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병원들 활성화 되면 수준 높은 의료 접근성 높아진다"

[인터뷰] 정재훈 아주편한병원 원장(대한전문병원협의회 총무위원장)
관심 부족한 '알코올 중독' 정부 지원 요청…지역에서 '상급종병' 역할하는 '전문병원'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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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의료서비스로 국민 건강 증진은 물론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하고 있는 전문병원. 


12개 질환과 7개 진료과목, 전국 101개 병원이 지정돼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 병원이 대리수술 사건에 연루되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사건 발생 직후 대한전문병원협의회는 긴급윤리위원회를 개최하고, 문제 병원에 대해 회원 제명을 결정하는 등 자정 노력에 나서고 있다.


전국에 딱 9개 밖에 없는 알코올 전문병원인 수원 아주편한병원을 운영하며, 대한전문병원협의회 총무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재훈 원장을 만나 관련 이슈들에 대해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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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가능한 '알코올 중독' 환자…수가 문제 등으로 조기퇴원 반복


전문병원제도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대한전문병원협의회에 몸담고 있는 정재훈 원장은 복지부 지정 알코올 전문병원인 아주편한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일손이 많이 들고, 치료가 까다로워 대학병원에서도 꺼려하는 만성 알코올 중독 환자들을 위한 특화 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알코올 중독'도 치료가 필요한 하나의 질병이라는 인식이 부족하고, 알코올 의존에 대해 관대한 편이라 치료가 진행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2019년 알코올 중독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총 7만 4천 915명이며, 통계 상으로 잡히지 않는 치료가 필요한 알코올 중독 환자를 포함하면 수십만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 환자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병원은 전국 9개로 병상 수로 따지면, 1200~1300병상 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다.


정재훈 원장은 "이처럼 전문병원들이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에서 사각지대를 메워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실상 정부의 지원이나 관심은 미흡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알코올 치료는 잘 안된다는 편견이 많은데, 실은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아서 그렇다. 우리나라는 알코올에 특화된 집중치료가 제대로 이뤄지는 곳이 없다. 제대로 된 인프라가 갖춰지지 못하고, 저수가 등으로 수익이 나지 않다 보니 일반 정신병원에서 알코올 환자들은 조기 퇴원된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알코올 중독은 뇌가 알코올에 중독된 것으로, 일단 뇌가 회복해야 한다. 따라서 일단 병원에 입원해 집중 치료와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일정기간 동안 술에 의지하지 않도록 환경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이렇게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재발률이 굉장히 낮다"고 전했다.


아주편한병원은 지역사회와 팀을 이뤄 알코올 중독 환자가 입원했을 때부터 지역사회와 재활치료를 병행하고, '단주'를 통한 알코올 중독 치료가 아닌, '삶의 회복'을 목표로 두어 환자들이 의지를 갖고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사실 "알코올 중독은 개인의 건강과 인격을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 가정과 사회까지도 악영향을 미친다. 단주를 통해 중독에서 벗어난 환자들은 곧바로 일상으로 돌아가 일을 할 수 있다. 사회 경제적 효용성 면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치료지만, 담배과 달리 알코올에 대한 사회적 문제 인식은 많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며 정부 차원에서 알코올 중독에 대한 편견 해소를 위한 노력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알코올 환자는 일반 환자 더 많은 인력과 에너지가 소요되는데, 일반 정신과 환자와 수가 시스템이 똑같다. 그렇다보니 일반 정신과에서는 알코올 중독 치료를 꺼려할 수밖에 없다. 전세계에서 사용하는 공인된 알코올 중독치료 프로그램 등에 대한 수가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대학병원에서도 우리 병원에 환자를 전원시키는 일도 많다. 전국에 9개 밖에 안되는 전문병원들이 알코올 중독 치료에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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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편한병원 홈페이지


전문병원 대리수술 사건 직후 '윤리위원회' 연 전문병원협의회

    일부 회원 일탈 문제 있지만, 의료전달체계 '전문병원' 활성화 필요해


한편 정재훈 원장은 전문병원협의회 총무위원장으로서, 일부 병원의 일탈로 인해 전체 전문병원에 대한 이미지 악화 등을 우려했다.


정 원장은 "회원 병원에 대한 문제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 든다. 사건이 언론을 통해 처음 알려진 직후 전문병원협의회는 책임감을 갖고 곧바로 윤리위원회를 소집했으며, 제명 권고를 내렸다. 최근 전문병원협의회 총회를 통해 해당 척추병원에 대한 윤리위원회의 제명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당 사건 이후로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병원들에 대한 불신 등 전문병원 전체에 대한 이미지 악화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엄격한 절차에 따라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각각의 병원들은 지역사회에서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전문병원 제도는 전반적인 의료서비스 질 향상과 재정 절감, 나아가 중소병원 경영난 해소와 합리적 의료서비스 제공체계 확립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도입된 제도다.


전문병원은 규모는 중소병원 수준이지만, 해당 질환과 진료과목에 있어서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질적 역량을 유지해 지역사회에서 양질의 전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과 비슷한 수준의 전문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가격면에서는 상급종합병원보다 합리적이기에 국민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재훈 원장은 "해당 분야의 단과 전문병원들이 활성화 되면 수준 높은 의료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다. 상급종합병원처럼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의료서비스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병원은 더욱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병원협의회의 회원 제명 결정과 별도로 문제가 된 대리수술 시행 전문병원이 '전문병원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대리수술 등 불법행위가 드러난 병원이라 하더라도 전문병원 지정 취소를 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최근 이러한 입법불비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의료업이 3개월 이상 정지되거나 개설 허가의 취소 또는 폐쇄 명령을 받은 경우 전문병원 지정을 취소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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