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단순한 의대정원 증원이나 시니어 의사 채용 사업 등은 지역의료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일선에서 제기됐다. 막연히 의사수를 늘리고 인술(仁術)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지방소멸을 겪는 특성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이주병 신임 충청남도의사회장<사진>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과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시각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충남 의대정원과 의사수 통계를 근거로 설명했다. 충남 의대정원은 133명으로, 만 명당 0.63명이다. 이는 전국평균 0.59명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1000명당 의사수는 1.54명이다. 전국평균인 2.13명보다 현저히 낮다.

이 회장은 "지역의료 문제가 의대정원에 있는 게 아니라 의료기관을 설립하고 유지 운영할 만한 유인책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라고 부연했다.

해법으로는 지역 특성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회장은 천안에 있는 삼성SDI,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와 현대자동차, 당진 현대제철, 서산 대산 화학단지 등을 예로 들었다. 이들 지역은 인구유입은 물론 의료기관도 증가하고 있다. 지방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지자체에서 편의를 제공한 것처럼, 의료취약지 의료기관 유치를 위해서도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이 회장은 "지역의료도 같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지방세 감면 등 세제혜택도 주고, 직원도 쉽게 고용할 수 있도록 공공기숙사도 건립해주는 등 지원이 필요하다"며 "막연히 의대생 수를 늘리고 인술만을 주장하며 슈바이처만 외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시니어 의사 채용 사업도 같은 맥락에서 지역 특성을 반영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퇴직하는 원로 의사가 지방에서 여생을 보내며 주민을 치료하는 것을 지역의료 대안처럼 생각하지만, 지역에 내려와 생활하며 적응하는 것만도 힘들 것이란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충남의사회는 홈페이지 내 지역 맞춤형 구인구직사이트 개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에 적응을 마친 의사를 지역 의료기관과 연계해주고, 이를 지속 관리하고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시니어 의사 채용 사업도 지역 내에서 이뤄져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주장이다.

이 회장은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로 인한 의정갈등 해법으로는 의협과의 공조를 강조했다. 제각기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 의협이 가는 길이 전체회원이 뜻하는 길과 일치한다면 힘을 싣는 데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시각을 바탕으로 현안에 대한 회원 무관심 극복을 최우선 회무로 추진할 계획이다. 회원 전반에 깔려있는 의협 무용론과 의료악법 통과에 기인한 패배주의적 사고를 타파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단 시각에서다. 이를 위해 한 명이라도 많은 회원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돌리겠단 목표다.

이 회장은 "서울보다 전체면적이 13배나 큰 충남 회원들을 만나러 다니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렇게 해서라도 회원 이야기를 하나라도 더 듣고 무관심을 극복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꼭 해야 할 회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현안에 관심을 가져 달라. 하루 10분만이라도 의료전문지 헤드라인만이라도 읽어 달라"며 "그게 시작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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