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형 제약기업 중 한 곳인 한미약품 의약품 생산 플랜트 내 제제연구소 전경. 제공=한미약품
혁신형 제약기업 중 한 곳인 한미약품 의약품 생산 플랜트 내 제제연구소 전경. 제공=한미약품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 개편과 관련해 다국적사 트랙 별도 신설 방안을 두고 국내 제약업계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인증 제도에서 연구개발(R&D) 비용 집행을 정량적으로 봐왔던 탓에 임상 3상이나 시판후 조사 비용 지출이 많은 다국적사까지 관련 혜택을 같이 나누고 있는 만큼, 구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업계는 국내 제약기업의 신약 연구개발 활성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만든 제도이니 만큼, 국내사가 더 많은 혜택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도 개편을 진행 중이다. 개편안에서는 현재 다국적 제약사 별도 지정 트랙 신설이 논의되고 있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는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에 따라 2012년 도입됐다. 

신약 연구개발 등에 일정 규모 이상 투자 실적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투입 자원 우수성 ▲기술/경제적 성과 우수성 ▲연구개발 활동 혁신 ▲기업 사회적 책임 및 윤리성·경영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선정한다. 

선정된 기업에게는 제네릭 약가 우대를 비롯한 R&D 투자 세액 공제 등 혜택을 준다. 현재 혁신형 제약기업은 지난해 12월 발표 기준으로 총 49개사다. 

유한양행을 비롯한 GC녹십자,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 일반 제약사 33개사,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올릭스 등 바이오 벤처사 12개사,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얀센, 한국오츠카 등 다국적 제약사 4개사 등으로 구성됐다. 

이에 업계에선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이 해외 자본인 다국적 기업에게도 TO가 돌아가는 구조'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인증 항목이 R&D 투자액이나 연구 인력 수 등 정량 지표로 이뤄진 데다 기업 사회적 책임과 같은 모호한 기준으로 평가돼왔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혜택으로 인한 법인세액 공제가 큰데, 그간 다국적 제약사에 관련 인증을 부여하는 건 다소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항암제나 희귀질환 치료제와 같은 국내 임상 3상에 들어가는 비용이 R&D로 잡히기 때문"이라며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에서 중요한 가점 요소로 작용하는 R&D 투자실적이나 기업 사회적 책임 등 항목 조정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다국적사 국내 R&D에 1조 투자…대부분 임상시험

다국적 제약사 한국법인이 한해 국내에서 쓰는 R&D 지출 규모는 상당하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다국적 제약사 한국법인 33개사의 R&D 지출 총액은 1조369억원이다. 그럼에도 지출액 대부분은 임상시험 또는 인건비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이들 기업 대부분은 국내 현지 공장이 없는 관계로 기술 도입비나 시설에 투자하는 비용 집행은 극소수에 그쳤다. 경기 화성 향남단지 내 생산 공장을 보유한 한국오츠카제약을 제외하면, 공장을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 한국법인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심사에선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임상시험 비용은 모두 연구개발비로 잡히기 때문이다. 임상 3상과 시판후 조사 비용은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에 부합하기만 한다면, R&D 비용으로 인정된다.

최근 보건복지부 종합감사 국회 서면질의답변에서도 이를 재차 확인한 바 있다. 

복지부는 관련 답변에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심사의 경우 글로벌 제약기업 해외본사와 국내지사의 재무제표를 별도로 구분해 해외 본사의 R&D 비용은 인정하지 않는다"면서도 "국내지사의 R&D비용은 관련 법률 제5조에 따라 연구개발비로 인정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국내 제약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 중 고용이나 생산 창출 효과가 큰 국내 공장 시설에 투자하는 기업이 얼마나 있나"며 "개편될 제도에서는 국내사와의 R&D 협력에 크게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다국적사 별도 인증 기준을 만든다고 들었다. 업계로서는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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