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C에 약 담은 종업원 조제행위?… "약사 감독있다면 정당"

법원, 항소심서 원심 인정해 기각 결정… "단순 기계적 업무 수행"
"진술·증거 등 종합, 약사 지휘·감독권 행사 인정"… 우종식 변호사 "직원 ATC 조작 허용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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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이호영 기자] 약사의 관리, 감독 상황에서 약국 종업원이 자동조제기(ATC)의 특수약품체계(STS) 조제판에 약을 담는 행위가 조제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이 나와 주목된다. 


STS에 약을 누가 담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해당 행위에 대한 약사의 구체적 지휘와 감독이 있었다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인정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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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방법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약사법 위반 소송에서 항소를 기각했다. 


이번 사건은 A약사가 운영 중인 약국에서 근무하는 종업원 B씨와 C씨가 지난 2020년 3월 자동조제기의 STS 조제판에 필요한 약품을 채우는 모습을 보건소에서 약사법 위반이라며 고발해 기소된 사건이다.


앞서 원심에서는 자동조제기가 컴퓨터의 약국 전산시스템과 연동해 자동으로 정제를 분류·분배·포장하는 기기로 약사가 담당하는 조제행위 중 일부를 보조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실질적으로 약사가 조제행위 전반을 관리·통제·감독했다면 자동조제기의 작동을 위한 행위 중 일부 기계적인 행위를 약사가 직접 담당하지 않았다고 해도 약사가 아닌 사람이 조제행위를 담당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판부는 "자동조제기의 카세트에 미리 들어있지 않은 약품의 경우 수동으로 STS 조제판에 약품을 넣어야 하는데 자동조제기 카세트에 약품을 채우는 행위와 구분해 STS 조제판에 약품을 담는 행위만을 핵심적 조제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무죄 판결했다. 


검사 측은 약사가 아닌 종업원이 자동조제기에 알약을 담는 행위는 조제행위에 해당하고 약사가 실질적인 지휘·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항소를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원심을 인정해 기각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기각 판단의 배경으로 종업원들이 STS 조제판에 필요한 약품을 담는 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당시 약사는 종업원의 옆 1~2m 거리에 서 있으면서 지휘·감족했던 점, 종업원은 약사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 해당 약품을 담았던 점을 꼽았다. 


재판부는 "종업원들은 피고인의 구체적인 지시에 의해 전체 조제 절차의 일부 과정에서 단순히 기계적으로 업무를 수행했을 뿐, 스스로 조제행위와 관련 어떠한 판단이나 결정을 하지 않고 약사의 지시사항을 수행함에 있어 아무런 재량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재판부는 "종업원들이 넣는 약은 대체로 사용빈도가 낮아 평소 자동조제기 카세트에 넣어두고 있지 않은 일부 약에 불과하므로 자동조제기 카세트에 미리 담겨있는 경우와 같이 상황에 따라 자동조제기에 의해 대체될 수도 있는 성질의 것"이라며 "자동조제기에 의한 알약의 분배와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실질적인 지휘·감독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종업원들의 진술을 보면 약사의 지시에 따라 몇 번 STS 조제판에 약 넣은 일을 했을 뿐이라고 했고 약사가 알약 수가 맞게 들어갔는지 확인하고 기계를 돌렸다고 진술했다"며 "약국의 규모와 구조, 조제실 면적, 약사의 위치 등에 비춰 볼 때 지휘·감독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는 입장이다. 


결국 재판부는 "종업원들은 약사의 지휘·감독하에 기계적으로 자동조제기의 부족한 약품을 채우는 행위를 한 것으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조제행위를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심이 실시한 사정들을 증거와 대조해 살펴보면 약사가 실질적인 지휘·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보여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과 관련 원고 측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규원의 우종식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는 STS에 약을 누가 담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해당 행위에 대한 약사의 구체적인 지휘와 감독이 있었으며 이를 인정한 사례라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 변호사는 "종업원들의 행위가 조제행위가 아니라고 판단이 됐지만 약사가 없는 곳에서 약사의 지휘감독이 없이 직원이 ATC나 STS를 조작하고 약을 다루는 것을 허용하는 판결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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