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의대생과 전공의의 복귀가 현실화되면서, 학사 일정 복구와 수업 재개를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유급 없이 복귀하는 것이 '특혜'라는 지적부터, 대학 내부에서 서약서 작성을 요구하는 움직임까지. 복귀를 둘러싼 논쟁은 교육 현장의 균열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1년 5개월 이상 중단된 의학교육 정상화를 시급 과제로 삼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복귀 방식과 기준을 둘러싼 신뢰 회복이 당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의대생 복귀와 관련해 가장 민감한 쟁점은 '유급 없이 복귀하는 것이 공정한가'라는 문제다. 타과 학생들 사이에서는 "출석 몇 번만 빠져도 유급인데, 의대생은 사실상 면죄부를 받고 돌아온 셈"이라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의대생들은 "특혜는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이선우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2일 복귀를 선언하며 "방학이나 계절학기 등 시간을 활용해 교육 총량을 줄이지 않고 수업을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 대학은 복귀생을 대상으로 서약서 또는 행동규정 작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의회(KAMC)는 복귀생 대상 서약서 양식을 배포했고, 일부 의과대학은 '성실한 학업 태도', '차별·희롱 금지', '학습권 존중' 등을 담은 자체 행동규정까지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서약서나 행동규정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복귀생과 기존 재학생 간의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고 교육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준칙적 장치'로 해석된다.

복귀생을 받아들이는 교수사회는 '징계'보다는 '신뢰 회복'에 방점을 찍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지난 정부가 의료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정원 확대 정책을 폭력적으로 강행하면서 의학교육이 고사 직전까지 내몰렸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양질의 교육, 국민 건강을 위한 인력 배출, 공정성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육과정 운영에 대해 의대교수협은 "40개 의대의 교육환경은 천차만별이며, 복귀 방식은 학교 자율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달 중으로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단순한 학사 일정 복구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크다. 복귀생에 대한 공정한 평가 체계, 수련 연속성 보장, 국가시험 관리 기준 등 교육·수련 전반에 대한 재설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 여론도 여전히 싸늘하다. '의대생 복귀에 특례를 주지 말라'는 국민동의청원은 국회 회부 기준인 5만 명을 넘겼다.

청원을 올린 시민은 "일부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교육과 수련을 스스로 거부한 뒤, 아무 책임 없이 복귀하려 한다"며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의료계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어떤 결론이 내려지더라도 '의대생 특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 복귀생들과 졸업 일정을 맞추려면 각 의대는 계절학기 등 별도의 학사 일정을 편성해야 하고, 국가시험 추가 시행 시 국고 지원도 필요하다.

결국 논란의 진원지와는 별개로, 돌아오는 학생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성장시킬 것인가 하는 과제는 학교와 교수들의 몫으로 남는다.

혼란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제도 보완뿐 아니라, 현장 구성원들의 신뢰 회복 노력도 관건이다.

의대교수협은 "학생 교육은 학장단을 비롯해 의대 교수들에게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고유한 책무"라며 "복귀한 학생들과 관계 정립을 위한 다양한 활동은 학장단의 책임 아래 이뤄져야 하며, 과거의 과오를 극복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진심 어린 상담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귀를 결심한 학생들의 자유의지와 자긍심을 존중하는 것은 지금 교육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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