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보건복지부 등 소관 기관 내년 예산안과 기금운용 계획안을 의결했다.
관심을 모았던 내년도 질병관리청 NIP 실시 예산안은 약 9247억원으로 수정·편성됐다. 당초 질병청이 국회에 제출한 내년 NIP 예산인 약 6018억원보다 3229억원 늘어난 셈이다.
이는 질병 부담과 비용 효과 측면에서 도입 타당성이 검증된 신규 백신에 대한 NIP 도입을 주문한 것에 따른다.
그러면서 복지위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예산소위)는 "고령층 대상포진 백신, HPV 9가 백신 도입 및 대상 확대 등 신규 백신 사업화 방안을 조속히 검토하라"고 밝혔다.
이에 HPV 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에 만 12세 남성 청소년을 새로 추가할 예정이다. 또 기존 NIP 대상 HPV 백신을 2, 4가 백신에서 9가 백신으로 확대한다. 복지위 예산소위는 관련 예산으로 278억9100만원을 증액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이 집권 2년 반 만에 이뤄지는 셈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남녀 HPV 9가 백신에 대한 NIP 도입을 약속한 바 있다.
따라서 한국MSD '가다실9'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HPV 9가 백신 시장에서 가다실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가다실9의 지난해 국내 연매출은 약 1060억원이다.
비급여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제약사의 지속적인 HPV 예방 홍보로 인해 대형품목으로 거듭난 덕분이다.
다만 가다실9가 NIP에 포함될 경우 가다실9 공급가격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공개된 'HPV 백신의 국가예방접종 확대를 위한 비용-효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12세 남녀 대상 9가 백신 도입 시 ICER는 현행 접종 대비 8514만원/QALY로 비용효과적이지 않았다. 우리나라 1인당 GDP를 참고해 만든 ICER 임계값이 4000만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이를 뛰어넘는 셈이다.
그럼에도 12세 남녀 9가 백신 도입 전략은 비교대안인 여아 4가 2회 접종과 비교해선 비용은 절감되고 QALY는 증가하는 우월대안으로 평가됐다. 즉, 가격이 문제일 뿐 도입엔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70대 고령자부터 대상포진 예방백신에 대한 NIP도 이뤄질 전망이다. 복지위 예산소위는 대상포진 예방접종 실시를 위한 예산으로 725억원을 증액했다. 당장 79세를 시작으로 3세씩 순차적인 대상포진 백신 접종이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대상포진 백신을 어디까지 포함할 것이냐는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국내 대상포진 백신은 재조합백신인 한국GSK '싱그릭스'와 생백신인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조스터'로 양분된다.
싱그릭스는 스카이조스터보다 예방률 측면에서 월등히 낫다. 싱그릭스는 만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관련 임상에서 97.2%의 대상포진 예방 효과를 보였다. 반면 스카이조스터의 대상포진 예방률은 50%대에 그쳤다.
문제는 가격 차이다. 싱그릭스의 1회 접종시 가격(비급여)은 평균 25만원 내외로 알려져 있다. 반드시 2회 접종을 해야 하는 만큼 가격은 총 50만원이다. 반면 스카이조스터는 15만원(비급여) 내외로 단 1회 접종만 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