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생체 노화 측정 가능한 새로운 RNA 지표 발견

카이스트 이승재 교수 연구진, 노인성 질환 치료 가능성 제시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2-12-07 13:00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생체 노화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RNA 지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연구진은 노화를 예방하고 노인성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고 평가했다.

KAIST는 RNA 매개 건강장수 연구센터 이승재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동물의 생체 나이를 알려주는 지표로 새로운 RNA 변화를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RNA는 DNA에 담긴 유전 정보를 단백질로 바꿀 때 이를 매개하는 물질이다. DNA에서 만들어진 RNA는 '스플라이싱(RNA에서 단백질 정보가 없는 인트론을 제거하고 단백질로 번역되는 엑손을 연결하는 과정)'을 통해 여러 조합을 가진 형태로 형성된다.

노화는 DNA, RNA 단백질을 포함한 다양한 분자 수준에서 생명체의 점진적인 변화를 동반한다. 노화속도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 이는 개인의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와 다르다는 것을 시사한다.

많은 연구에서 노화의 다양한 특징을 밝혔지만, RNA의 변화를 측정해 실제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은 노화 연구 분야의 과제로 남아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수명이 짧고 노화 속도가 빨라 노화 및 장수 연구에 널리 사용되는 작은 동물인 예쁜꼬마선충을 활용해 노화 과정에서 RNA의 총체적인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단백질을 생산하지 않는 RNA(noncoding RNA)가 전반적으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양이 증가함을 발견했다. 역으로 단백질을 생산하는 RNA(mRNA)는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양이 줄어들었다.

또 생체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RNA가 잘려 최종 형태로 만들어질 때 오른쪽 끝부분에서 뒤쪽이 앞쪽보다 더욱 많이 쓰임을 확인했다. 이러한 증가는 새로운 생물학적 노화 표지로 선충과 초파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연구팀은 생물학적 노화가 RNA 처리 인자인 F30A10.9 감소를 동반한다는 것을 관찰하고, F30A10.9 감소가 노화에 따른 RNA 스플라이싱 변화를 증가시키고 노화에 기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이를 억제하면 장수를 유도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생리학적 노화 지표로서 RNA의 변화를 찾았고 이를 제어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승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RNA 형성의 특정한 변화가 노화의 시계로 작동할 수 있음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이를 제어함으로써 향후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의 노화를 제어해 건강한 장수를 추구하는 데 기여할 것ˮ이라고 연구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과학과 함석진 박사, 김시은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한국연구재단이 리더연구과제로 지원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지놈 리서치(Genome Research)'에 지난달 9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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