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가 약가인하로 약국가 '멘붕'… "이대로는 안 된다"

가산 재평가 여파 400여 품목 일괄 약가인하로 약국가 불만 '폭발'
"월말 업무 과부하 상황 속 약가차액·반품 등 골칫거리… 시간적 여유 필요"
약국 불만 커지자 약사회 정부 향해 "근본적 해결책 마련하자"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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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이호영 기자] "재평가나 특허만료 등에 따른 약가인하 조치가 매달 이뤄지는데 약국 현장의 어려움은 고려하지 않은 채 촉박하게 고시가 나오다 보니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부족하고 손해도 감수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


약국가가 멘붕에 빠졌다. 복지부가 지난 26일 기등재약 가산 재평가 결과에 따라 가산이 종료된 416품목을 포함한 약가인하 목록을 공개하면서 약국에 보유 중인 재고약 파악부터 반품 여부 등을 고민하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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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번 약가인하 목록이 가산 재평가 결과가 포함된  특수한 상황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약국가에서는 그동안에도 손해와 업무 부담을 감수해오고 있었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만큼 그간 월말 고시되는 약가인하 품목 리스트에 대한 불만이 이번 가산 재평가로 불을 지핀 것으로 풀이된다. 


약국가에 따르면 이번 약가인하에 있어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일단 약가인하 품목이 400여 품목으로 역대급인데다 다빈도 많다는 점 때문에 약국에서 보유한 재고가 많이 포함됐다.


여기에 가격 인하 폭이 큰 품목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약국가에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번 약가인하 목록을 보면 약가 차액이 10원 미만인 품목도 일부 있지만 대다수는 천원 단위, 최고 10만원 이상의 약가 차액도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수십 품목의 재고를 보유한 경우 많게는 약가 차액으로 수십만원의 손해가 불가피한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경기지역 A약사는 "이번 약가인하 품목 리스트는 최근 들어 가장 많은 품목이 고시된 데다가 약가인하 폭이 커서 이전처럼 무시할 수 없게 됐다"며 "품목도 많은 데다 다빈도 품목도 많은 만큼 약국에서는 일일이 품목을 파악해야 하는 수고와 함께 손해액도 평소 몇 만원이었다면 이번에는 몇 십만원씩 손해가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서울지역 B약사도 "고시가 나온 다음 재고가 있는지 확인하고 어디서 들어왔는지 구입처도 확인해야 하는데 약국 업무를 하다 보면 빨리 처리하기 어렵다. 행정업무가 너무 많은데 이번에는 금액이 적지 않아서 체크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B약사는 "월말인데다 결제도 있고 여러 업무가 겹치기 때문에 약국 현장에서는 이중고, 삼중고다. 너무 임박해서 발표를 하는데 왜 이렇게까지 임박해서 발표할 이유가 있는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목록을 파악해 보니 30품목 정도인데 재고를 감안했을 때 액수로 보면 큰 금액"이라고 말했다. 


약가인하 품목 중에 현재 품절 중인 제품들도 다수 포함된 것도 약국가의 골치거리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것이 호르몬제다. 바이엘코리아의 호르몬제 품절로 인한 연쇄적인 품절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약가인하 품목에 포함된 대체 의약품은 약가 인하에도 불구하고 구하기 어려운 의약품인 만큼 반품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 


A약사는 "호르몬제들은 계속 품절이다 보니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을 구하기 너무 어려운 상황인데 이중 '프레미나정'의 경우 대체약으로 겨우 구해서 갖고 있는데 약가인하 품목에 포함됐다"며 "품절 사태가 3~4개월 되기 때문에 구입 시점은 3개월 전인데 도매상에서는 2개월 내 구입내용의 30%만 보상을 해주기 때문에 재고는 보상을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약사는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전체 재고를 반품하고 9월 1일에 사입을 해야 하는데 반품을 하고 사입을 하는 과정에서 해당 품목을 다시 사입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다들 불안해서 반품을 못한다. 알면서도 손해를 떠안아야 하는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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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 이후 제약사들의 행정소송 제기에 따른 약가 변동 여부도 약국의 스트레스 중 하나다. 


서울지역의 C약사는 "중간에 소송을 통해 약가가 내려갔다 다시 올라갔다가 하면서 가중 평균가와 맞지 않아 삭감되는 경우가 있어 불만이 많다"며 "일일이 따져보기도 힘들어서 그냥 넘기는 경우도 많다. 점안제 관련한 소송 과정에서는 파악하기 힘들어서 포기했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또 다른 약사는 "최근 인공눈물 사건도 그렇고 자렐토 등 제약사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약가가 떨어졌다 올라갔다 하면서 결국 약사들이 소명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이번 가산 재평가에도 10여 건의 소송이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들리면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약국가에서는 제도적으로 약국에서 약가인하에 대처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줘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A약사는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다. 약가가 떨어질 때 이렇게 급하게 고시만 하지 않아도 조금 낫다. 재고를 관리하면서도 많이 남은 것은 약국 간 거래를 통해 판다던가, 최소한 손해를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서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뿌리부터 바꿀 수 없다면 고시를 여유있게 해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제언했다.


C약사도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준비하는 시간을 늘려주는 것이 방법"이라며 "미리 공지만 해주면 준비할 시간도 있고 반품할 품목 반품하고, 늦게 알게 되면 미리 약을 구입하는 경우도 있어 처리도 어렵다"고 말했다. 


약국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대한약사회도 복지부를 향해 무리한 약가인하 추진에 유감을 표명하고 예측 가능한 약가인하 해결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약사회는 30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26일 정부가 고시한 '약제급여목록 및 급여상한금액표 고시'와 관련 약국의 조제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정편의주의적 약가인하 고시개정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위한 약가정책 추진에 공감하는 바이나, 약가재평가 등으로 인한 대규모 약가인하와 빈번한 약가인하 고시 등에 따른 피해가 약국으로 전가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더 이상의 약가관련 정책에 협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전달했다. 


특히 약사회는 지난 2013년 건정심을 통해 약제급여목록표 개정고시일을 최소 10일간의 유예기간을 부여하기로 결정됐지만 임박한 고시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복지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약사회는 "정부 주도의 반품시스템 마련을 포함하여 예측할 수 없는 빈번한 약가인하 문제 해결, 제약사 소송으로 인한 약가등락 문제 등에 대해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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