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한미약품이 새로운 이사회 구성과 함께 경영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되지만, 중장기 연구개발(R&D) 방향은 유지할 것으로 확인된다. 현 경영진이 사업 확장 의지를 밝힌 상황에서, 한미약품이 '연구개발 명가' 명성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관계자는 최근 열린 기업설명회 중 연구개발 및 중장기 전략 변경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회사 중장기 R&D 및 전략 방향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잘 진행되고 있는 R&D 파이프라인에 대해서 계속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연구개발 전략 변경 가능성이 제기된 배경엔 최근 한미약품 사내이사로 선임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있다. 그는 올해 초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CDO) 사업에 한미약품 미래를 걸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3월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소 1조원 투자 유치로 CDO 생산시설을 짓고, 바이오 신약 100개 품목 개발을 지원하는 전문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화학의약품, 제네릭 등 450여 개 품목을 개발한 한미약품이 경험을 쌓는 과정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활용하면, '한국의 론자(Lonza)'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론자는 바이오의약품을 위탁개발하는 글로벌 제약사다.

임 이사는 또 주총을 통해 "전 세계에서 주요하게 처방되는 바이오의약품 공정 생산 기지를 한국에 구축하는 게 궁극적 목표라며, 한미그룹을 시총 50조원 티어로 만들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위탁생산(CMO) 역량과 함께 대한민국은 제약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친 바 있다.

이처럼 경영진 변동으로 인해 새로운 중장기 정책이 언급되고 있는 건 한미사이언스가 신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것일 뿐, 한미약품은 효과가 나타난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새로운 경영진과 새로운 경영 전략이 한미약품의 중장기 R&D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비만 치료 삼중작용제(LA-GLP/GIP/GCG)인 HM15275는 한미약품이 주목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1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LA 삼중작용제 기술이전 논의가 많았고,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이 없는 기업에서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LA 삼중작용제를 활용해 체중감소뿐만 아니라 근육 손실 방지 효과를 보이는 병용 요법(미공개)을 준비 중"이라며, 향후 다른 파이프라인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미약품은 지난 1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임종윤 사내이사로 선임안을 가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임종윤 사내이사가 주총 직후 대표이사를 맡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새로운 한미약품 이사회는 대표이사 변경을 결정하지 못했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 선임된 이사 4명이 기존 이사 6명과 일정을 조율해 이사회 개최 날짜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한미그룹 창업주 장남 임종윤·차남 임종훈 측과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측 사이에 갈등이 남아있어 이사회가 연기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2025 메디파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