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직척추염', 치료 옵션은 늘어났지만‥국내 '급여 기준'은 정체

EULAR, 강직척추염 1차 생물학적 제제로 IL-17A 억제제·TNF 저해제·JAK 억제제 권고
국내는 1종 이상의 TNF 저해제 치료 중단한 환자에게만 IL-17A 억제제 사용 가능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9-05 06:07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강직척추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척추 변형 억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치료제들이 개발됐고, 해외 가이드라인 역시 이를 반영해 효과적인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발전하고 있는 강직척추염 치료 환경에서 동떨어진 모습이다.

한 예로 올해 6월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는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강직척추염 1차 생물학적 제제로 TNF 저해제, 인터루킨-17A 억제제, JAK 억제제를 권고했다.

특히 학회는 건선을 동반한 환자에서는 인터루킨-17A 억제제를 우선적으로 권고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1종 이상의 TNF 저해제에 반응이 불충분하거나, 부작용, 금기 등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에서만 인터루킨-17A 억제제의 급여가 적용된다.

의사들은 조기에 인터루킨-17A 억제제로 척추 변형을 막는 것은, 척추가 변형된 뒤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이익이라는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

따라서 인터루킨-17A 억제제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마련된 만큼, 국내 급여 기준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메디파나뉴스는 경희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대한류마티스학회 보험이사·사진)를 만나, 국내 강직척추염 치료의 변화 필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 '강직척추염'의 치료, 척추 변형을 막기 위한 노력
 

'강직척추염'은 염증이 생겨 진행성 강직을 일으키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적절한 치료가 지연될 경우 척추가 불가역적으로 변형될 수 있다. 척추가 변형되면 환자의 신체적 기능을 제한하고 삶의 질과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한창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30대의 젊은 층에서 강직척추염의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강직척추염 치료 시 가장 중점을 둬야 하는 부분은 척추 변형이다. 척추의 영구적인 손상을 막기 위해서는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된다.

강직척추염의 초기 약물 치료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NSAIDs)의 사용이다. 염증을 가라 앉히는 용도로 주로 처방된다.

만약 NSAIDs에도 질환이 계속 진행된다면 '생물학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내에는 2006년 TNF 저해제가 강직척추염의 첫 생물학적 제제로 출시됐고, 2016년 인터루킨-17A 억제제, 2021년 JAK 억제제가 허가를 받았다.

새롭게 등장한 생물학적 제제들의 임상적 근거가 축적됨에 따라, 올해 6월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는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강직척추염의 1차 생물학적 제제 권고사항을 업데이트했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강직척추염 1차 생물학적 제제로 TNF 저해제, 인터루킨-17A 억제제, JAK 억제제가 권고됐다. 다만 학회는 현재 관행으로는 인터루킨-17A 억제제와 TNF 저해제로 치료를 먼저 시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학회는 건선을 동반한 환자에서는 인터루킨-17A 억제제를 우선적으로 권고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따를 수 없다.

국내에서 강직척추염에 허가받은 인터루킨-17A 억제제는 1종 이상의 TNF 저해제에 반응이 불충분하거나, 부작용, 금기 등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에서만 급여가 적용된다.

그동안 기존의 1차 생물학적 제제로는 효과가 불충분한 환자들이 있어, 치료에 대한 미충족수요(unmet needs)가 있어 왔다.

TNF 저해제는 최근까지의 연구를 종합해 봤을 때, 척추의 강직을 억제하지 못하고 강직 진행을 완화하는 데 그쳤다. 이는 결국 척추 변형 억제라는 치료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의사들은 강직척추염의 치료 목표인 척추 변형을 초기에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생물학적 제제의 급여 기준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일 계열만 1차 생물학적 제제로 사용할 수 있는 현 국내 급여 상황은 강직척추염 환자들의 치료 중단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Q. 강직척추염 치료는 어떤 목표를 갖고 진행되나?

홍승재 교수 = 질환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강직척추염은 X-ray상 척추가 강직되는 질환이다.

따라서 강직척추염의 가장 중요한 치료 목표는 강직, 즉 척추 변형을 억제하는 것이다.

