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치료 경험이 없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단독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유의하게 개선하면서다.
23일(현지시간) 2023 유럽종양학술대회(ESMO 2023)에서 조병철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MARIPOSA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 교수는 "MARIPOSA 연구에서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은 오시머티닙 대비 과거 치료 경험이 없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무진행 생존기간을 유의하게 개선했다"며 "이 결과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향후 표준 치료법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2.0개월 추적관찰 기간 동안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23.7개월(95% CI, 19.1-27.7)로 타그리소 PFS(16.6개월) 대비 약 7.1개월 연장했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에서도 30%(HR=0.70, 95% CI 0.58~0.87, P<0.001)를 줄여 타그리소 대비 우월성을 입증했다.
객관적 반응률(ORR)에 있어서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86%(95% CI, 83-89), 타그리소가 85%(95% CI, 81-88)를 나타내 각각 유사한 수치를 기록했다.
안전성 프로파일 역시 이전 보고와 일치했다. 1-2등급의 심부정맥혈전증(VTE)은 주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에서 증가했지만, 조기에 발생했고 항응고제로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
비소세포폐암에서 EGFR 변이는 서양 비소세포폐암 환자 10~15%에서 발견되며, 아시아 환자에서는 40~50%에서 발생한다.
EGFR 돌연변이로는 엑손 19결손 또는 EGFR L858R가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변이가 발생하면 질병 예후도 나빠진다. 실제 EGFR 엑손 19결손 및 L858R 변이가 있는 환자 5년 생존율(OS)은 19% 내외일 정도.
3세대 EGFR-TKI 표적치료제인 타그리소, 렉라자 등 출현 덕에 관련 환자 기대여명은 많이 올랐지만, 이를 사용하더라도 재발이 진행되는 환자는 적지 않다.
따라서 3세대 EGFR-TKI 표적치료제와 기존(화학항암요법) 약물 및 새 약물을 조합해 치료 시너지를 올리는 임상연구가 진행돼 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 발표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서 병용요법이 필요한 환자군에 우선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특히 MARIPOSA 연구가 뇌 MRI를 이용, 8주 간격으로 뇌 영상을 촬영해 질병 진행 속도를 확인한 만큼, 뇌 전이로 이어지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더욱 유리할거라 평가했다.
반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서 타그리소 단독요법을 평가한 FLAURA 연구에서는 뇌 전이가 확인된 환자에서만 임상적으로 필요할 때마다 촬영했다.
하나증권리서치센터 박재경 연구원은 "암세포 수치(Tumor burden)가 높거나 종양 크기가 큰 환자, 뇌 전이가 있는 환자들에게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우선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