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장봄이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하반기에도 미국, 영국에 이어 아시아 제약사와 잇따라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고 있다. 회사가 하반기 공시한 계약 금액이 1조5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수주 경쟁력이 점차 강화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1191억원 규모의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지난해 매출액 대비 3.22%에 해당한다. 계약 기간은 지난해 6월부터 오는 2028년 12월까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공시를 통해 "이번 계약은 지난해 6월 최초 계약 체결 당시에 공시 기준금액에 미달해 미공시했으나, 이번 정정계약을 통해 공시 기준에 해당돼 신규 공시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월 미국 소재 제약사와 1조 5000억원 규모의 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대비 40%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계약 기간은 2030년 12월까지다.

지난 6월에도 영국 제약사인 키닉사 파마슈티컬스(Kiniksa Pharmaceuticals)와 2115억원 규모의 위탁생산계약을 맺었다. 매출액 6%에 해당하는 규모로 계약은 지난 6월부터 2031년 12월까지 체결됐다.

이달까지 이뤄진 CMO 체결을 포함하면 올해 수주 규모는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높은 수주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 CMO 수주 실적은 2016년 31억 달러(약 4조원)에서 지난해 120억 달러(16조원)까지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회사는 높은 생산능력(CAPA)을 지속하고 있다. 내년 5공장 설립을 통해 확보한 총 생산능력은 78만 리터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CMO 기업들의 생산능력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치다.

글로벌 1위 CMO 기업인 론자 생산능력은 32만 리터 정도다. 론자가 인수한 로슈의 생산능력 33만 리터를 모두 포함해도 삼성바이로직스와 비슷한 규모를 보이고 있다.

생산능력이 확대되면서 회사 수익성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대규모 생산 능력을 확보할 때 얻어지는 장점은 생산 단가에서 얻을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이라며 "생산량이 많아질수록 평균 생산 단가가 떨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품종의 소량생산 수주보다는 소품종의 대량생산 수주가 가격 경쟁력이나 영업이익 측면에서 유리한 구조라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회사의 CMO·CDMO 생산 규모는 1공장 3만리터, 2공장 15만4000리터, 3공장 18만리터, 4공장 24만리터, 5공장 18만 리터 등이다. 5공장은 지난해 착공했으며 내년 4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설비 투자에 6조원 가까이 투입됐다.

생산 공장은 오는 2032년까지 18만 리터 규모를 가진 3개 공장을 추가 건설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쟁사 대비 앞선 설비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장민환 iM증권 연구원은 이달 보고서에서 "위탁생산 수요 증가가 CDMO 증설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선제적인 투자 후에 수주를 확보하는 회사 전략을 고려했을 때, 5공장 준공을 앞두고 새로운 수주 확보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2025 메디파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