척추 변형을 억제함으로써 환자 삶의 질 개선, 일상생활 유지, 척추 기능 보전 등의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Q. 강직척추염의 전반적인 치료 과정을 알고 싶다.

홍승재 교수 = 강직척추염 초기에는 물리치료와 운동치료를 진행한다. 그 이후에 약물 치료를 고려한다.

약물 치료에서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s)를 1단계로 사용한다. 강직척추염은 기본적으로 염증성 질환이기 때문에, NSAIDs를 통해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이다. 

소염 효과를 위해 NSAIDs를 최고 용량(full-dose)으로 2주 이상 사용해 약효를 판정하며, 효과가 불충분하다면 다른 NSAIDs로 교체한다. 환자마다 약제별로 감수성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NSAIDs를 시도한다.

만약 다른 NSAIDs로 교체한 뒤 2주 이상 사용을 했음에도 효과가 없다면 2단계로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한다.

이전에는 주로 TNF 저해제를 먼저 사용한 뒤 인터루킨 17A 억제제를 사용했다.

그러나 이번에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 가이드라인이 개정되면서 TNF 저해제, 인터루킨 17A 억제제, JAK 억제제의 사용 순서에 변화가 생겼다.

2단계에서 사용한 생물학적 제제도 불충분하다면, 3단계로 생물학적 제제를 교체(switch)하게 된다. 환자에게 적합한 생물학적 제제를 선택해, 효과가 있다면 그 약을 장기적으로 사용한다.

Q. 강직척추염 치료제 선택에 대한 기준은 무엇인가?

홍승재 교수 = 제일 먼저 소염진통제(NSAIDs)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NSAIDs를 처방하면 환자들은 '진통제'라는 단어에 집중한다. 류마티스내과에 왔는데 또 진통제를 처방한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소염'을 위해서는 NSAIDs를 먼저 사용해야 한다.

그 후에도 효과가 불충분할 경우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는데, 이전에는 생물학적 제제 선택에 대한 고민이 불필요했다. TNF 저해제라는 한 가지 선택지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 인터루킨 17A 억제제가 국내 출시됐고, 자연스럽게 TNF 저해제 이후 인터루킨 17A 억제제를 순차적으로 사용하는 시퀀스(sequence)가 자리잡았다.

급여도 이와 마찬가지로 TNF 저해제는 1차부터 적용되고, 인터루킨 17A 억제제는 TNF 저해제 이후 2차부터 사용할 수 있다. JAK 억제제는 국내 허가는 받았지만 아직 급여 적용 전이기 때문에 실제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지 않는다.

결국 현실적인 문제로 강직척추염에 사용되는 생물학적 제제 계열은 TNF 저해제와 인터루킨 17A 억제제, 두 가지다.

만약 인터루킨 17A 억제제를 1차 생물학적 제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급여가 확대된다면, 치료제 선택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것이다.

EULAR 가이드라인도 이러한 맥락에서 개정됐다고 볼 수 있다. EULAR 가이드라인은 1차 생물학적 제제 선택에 대한 상세 권고안을 제시했다. 환자 상태에 따라 맞춤 치료가 가능하도록 세부 항목을 마련한 것이다. 다만 개정된 내용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유럽과 달리, 한국은 급여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

Q. 개정된 EULAR 가이드라인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홍승재 교수 = 2016년 이후 6년만에 EULAR 가이드라인이 개정됐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에서 주목할 부분은 크게 3가지다.

첫째, 1차 생물학적 제제 선택 기준이 달라졌다. 2016년 가이드라인에서는 TNF 저해제를 먼저 사용한 뒤, 효과가 부족하거나 계속해서 사용할 수 없는 경우 인터루킨 17A 억제제로 교체하도록 권고했다.

반면 올해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는 TNF 저해제, 인터루킨 17A 억제제, JAK 억제제 모두를 1차 생물학적 제제 옵션에 포함했다.

단, 현재 관행(current practice)상 인터루킨 17A 억제제와 TNF 저해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한다고 기술했다.

