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장비 회사가 고압산소치료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요"

[인터뷰] 인터오션 의료기기 사업부 차재익 대표 
'13년 의료용 챔버 의뢰 받아 사업 진출…연매출 150억 원 목표 
"다양한 질병서 고압산소치료 효과 커…치료 접근성 확대돼야"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3-24 06:06

설명: 인터오션 의료기기 사업부 차재익 대표.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잉글랜드 전 축구선수 웨인 루니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직전, 복숭아뼈 골절 부상을 당했다. 이로 인해 월드컵 출전은 불투명했던 상황. 하지만 루니는 고압산소치료를 통해 골절 부상을 빠르게 회복했고, 결국 월드컵에 출전했다.   

고압산소치료란 기압을 높이면 산소가 효율적으로 체내에 흡수되는 원리를 이용한 치료법이다. 

즉 일상생활의 대기압, 1기압이 아닌 인위적으로 2~3기압을 만들고, 그 상태에서 100% 산소를 인체에 공급해준다.  

이를 위해서는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줄 고압산소치료기(챔버) 기술력이 핵심. 인터오션은 지난 2013년 국내 최초로 다인용 챔버를 개발한 선도 기업이다.

그런데 의료용 챔버를 만들게 된 과정이 좀 특이하다. 인터오션은 원래 잠수장비를 만들던 회사였기 때문이다. 물론 2006년부터는 산업잠수용 고압 챔버를 개발, 생산했다. 

인터오션 의료기기 사업부 차재익 대표는 지난 23일 'KIMES 2023'에서 의료기기 전문지기자단과 만나 왜 의료용 챔버 사업에 뛰어들게 됐는지를 소개했다.

"2013년에 삼천포 병원에서 인터오션에 의뢰를 했습니다. 저희 회사 산업잠수용 고압 챔버를 보더니 이를 의료용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국내 최초의 다인용 의료 챔버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얼떨결에 다인용 의료 챔버를 수주하며 의료 사업에 진출하긴 했지만, 인터오션으로서는 한동안 '고난의 행군'이었다.   

삼천포 병원 수주 이후 3년간 수주가 없었던 것. 그럼에도 인터오션이 의료용 챔버 사업을 계속 하게 된 계기는 사업성이었다.

차 대표는 "해외 사례를 보니까 수많은 적응증에 고압산소치료를 많이 활용하고 있었다"면서 "반면 국내 의료 수준은 높은데, 고압 산소 치료 현황은 바닥이었다. 앞으로 이쪽 시작은 커지겠구나 하는 생각에 제품 개발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실제 의료용 챔버 설치현황(2019년)에 따르면, 중국이 5,000대 이상으로 가장 많고, 가까운 일본도 570대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30대에 불과하다. 

이에 인터오션은 의료용 챔버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2015년에는 의료용 챔버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고, 2017년에는 인공환경구현시스템 기반 다중입력(양,음압) 일체형 챔버를 개발했다.    

고압산소 특성상 폭발할 위험이 있는 만큼, 잠수챔버 안전 기준에 따른 의료용 챔버를 만든 것이다. 
설명: KIMES 2023에서 한 참관객이 인터오션 다인용 챔버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잠수챔버 안전 기준에 따르면 배관이나 밸브는 미항공우주국(NASA) 규정을 따르기 때문에 매우 엄격히 관리된다. 로켓 발사를 할 때 폭발하는 이유가 산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수 클리닝 작업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인터오션의 의료용 챔버 역시 마찬가지다. 치료도 좋지만 안전이 젤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 결과 인터오션은 지난해 괄목상대한 실적을 거뒀다.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인정받으며 무려 15개 의료기관에서 인터오션의 다인용, 1인용 챔버를 구매한 것이다. 

여기에 국내 프로야구팀인 두산베어스와 SSG 랜더스도 선수들의 부상 치료용으로 인터오션 챔버에 관심을 나타냈다는 후문.

실제 인터오션 의료기기 사업부의 지난해 연매출은 80억 원에 달했다. 올해는 150억 원의 연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라 밝혔다.  

그렇다면 의료용 챔버를 이용한 고압산소치료의 장점은 무엇일까. 차 대표에 따르면 고압산소치료 적응증은 크게 세 가지로 응급치료와 상처, 난청으로 나뉜다.

특히 일산화탄소 중독이나 감압병(잠수병), 화상, 버거씨병, 난치성 골수염, 돌발성 난청 등 14가지 상병코드에서 급여 적용이 되고 있다고 한다. 

차 대표는 "고압산소치료 효과가 좋다는 사실이 나타나면서 국내 2기압 이상 의료용 챔버를 보유한 의료기관은 2017년 21개소에서 2021년 50개소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압산소치료 적응증 증가와 대폭적인 수가 상승으로 시행 환자와 건수, 시행 의료기관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국내 고압산소치료 현황에 있어 아쉬움도 드러냈다. 외국과의 적응증을 비교할 때 의료 급여가 제한적으로 적용된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고압산소치료에 대한 급여 횟수도 적다고 토로한다. 일부 적응증을 대상으로 최대 14번까지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차 대표는 "고압산소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매일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2주로 치료 기간이 제한되는 셈”이라며 “이에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더라도 이후에는 비용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차 대표는 보건당국이 나서 인력운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차 대표는 "우리 외에도 타사 의료용 챔버도 시중에 나와 있지만, 안전 규정을 따르지 않은 일부 제품들이 있다"면서 "2018년 대한고압의학회가 한국형 고압산소치료 가이드라인을 내놨지만, 권고 수준에 그칠 뿐 인력운영 등에 있어 강제성은 없는 현실"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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