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시범사업인만큼 진행 후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나간다면 유의미한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목소리도 제시된다.
보건복지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오늘(11일)부터 내달 7일까지 '지역필수의사제 운영지원 시범사업'(이하 사업)에 참여할 4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선정을 위한 공모를 실시한다.
올해 처음 시행되는 이 사업에는 13억5200만원이 편성됐다. 복지부는 선정된 지역별 24명(총 96명)의 전문의가 종합병원급 이상 지역 의료기관의 필수과에서 5년 이상 장기 근무할 수 있도록 급여 외에 월 400만원의 지역근무수당을 지원한다.
또, 공모를 통해 선정된 지자체는 주거·교통, 연수, 자녀 교육, 여가·문화 지원 등 정주여건을 지원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주 여건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같은 재정적·정주여건 지원에도 불구하고 전문의를 지방에 장기적으로 정착시키기에는 실질적인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자녀 교육 환경, 시범사업이라는 불확실성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주열 교수(남서울대 보건행정학 교수)는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의 시범사업 조건만 놓고 본다면, 젊은 필수과 전문의가 정주하길 기대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앞서 지역의료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로 진행했던 시니어의사 활용 지원사업이나 공중보건장학제도 등이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 역시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이 사업과 앞으로 시행 예정인 지역의사제 시범사업을 연계한다면, 보다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젊은 의사들이 지역에 정주할 수 있도록 지방 국립대의대를 거점으로 삼아 일정기간 근무 후 국립대 소속 교수로 채용해 안정적인 직업을 부여하고, 인건비에 지역근무수당, 자녀 교육 등 두터운 급여 보장과 정주여건까지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범사업 형태가 아니라 법적인 근거를 마련해 지역에 안착할 수 있는 보장된 미래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는 관점이다.
반면, 올해 처음으로 시행되는 시범사업인 만큼 부족한 부분들은 있겠지만, 보다 나은 방향으로 개선해 나아가기 위한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영건 교수(차 의과대 예방의학교실)는 '지역필수의사제 운영지원 시범사업'을 통해 수도권 근무자보다 지방 근무자의 급여가 우위에 서도록 격차를 만든다면, 이점에 주목하는 전문의들도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이번 시범사업 대상이 종합병원급 이상 지역 의료기관으로, 공공병원일 경우에는 재정 부족으로 의사채용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민간 종합병원의 경우 최대한 급여를 주려고 했지만 필수과 의사를 구하지 못한 상황일 수 있다. 이러한 경우라면, 이번 사업을 통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형평성에 대한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시범사업을 통해 선정된 96명에게는 400만원씩을 비롯해 주거 등 정주환경을 제공한다고 했다. 그러면 선정되지 않았지만 이미 근무하고 있는 의사들은 어떤 처우개선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하지 않을지 검토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또, 현재는 시범사업을 하기 위한 광역 지방자치단체 선정 공모가 시작된 상황으로, 시행 시점인 7월까지는 5개월 정도가 남아 있기 때문에, 선정된 지자체들이 어떠한 정주 조건을 제시할지 등 구체화된 계획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