둘째,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했음에도 뚜렷한 효과가 없다면 진단을 재고해야 한다. 강직척추염이 맞는지, 혹시 섬유근통이나 허리 디스크로 인한 통증은 아닌지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셋째, 생물학적 제제에서 효과가 좋다면 테이퍼링(tapering), 즉 용량을 조절하거나 투여 간격을 늘리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약물 치료에 대한 부분에서는 앞서 설명했듯 인터루킨 17A 억제제가 1차 생물학적제제로 제시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건선을 동반한 환자에서는 인터루킨 17A 억제제가 더 우선적으로 권고되고 있다.

포도막염이나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이 있는 경우에는 TNF에 대한 단일클론항체를 권고한다.

Q. EULAR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1차 생물학적 제제의 옵션이 다양해졌다. 기존의 1차 생물학적 제제 옵션이던 TNF 저해제는 어떤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있었나?

홍승재 교수 = TNF 저해제는 염증과 통증 조절에 효과가 우수하다. 그래서 투여 초기에 극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에 따라 염증 수치를 기반으로 평가하는 질병활성도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다만 문제는 장기 사용 시 약효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항약물항체(Anti-Drug Antibody, ADA) 형성 등 다양한 가설이 있지만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와 더불어, 척추 변형 억제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었다.

TNF 저해제로 치료하는 환자를 주기적으로 X-ray 촬영을 했을 때, 방사선학적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확인되는가는 의견이 갈렸다. 

그런데 최근 장기 연구가 나오면서 TNF 저해제가 척추 변형을 억제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결론이 나고 있다. 다시 말해, TNF 저해제로는 강직척추염의 근본적인 치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중등도에서 중증의 심부전이 있거나 결핵 등의 중증 감염이 있는 환자에서는 TNF 저해제가 금기라는 부분도 미충족 수요로 작용했다.

Q. TNF 저해제로 치료하다가 중단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관련 경험이 있는가?

홍승재 교수 = 사실 효과 부족으로 인해 치료가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만 효과가 좋다가 1-2년 뒤에는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다.

주사 부위 반응(Injection Site Reaction, ISR)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환자에 따라 10cm 크기의 발진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렇게 발진을 경험하고 나면 그 다음 주사를 투여할 때 환자가 느끼는 부담이 크다. 이로 인해 주사를 거부하는 환자들도 있었다.

이외에도 역설적으로 TNF 저해제 사용 중에 건선이 나타나는 환자들이 있다. 강직척추염의 동반 질환으로 건선이 발생한 건지, 혹은 부작용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TNF 저해제는 포도막염이 호발한다는 보고도 있다.

이처럼 동반질환이 생긴다면 약효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

과거에는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다른 TNF 저해제를 사용했다.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용 기전이 같기 때문에 치료제를 교체하더라도 크게 호전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인터루킨 17A 억제제라는 옵션을 갖게 됐다.

◆ '강직척추염'에서 효과와 안전성 증명한 '코센틱스'
 

'강직척추염'에 허가받은 노바티스의 인터루킨-17A 억제제 '코센틱스(세쿠키누맙)'는 장기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MEASURE 1 연장연구에 따르면, 코센틱스를 투여 받은 환자들 중 약 80%가 4년의 치료 기간 동안 X-ray상 척추의 방사선학적 변형(mSASSS change from baseline <2)이 진행되지 않았다.

이는 척추 손상의 고위험군인 인대 골극 형성이 있는 환자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미 베이스라인에 인대 골극 형성이 있었던 환자의 약 70%에서 추가적인 인대 골극 형성이 발생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코센틱스는 MEASURE 1 연구를 통해 빠르고 지속적인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MEASURE 1 연구에서 코센틱스는 투여 1주만에 ASAS20(국제척추관절염학회 반응 기준; 최소 20% 이상 개선 및 10개 단위 중 최소 1단위 이상의 절대 개선) 및 ASAS40(국제척추관절염학회 반응 기준; 최소 40% 이상 개선 및 4개의 주요 ASAS 영역 중 최소 3개에서 10개 단위 중 최소 2단위 이상의 절대 개선) 도달률을 개선시켰다.

이러한 치료 효과는 5년 차까지 지속돼, 강직척추염 환자의 78.6%(150mg 투여군)가 ASAS20 반응을 보였다.

