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산산증, 당뇨병성 신장질환 지표 입증…조기 진단·치료 기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연구팀, 한국인 환자 임상정보 연구
젖산유도단백질 활성 억제 시 신장섬유화 개선…첫 규명 의의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2-09-01 11:43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젖산산증이 당뇨병성 신장질환 발생을 조기에 예측·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마커임을 입증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젖산산증은 몸에서 젖산 농도가 4 mmol/L 이상 또는 혈액 pH 7.35 이하인 경우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김원호 박사 연구팀이 한국인 당뇨병성 신장질환(DKD) 환자 임상정보·자원을 활용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이 한국인 당뇨병성신장질환자 53명과 정상인 16명의 임상정보 및 생체자원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정상인 대비 당뇨병성신장질환자 소변에서 젖산(요로 젖산) 분비가 2.7배 증가했고, 사구체여과율(eGFR)은 2배 이상 감소했다. 요로 젖산 대사체 분비 증가에 따라 사구체 신기능이 감소했다.

사구체 여과율 구분 적용에 따른 신장기능 저하 중증도가 높은 경우, 요로젖산 분비와 신장조직 섬유화가 일치되게 증가했다. 신장기능저하와 함께 섬유화 마커인 콜라겐-IV의 발현은 증가했고, 사구체 내 족세포(podocyte) 기능 마커인 WT-1 발현은 급격히 감소했다.

당뇨병성신장질환자 신장조직에서 젖산유도단백질 A(LDHA) 발현이 신장조직의 사구체와 세뇨관에서 모두 크게 증가했고, 젖산유도단백질 A(LDHA) 발현이 높은 군에서 섬유화(α-SMA)가 증가한 반면, 사구체 여과율과 사구체 족세포(podocyte) 지표인 WT-1의 발현은 크게 감소했다.

당뇨병성신장질환을 유도한 스트렙토조토신(STZ)을 주사한 실험(렛트 모델)에서도 동일하게 요로 젖산 대사체 분비 증가를 확인했다. 당뇨 초기단계에서부터 요로젖산 분비 증가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신장세포 섬유화모델에서 siRNA 전달기술을 이용한 젖산유도단백질 A(LDHA) 발현의 직접 억제와 젖산생성 경로 활성 억제 약물들을 사용했을 경우 젖산산증에 의한 신장섬유화 및 신기능 저하가 억제 또는 개선됨을 확인했다.

또 당뇨초기환자에서 젖산 대사체가 직접 분비됐고, 이는 당뇨병성신장질환자 신장 조직에서 젖산 증가로 인한 섬유화 진행, 신기능 저하 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젖산생성 억제로 신장섬유화와 신기능 저하를 예방하고 개선시킬 수 있음을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성신장질환은 주요 원인 질환이 당뇨병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발생 원인과 예방·치료 지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또 만성신장질환에서 말기신부전증으로 진행하는 주요 기전으로 신장 섬유화가 꼽히지만, 정확한 발생 원인과 이를 치료하는 약물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만성신장질환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증으로 진행되고, 심뇌혈관계질환(심혈관계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위험도가 일반인보다 약 11.1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원호 박사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당뇨병성신장질환 환자에서 신장섬유화에 따른 신기능 저하 원인으로, 젖산산증의 역할을 처음으로 규명한 연구 결과”라며 “만성신장질환 발생 이전 단계인 당뇨병 단계에서 젖산산증을 소변에서 조기에 진단한 후 이를 중재·치료해 신기능 저하를 사전에 예방하고 개선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해 제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은 “만성신장질환 및 말기신부전증은 한번 발생 시 평생 투석이나 신장이식에 의존해야 하는 질환”이라며 “당뇨병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당뇨병 환자에서도 조기 예측 및 진단지표 발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연구원은 당뇨합병증(만성신장질환,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예방관리 및 극복 기술 개발을 위한 국가연구 기반 구축 사업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의학(Clinical Medicine) 분야 국제학술지인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 영향력지수 IF 10.171)’ 올해 8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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