으로 약국을 벗어난 약 판매에 대해서는 약국외 판매 부분을 위반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화상투약기가 약국 외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보고 있다"며 "해당 내용이 규제샌드박스 심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완료된 것이 아닌 만큼 현행법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진행상황을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해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약국외에서 판매되고 있다면 위법 소지는 있다"며 "해당 사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고 현황을 파악해 조치를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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