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항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 치료에서 더욱 좋은 치료 경향을 보였다.

완전관해율(pCR)과 무사건 생존율(EFS)에서 글로벌 임상 데이터보다 더욱 좋은 수치를 보이면서다.

최근 폐막한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학술대회(ESMO ASIA 2023)에서는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서 키트루다 수술 전후 보조요법 효과를 확인한 KEYNOTE-522 연구 한국인 하위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KEYNOTE-522는 2-3기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무작위 3상 임상이다. 참여 환자는 총 1174명이었으며, 그 중 한국인 환자는 86명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수술 전과 후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위약+항암화학요법 두 그룹으로 나눠 항암 치료를 받았다. 키트루다 투여군은 200mg을 수술 전 매 3주마다 8회 투여받았고, 수술 후에는 매 3주간 9회를 투여 받았다.

연구 1차 유효성 평가 기준은 병리학적 완전관해(pCR) 비율과 무사건 생존(EFS)이었다.

그 결과 키트루다는 중앙값 38.6개월의 추적 기간 동안 한국 환자에서도 1차 유효성 평가 기준을 모두 개선하며,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감소시켰다.

키트루다 수술 전후 보조요법을 받은 한국인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의 병리학적 pCR은 68%로, 위약군(47%) 대비 21%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

이는 같은 시점 기준 글로벌 환자(7%)보다 더 큰 격차를 보인 셈이다.

한국인 환자의 EFS 역시 93%로 위약군(70%) 대비 23% 더 높은 수치를 기록, 환자의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81% 감소시켰다. 글로벌 환자 사망 위험(37%) 보다 더욱 획기적으로 위험을 감소시킨 셈이다.

보고된 안전성 프로파일 역시 기존 연구와 일치했다. 3등급(경증 내지 중증) 이상 치료 관련 약물이상반응을 보인 한국인 환자는 82%로 위약군(87%) 대비 적었다. 가장 빈번한 부작용은 탈모, 메스꺼움, 말초신경병증이었다.

다만 이번 하위분석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성을 획득하진 못했다. 한국인 데이터는 사전 계획 하에 분석된 자료가 아닌데다, 모수가 적어 직접적으로 글로벌 환자군과 치료 효과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키트루다가 한국인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에서 더 좋은 치료 경향을 보인 만큼, 향후 급여 확대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암종이기 때문이다. 질병의 진행이 빠르고 재발과 원격 전이의 위험이 크다.

실제 삼중음성 유방암은 절반 이상의 환자가 진단 후 3~5년 이내 재발을 경험하며, 뇌나 폐로 최초 원격 전이되는 비율은 약 70%에 달한다.

이에 전이 또는 재발 유방암 환자 5년 상대생존율은 44.6%지만, 삼중음성 유방암은 원격 전이된 경우 5년 상대생존율은 12%에 불과하다. 특히 항암화학요법으로 1차 치료에 실패했을 경우 무진행 생존기간은 3~4개월에 그친다.

그럼에도 삼중음성 유방암은 50년간 표적물질이 없었던 탓에 늘 유방암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길리어드사이언스 '트로델비(사시투주맙 고비테칸)'가 최근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에서 건강보험 급여 첫 관문을 통과하긴 했지만, 관련 치료에서 또 한 번 급여권 진입 약물이 탄생할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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