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제약업계에서 '실사용 데이터(Real-World Data, RWD)' 외부대조군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24일 최남경 이화여자대학교 융합보건과 교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포커스(KPBMA FOCUS) 23호'를 통해 의약품 전주기에서 RWD 외부대조군이 쓰일 수 있도록, 정부가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내에서 RWD 연구를 수행하고 실사용 증거(Real-World Evidence, RWE)를 평가할 수 있는 선례가 많지 않다며, 적극적으로 사례를 발굴하고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RWD 외부대조군은 임상 시험 환자보다 이전에 치료를 받은 과거 대조군과 임상 시험 환자와 동일한 기간에 다른 환경에서 치료를 진행한 동시 대조군을 가리킨다.

최 교수가 이같은 주장을 펼친 이유는 정부가 발행한 '신약 등의 재심사 업무 가이드라인' 등 지침이 시판 후 연구를 주로 다루고 있어, 신약 허가 등 과정에서 RWD 외부대조군을 활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과 다양한 모범 사례가 필요해서다.

또한, 적응증 확대를 비롯해 시판 후 안전성 평가 연구에 RWD 외부대조군을 활용하는 해외 상황과 달리, 국내에선 여전히 '사용 성적 조사'가 의약품 시판 후 연구를 진행하는 주요 방법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 성적 조사는 의약품 시판 후 실시하는 연구 가운데 재심사 신청에 필요한 의약품 사용 성적 관련 자료를 작성하기 위해 실시하는 조사다.

해외 사례는 최 교수 주장을 뒷받침한다. 일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까지 RWD 관련 가이드라인 10여 종을 발행했고, 2023년엔 RWD 외부대조군을 활용하는 임상 수행 시, 연구 설계 및 분석 방법을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아울러 유럽의약품청(EMA)은 2020년에 노바티스 '졸겐스마'를 허가할 때, 임상 3상뿐만 아니라 소아 신경근 임상 연구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진행한 관찰 연구를 RWD 외부대조군으로 활용해 비교 분석한 바 있다.

당시 EMA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SMN1 유전자에 중복(bi-allelic) 돌연변이가 있는 2세 미만 소아 중 제1형 척추성 근위축증(SMA)을 진단받은 환자 또는 SMN2 유전자를 3개까지 보유한 환자에 사용하는 치료제로 졸겐스마를 조건부 허가했다.

또한 KPBMA FOCUS 23호에 따르면, 해외에서 RWD 외부대조군은 적응증 확대 시 무작위배정 임상 시험(Randomized Clinical Trials, RCT)이 실현 가능하지 않거나 윤리적이지 않은 경우에 비교성을 제공하는 데 쓰인다.

이와 관련, 최 교수는 법·제도적 가이드라인 마련 등 과정을 통해 RWD 외부대조군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임상 효율성과 신약 개발 속도 향상 및 안전한 치료 옵션 제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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