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위 도매 스즈켄은 왜 복산을 선택했나

복산 "신뢰 밑바탕"…유통업계 '기대반 우려반'

이상훈 기자 (kjupress@medipana.com)2016-07-07 11:40

[메디파나뉴스 = 이상훈 기자] 복산나이스와 스즈켄의 업무 및 자금투자 제휴를 놓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복산나이스 엄태응 회장은 한국시장에서 스즈켄과의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확신을 보였지만, 이를 바라보는 관련업계 시선은 다소 냉소적이다.
 
유통업계는 일본 2위 도매인 스즈켄 자금투자를 국내 유통업 발전이라는 긍정적 시각도 있지만, '사실상 한국 시장 진출, 제2의 쥴릭 탄생'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따라서 향후 스즈켄이 보유한 선진물류 노하우와 다양한 제품군의 국내 도입에 유통업계 뿐 아니라, 제약업계 이목도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복산약품 콜센터. 기사 내용과는 무관
▲ 왜 복산인가? =
국내 의약품 유통업계에는 약 2천개 도매업체가 난립, 치열한 경쟁을 전개 중이다. 이 가운데 지오영, 백제약품, 동원약품은 '빅3'로 분류,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빅3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스즈켄 선택을 받은 복산은 부산지역에서 출발한 6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토종도매'다. 지난해 복산약품, 복산나이스팜, 복산팜을 통해 5천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전라북도를 출발점으로 충청권과 수도권으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태전약품도 복산과 함게 호시탐탐 빅3 구도를 깨뜨릴 대항마로 꼽힌다.
 
엄 회장은 스즈켄과의 제휴에 있어 핵심은 '신뢰'에 있었다고 했다. 스즈켄은 최근 몇년간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로 눈을 돌려왔다. 그러던 중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게 됐다.
 
첫 만남은 노무라종합연구소를 통해 이뤄졌다. 스즈켄은 한국 유통업체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파트너로 노무라를 택했고, 노무라는 복산을 비롯 여러 유통업체를 탐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노무라는 최종적으로 지난 2014년 12월께 복산을 찾았다.
 
이후 1년 6개월여간 까다로운 기업가치 평가가 이뤄졌다. 평가는 국내 최대 법무법인인 '김&장'과 기업의 회계 감사, 세무, 컨설팅 등으로 잔뼈가 굵은 '딜로이트'가 맡았다.
 
엄 회장은 "복산의 국제 규격에 맞는 토탈헬스케어 지향 목표와 글로벌화에 관심이 많은 스즈켄의 의지가 맞아 떨어졌다. 양사간 신뢰가 밑바탕이 됐다"는 말로 복산이 스즈켄 선택을 받은 이유를 설명했다.
 
▲막대한 자금 투자, 그리고 곱지 않은 세간의 시선 = 스즈켄은 복산에 520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복산나이스의 지분 가운데 45% 수준으로,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스즈켄의 연 매출 25조원 가운데 순이익은 약 1%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520억원이라는 자금은 허투루 볼 수 없는 수준이다. 유통업계를 비롯 세간의 시선이 단순 투자 개념으로 보지 않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유통업계 일각은 기대속에서도 우려감을 표했다. 지방의 A유통업체 대표이사는 스즈켄을 국내 다국적제약사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쥴릭에 비유했다.
 
그는 "520억이라는 막대한 자금투자를 감안하면, 순수한 투자개념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계 기업과 연관성이 짙은 쥴릭 못지 않게 국내 토종도매 생존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시장에서 판권을 확보한 C형간염치료제 '소발디'와 '하보니'만 놓고 보더라도 스즈켄의 (대 제약) 영향력을 무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거대 일본 도매인 스즈켄이 차별화된 선진물류 노하우와 폭넓은 사업영역을 앞세워 토종도매를 잠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을 표한 것이다.
 
물론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B유통업체 대표는 국내 유통업계와의 동반성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B유통업체 대표는 "토종도매를 위협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단순 딜리버리 중심의 국내 유통업계와 달리 종합상사 역할을 하고 있는 스즈켄이 복산에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전수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오영, 백제, 동원 등 빅3 업체에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다. 선진물류 전쟁은 물론,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한편, 엄 회장은 일각의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 "스즈켄은 글로벌화에 관심이 많고 복산을 장기적 파트너로 판단했다. 경영도 복산이 주도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스즈켄은 이미 여의도에 한국 사무소가 있다. 따라서 복산과 제휴가 한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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