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 진(Jian Jin)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 교수. 사진=조해진 기자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기존 약물로는 공략하기 어려운 질병 유발 단백질들을 효과적으로 타깃팅하기 위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프로탁(PROTACs)'이 신약으로의 확장성이 높은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대구 북구 엑스코(EXCO)에서 개최된 '2025 대한약학회 춘계국제학술대회'에서는 2개의 기조강연을 마련했다.

그중 '새로운 분해제 발견 및 약물로 치료할 수 없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Discovery of Novel Degraders and Development of New Approaches to Target Undruggable Proteins)'을 주제로 발표한 지안 진(Jian Jin)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 교수는 발표 전날인 21일 전문지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지안 진 교수는 표적단백질분해제(Targeted Protein Degradation, TPD) 연구를 지속해온 화학생물학자다. 특히 주요 암 단백질을 분해하는 프로탁 연구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진 교수는 "현재 25개의 프로탁 약물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가장 앞서있는 프로탁은 아비나스라는 회사에서 개발 중이다"라며 "프로탁 기술은 이전에는 약물로 타깃할 수 없었던 단백질, 일명 언드러거블(Undruggable) 단백질들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신약개발의 중요한 모달리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탁은 2개의 저분자 화합물 리간드(Ligand)가 링커(Linker)를 통해 연결된 형태를 가지며, 표적 단백질 분해를 유도한다. 일반적으로 질병의 원인이 되는 표적 단백질과 결합하는 리간드, E3 유비퀴틴 라이게이즈(E3 Ubiquitin ligase, 유비퀴틴을 단백질에 결합시키는 효소)에 결합하는 리간드가 링커로 연결된 형태다.

E3 유비퀴틴 라이게이즈는 세포 내 손상되거나 불필요한 단백질을 제거하는 기본적인 단백질 조절 메커니즘인 '유비퀴틴화(Ubiquitination)'을 가능하게 한다.

즉, 프로탁은 표적 단백질과 E3 유비퀴틴 라이게이즈의 거리가 가까워지게 만듬으로써, 표적 단백질의 유비퀴틴화를 이끌어 분해되도록 해 질병의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

진 교수는 "기존의 억제제들이 단백질의 기능만 억제했었다면, 프로탁은 단백질 자체를 완전히 분해하는 새로운 방법이다. 이에 신약개발에서 중요한 약물 모달리티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신약 플랫폼으로서 프로탁의 가능성을 평가했다.

프로탁은 최근 항암제로 관심이 높아진 ADC(Antibody-Drug Conjugate, 항체약물접합체)와 유사해 보이지만, 크기와 기전 및 기능면에서 큰 차이를 가진다.

진 교수는 "둘 다 링커를 사용하지만, 설계와 기능적인 부분에서 꽤 다르다. ADC의 링커는 세포 안에서 잘리도록 설계돼 있어 링커가 잘린 후 약물이 방출되지만, 프로탁의 링커는 잘리지 않고 계속 연결된 상태를 유지해 E3 유비퀴틴 리가아제와 표적 단백질이 적절한 거리에서 복합체를 형성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DC에 필요한 항체 등의 단백질 크기는 프로탁보다 훨씬 크다. 프로탁은 1000달톤 정도의 작은 분자다. 따라서 ADC와 달리 특정 수용체가 없어도 세포에 쉽게 들어갈 수 있다. 또한 E3 라이게이즈의 발현 수준에 따라 추가적인 선택성이 제공될 수 있어 ADC와 다른 고유한 장점을 가진다"고 밝혔다.

진 교수는 "최근에는 ADC와 프로탁의 장점을 결합한 DAC(Degrader-Antibody Conjugate, 항체분해약물접합체)라는 개념이 나타나면서 주목받고 있다"며 "이는 항체에 약물 대신 프로탁과 유사한 단백질 분해제를 탑재한 ADC로, 한국 기업인 오름테라퓨틱스가 DAC 기반 기술로 BMS에 기술이전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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