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섬유화 단계별 발병기전 규명… 치료계획·치료제 개발 기대감

디지털공간프로파일링 기법 활용… 초기·후기 각기 다른 면역세포 관여 밝혀
은평성모 배시현·정은선 교수 서울성모 성필수 교수 국군고양 이재준 전문의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2-11-28 09:30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 병리과 정은선 교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 국군고양병원 이재준 전문의
국내 의료진이 만성 간질환에 의한 간섬유화 진행에 단계별로 각각 다른 면역세포가 관여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번 발병기전 규명으로 간섬유화에 대한 정밀한 치료계획 수립과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은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 병리과 정은선 교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 국군고양병원 이재준 전문의 등 연구팀이 간섬유화 초기 단계와 후기 단계에서 각각 다른 면역단백 발현 양상을 보이는 단핵세포가 관여함을 디지털공간프로파일링(digital spatial profiling)이라는 새로운 기법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간질환 환자 83명으로부터 얻은 조직 검체에서 간섬유화와 관련된 유전자 및 단백질을 추출하기 위해 디지털공간프로파일링을 시행한 결과, 초기 간섬유화 단계에서는 조직 단핵구(tissue monocytes)가, 후기 간섬유화 단계에서는 대식세포의 아형인 상흔 관련 대식세포(scar-associated macrophage)가 관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초기와 후기 간섬유화를 구분하고 예측할 수 있는 단백질 조합도 함께 발굴했는데, 6개 단백질로 이뤄진 이 단백질 조합은 내부검증(internal validation)에서 높은 예측도를 나타내 향후 간섬유화 치료제 개발에 있어 표적물질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간섬유화는 만성 간질환에 의해 간이 손상과 재생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간세포에서 발생한 염증으로 인해 정상 세포가 파괴되는 과정에서 간에 흉터가 나타나고, 이런 흉터가 광범위하게 진행되면 간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간경화로 발전한다.

간경화는 간암을 유발할 수 있는 전암 병변이자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국내에는 약 1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있으며 그 수는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현재까지의 간섬유화 연구는 다양한 면역세포가 섬유화 진행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으나, 이번처럼 다수의 환자 검체를 활용해 다양한 면역세포에서 발현되는 수많은 면역조절단백을 동시에 분석하고 발병기전을 규명한 연구는 없었다.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섬유화 진행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결과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둘 수 있다"며 "간섬유화 및 간경화에 대한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실정에서 연구 결과를 토대로 향후 간섬유화 치료 약제 발굴에 가속도가 붙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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