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상원 원장,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 사진=김원정 기자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의정갈등으로 촉발된 의대생·전공의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수십 년간 누적된 보건의료정책의 한계와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의료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정부나 후배 세대에 기대기보다 의료계 기성세대가 앞장서 근거에 기반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정부와 국회에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13일 플렌티컨벤션에서 '소통과 공감,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묻다'를 주제로 열린 대한의학회 학술대회 축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 학술대회 주제 선정이 적절하다면서 "이번 의료사태의 핵심은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이었다. 그 결정 과정에서 의료계와의 소통과 공감이 전혀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는 향후 우리가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 의대정원 뿐만 아니라 수십년간 지속돼 온 보건의료 정책의 문제와 한계점이 함께 해결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회장은 "대통령이 선출되고 새정부가 출범했다. 대한민국 의료 100년 대계를 위해서는 의대정원뿐만 아니라 수십년간 지속돼 온 보건의료 정책의 문제와 한계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의대생들, 전공의들 문제는 조속히 해결돼야 할 중대한 문제다. 젊은 의사들이 좌절하고 있고 비정상적인 수련환경,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하는 교육 환경이 하루빨리 개선될 수 있도록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이야말로 의료계가 힘을 모아 실질적인 정책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할 때다. 정부와 정치권을 더욱 설득력 있게 상대하고 실질적인 협상력을 키워 나가겠다"고 피력했다.

의료정책의 실패와 의료전달체계의 붕괴에 대해 의학자들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더 일찍 나서지 못한 점을 자성하고 이제라도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축사를 위해 단상에 오른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상원 원장은 "잘못된 의료정책과 붕괴하는 의료전달체계에 대해 의학자들이 먼저 나섰어야 했다. 우리는 냄비가 서서히 뜨거워지는 것을 모르는 개구리처럼 무감각해지고 뜨거움을 느끼더라도 애써 외면하면서 현실에 자신을 적응시키는데 익숙해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의료라는 허울 속에 정해진 국가 재정을 각 분야가 의논해서 나눠가지라는 수가정책에 수능했다. 제로섬 게임을 하던 과거를 부끄러워해야 한다. 자신이 속해 있는 직종에 충실해 의료체계가 망가지는 것을 남의 일 보듯 이기적이고 피지배자적인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의대생, 전공의를 왜, 어떻게, 무엇을 위해 교육해야 하는지 자문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 원장은 "다양한 분야의 의학자들이 의료정책, 과학정책을 구성하는 학자, 정부, 국회에 끊임없이 근거에 기반한 문제 해결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만이 파괴된 대한민국 의료를 재건할 수 있는 첩경"이며 "그것은 후배에게 하라고 미룰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인 우리의 몫"이라고 피력했다.

이어진 세 번째 축사자인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은 "의료계는 오랜 시간 의정갈등으로 미래 의료의 주역인 의대생, 전공의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는 어려움 속에 있으며 의학발전도 크게 위축된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앞에는 수많은 난제들이 놓여 있다. 우리는 힘을 합칠 준비가 돼 있다. 이번 학술대회가 단순히 학문적 성과를 교류하는 장을 넘어 서로 지혜와 힘을 모아 한국의료의 희망찬 미래를 함께 그려나갈 소통과 공감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2025 메디파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