강직척추염 환자의 최대 80%는 척추 통증, 조조 강직, 피로 등의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코센틱스는 이러한 증상에 대해 빠르고 지속적인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코센틱스는 강직척추염을 포함한 축성 척추관절염(axSpA) 환자에서 생물학적 제제 최초로 척추 통증을 1차 평가지표로 무작위대조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를 진행했다. 

SKIPPAIN 연구 결과, 코센틱스는 투여 8주차부터 야간 척추 통증을 비롯한 전반적인 척추 통증을 감소시켰으며, 이는 24주까지 일관되게 이어졌다.

아울러 MEASURE 2 연장 연구를 통해, 통증을 비롯해 강직, 피로 등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증상들 또한 5년간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Q. 인터루킨 17A 억제제가 TNF 저해제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했다고 보는가?

홍승재 교수 = 그렇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장점은 척추 변형 억제다.

TNF 저해제가 척추 변형 진행을 막지 못하는 것으로 귀결됐으나, 인터루킨 17A 억제제는 척추 변형의 진행을 억제한다.

더불어 인터루킨 17A 억제제는 강직척추염의 동반질환 중 하나인 건선에 대해 확실한 효과를 갖고 있다. 본래 인터루킨 17A 억제제는 건선 치료제로 시작해 다양한 적응증을 획득해 왔다.

Q. 강직척추염 환자 중에서 건선을 동반한 환자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홍승재 교수 = 건선이 발생하는 시점에 따라 다르다.

처음에는 건선이 없었다가 나중에 나타나기도 하고, 건선과 강직척추염이 처음부터 함께 발생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10-20년간 강직척추염을 앓다 보면 20-30%가량은 건선이 동반된다고 보고 있다. 일생 동안 강직척추염을 앓는 환자들은 건선을 동반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

만약 급여 확대를 통해 코센틱스를 1차 생물학적 제제로 사용한다면, 강직척추염 환자에서 건선을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강직척추염은 건선 뿐만 아니라, 무릎 또는 발목 부위의 말초관절염이나 부착부에 염증이 생기는 부착부염도 많이 나타난다. 코센틱스는 이러한 동반질환에 대해서도 효과적이다.

Q. 인터루킨 17A 억제제도 TNF 저해제와 같은 주사제이다. 주사 부위 반응과 같은 부작용은 없는가?

홍승재 교수 = 인터루킨 17A 억제제는 주사 부위 반응이 현저히 적다.

주사 부위 반응은 환자 입장에서 매우 고통스러운 부작용이다. 부작용이 나타날 걸 알면서도 스스로 주사를 놓아야 한다.

그런데 인터루킨 17A 억제제는 주사 부위 반응이 적어 이 또한 굉장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Q. 인터루킨 17A 억제제의 장기 효과 및 안전성은 우수한 편인가?

홍승재 교수 = 지금까지는 그렇지만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초기 안전성은 확인됐지만, 중요한 것은 장기 안전성이다.

TNF 저해제가 오래도록 사용되며 데이터를 축적해온 것처럼, 인터루킨 17A 억제제도 10년까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등록 연구(registry)를 통해, 효과 측면에서는 척추 변형 억제를, 안전성 측면에서는 결핵 감염 등을 더 확인해야 한다.

인터루킨 17A 억제제 가운데 코센틱스가 먼저 출시됐다. 이에 비교적 장기 데이터를 갖추었고, 최대 5년의 연장 연구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안전하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Q. EULAR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된 것처럼, 국내에서도 1차 생물학적 제제로 TNF 저해제와 인터루킨 17A 억제제를 같이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데 아직 급여 환경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홍승재 교수 = 급여 기준은 항상 근거를 기반으로 개정된다. 처음에는 엄격한 급여 기준을 적용하다가 점차 근거가 쌓이면 완화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근거가 바로 가이드라인이다.

이번에 개정된 EULAR 가이드라인에서 충분한 근거를 제시했으므로 논의를 거쳐 급여 기준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전에는 미국 FDA가 주요 기준이었는데, 최근에는 유럽 EMA도 참조하고 있다.

