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자 수십명 남짓 '간내 담즙정체증', 치료환경 변화 기대

PFIC, 유아기 발생하는 초희귀질환…담즙정체로 간경변 진행
대표 증상으로 가려움증…성장 부전 동반해 간이식까지 고려 
'허가평가협상연계' 대상 1호 약제로 PFIC 치료제 국내 첫 등장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04-29 06:04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이름도 생소한 초희귀질환인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증(Progressive Familial Intrahepatic Cholestasis, PFIC).  

PFIC는 담즙 형성을 방해하고 간세포 기원의 담즙정체증의 형태로 나타나는 만성질환이다. 유아시기에 증상이 시작돼 10세 이전 간경변으로 진행된다.

PFIC의 정확한 유병률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극소수에게만 나타난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 5~10만명 중 1명꼴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PFIC 환자는 수 십명 정도로 알려졌다. 

진행성 간 질환으로 간암까지 나타날수도 

PFIC은 부모의 유전자를 받는 과정에서 담즙 배출에 관여하는 단백질에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받게 되면서 발병하는 유전성 질환이다. 

평균 발병 나이는 생후 3개월이지만 경우에 따라 청소년기까지 황달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름에 '진행성'이 붙은 만큼 점점 더 심각해지는 형태로 간 질환을 유발하고, 문맥고혈압, 간부전, 간경화, 간세포암종 등이 나타난다. 

그중 PFIC의 대표적인 증상은 극심한 소양감(가려움증)이다. 유아 환자의 경우, 소양감이 생기면 특히 귀와 눈 주변으로 긁기 시작하는데 피가 나고 딱지가 생기면 다시 긁어 딱지가 떼어지면서 흉터가 지속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수면 부족과 성장 부전 문제가 심각해 환자 보호자들은 간이식까지 고려한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고홍 교수는 "비대상성 간경변까지 악화하지 않더라도 소양증이 너무 심해서 아이가 못 자고, 못 먹는 상황이면 성장에도 영향을 미쳐서 성장 부전이 온다"면서 "따라서 소양증이 극심하면 간이식 수술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치료를 시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IBAT 억제제, 간 이식 비율 경감 기대" 

PFIC가 초희귀질환인 만큼 국내 인지도 역시 매우 낮은 상황이다. 지난 1년간 PFIC와 관련한 기사 수는 단순 언급 기사를 포함해 30개가 채 안 될 정도. 

특히 국내 PFIC 환자 수가 극히 드문 만큼 환우회나 환자 모임, 커뮤니티 같은 공론장도 마련돼 있지 않아 보호자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출처: 네이버 카페 - 맘스홀릭 베이비/느린걸음
그럼에도 PFIC는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이 대증치료로 사용돼 왔다. 근본 치료를 위해서는 간 이식술만이 유일한 치료방법으로 여겨져 왔다. 

최근에는 회장 담즙산 수송체 억제제(IBAT inhibitor)와 같은 발전된 치료법이 PFIC 치료를 위한 간 이식 대체 치료로 제시되고 있다. 

이에 PFIC 치료제 '빌베이(오데빅시바트)'는 지난해 6월 '허가평가협상연계' 시범사업 대상 1호 약제로 선정되며 국내 첫 발을 들인 상황.

허가평가협상연계제란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토된 신약이라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신청과 동시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 평가 요청이 가능토록 하는 제도다. 

의약품 허가 전이라도 제약사가 요양급여 신청을 가능하게 해 보험 약제의 급여 결정 시점을 앞당긴다면, 환자에게 신속한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따라서 국내 임상현장에서도 PFIC 치료 신약에 거는 기대가 크다. 환자들의 가려움 증상을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간이식 비율을 낮출 수 있을 거란 이유에서다. 

고홍 교수는 "연구데이터를 보면 현재 PFIC 환자들의 가려움증을 조절할 약제가 없는 상황에서 IBAT억제제가 가려움증에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최대 48주 동안 치료받은 소아 환자의 성장 기능이 개선됐다는 점도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PFIC 환자 대부분 소아여서 너무 어릴 때는 간 이식을 시도할 수 없다. 간 이식 비율을 낮출 신약이 개발된 만큼 치료 환경은 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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