EULAR 가이드라인은 지난 6월에 발표된 후 동료 평가를 거쳐 곧 논문으로 발간(publication)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이다.

급여 기준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도 전향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현 보험 급여 상 인터루킨 17A억제제는 2차 생물학적 제제로만 사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실제 진료 현장에서 한계를 경험하고 있는가?

홍승재 교수 = 가이드라인을 보면 'shared decision'이라고 해, 의사와 환자가 상의해 치료제를 선택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약제 선택의 결정권이 심평원에 있다. 이는 우리나라 진료 환경이 갖고 있는 특수성이다.

근본적으로 약제 선택의 결정을 의사와 환자가 상의해 결정하는 게 맞다고 본다면,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여기서 의사는 전문가여야 한다. EULAR 가이드라인에서도 '류마티스 전문가의 의견(Rheumatologist’s opinion)'이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의사는 약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효과와 부작용을 설명할 수 있는 전문가여야 한다. 환자는 설명을 듣고 같이 상의해 약제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전문가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맞다.

급여 기준을 완화한다고 표현하지만, 단순히 허가사항 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하면 된다. 간단한 문제다.

인터루킨 17A 억제제의 허가사항을 보면 TNF 저해제 사용 경험에 대한 언급이 없다. 허가사항 그대로 급여를 적용하고, 약제 선택은 의사와 환자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Q. EULAR 가이드라인대로 급여가 확대된다면, 국내 강직척추염 치료는 변화할 수 있을까?

홍승재 교수 = 급여가 확대되면 1차 생물학적 제제 옵션이 더 늘어나게 된다.

만약 환자가 ▲척추 변형에 대한 우려가 있거나 ▲질병활성도가 높지 않거나 ▲건선을 동반한 경우라면 인터루킨 17A 억제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급여 확대를 통해 인터루킨 17A 억제제를 1차 생물학적 제제로 사용할 수 있다면, 여기에 해당하는 환자들에게서 보다 긍정적인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환우회에서도 상당히 바라고 있는 부분이다.

또한 척추 변형 억제의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현행과 같이 TNF 저해제에서 치료를 실패한 환자들이 뒤늦게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조기부터 인터루킨 17A 억제제를 사용한다면 척추 변형을 막을 수 있다. 

이미 변형이 된 다음에 사용하는 것보다 변형을 미리 막는 것이 환자 입장에서도 큰 혜택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터루킨 17A 억제제에 대한 선호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Q. 만약 코센틱스가 1차 생물학적 제제로 급여가 확대된다면 어떤 환자에서 우선 사용을 고려할 것인가?

홍승재 교수 = 먼저 건선이 동반된 환자들에게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

코센틱스가 건선에 대한 치료 효과가 높은 만큼, 건선을 동반한 강직척추염 환자에서는 최우선적인 치료제라고 생각한다. 

TNF 저해제와 비교 불가한 정도이며, 이번 EULAR 가이드라인에서도 이 부분을 명시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사회 활동이 많은 젊은 환자들이다. 이는 코센틱스가 척추 변형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척추 변형을 억제할 수는 있어도, 변형된 척추는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젊은 환자들은 코센틱스로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시작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는 감염의 위험이 높은 환자들이다. 감염 또는 결핵에 대해 TNF 저해제 대비 인터루킨 17A 억제제가 훨씬 더 안전하다.

물론 인터루킨 17A 억제제 사용 시에도 잠복결핵 검사를 하기는 하지만, 사실 잠복결핵 검사를 처음 시작하게 된 것은 TNF 저해제 때문이다.

과거에는 잠복결핵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는데, TNF 저해제가 처음 사용된 후 결핵 환자가 발생하면서 TNF 저해제가 결핵을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로 인해 모든 생물학적 제제들은 임상 연구 시 잠복결핵 검사를 하게 됐다. TNF 저해제에서는 잠복결핵이 없어도 결핵이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다른 생물학적 제제에서는 잠복결핵 활성화에 대한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코센틱스는 임상 연구나 장기 연구에서 결핵 발생이 없었기 때문에, 굉장히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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