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호 경상북도의사회장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지역의료 붕괴가 초고령사회를 맞아 속도를 더하고 있다는 현장 시각이 제기된다. 당장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10년 후 낙수효과에 기댄 의대정원 증원으로 힘겨루기만 하고 있는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이길호 경상북도의사회장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 인터뷰를 통해 지역의료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이 회장은 경북 지역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고 언급했다. 경북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20% 이르는 수준이다. 이와 함께 면적은 넓지만 인구는 적은 지역 특성도 의료체계 붕괴를 가속시키고 있다.

일례로 영양군의 경우 인구는 1만500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동시에 10만명당 100세 이상 비율은 가장 높고, 인구소멸도 빠르게 진행 중인 지역이다. 따라서 영양군에 의원급 의료기관은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여러 곳이 운영될 만큼 환자도 없는 셈이다.

그러나 의료전달체계는 무너져 있는 현실이다. 인근 상급종합병원은 환자 대기가 몇 개월에 이르지만, 지역 내 병원은 운영상 어려움으로 폐업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경북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의료시스템 변화가 필요한 것은 맞다. 필수의료와 지역의료가 무너지고 있음을, 빠른 해결책이 필요함을 누차 경고했다"면서 "내년이면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빠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역·필수의료 붕괴는 이미 시작된 만큼 '당장'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료인력을 비롯해 당장 갖고 있는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선 의료전달체계와 의료기관별 역할 정비 등 의료자원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시각이다.

아울러 의료-복지 인프라 구축도 시급한 과제로 봤다. 이미 지역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내년이면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만큼 급증하는 노인인구에 대한 의료-복지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단 시각이다.

이처럼 지역의료 붕괴가 진행 중이고 초고령사회 진입도 시작된 가운데 정부는 의대정원 증원에만 힘을 쏟고 있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가진 자원부터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데, 인구소멸을 향해 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부작용을 낳는 괴물이 될 수 있는 낙수효과, 의대정원 증원으로 힘겨루기만 하고 있는 정부 심중을 알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소모적 의정갈등 해결을 위해 정부엔 의료계 의견을 존중하는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진정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안다면 결단은 결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의료계엔 하나로 뭉치는 결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의료계 의견을 정부가 수용할 수 있도록 하려면 대한의사협회라는 구심점을 중심으로 구성원 모두가 결집돼야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 회장은 "회원 기대가 모여 당선된 임현택 회장을 중심으로 뜻을 맞추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극복한다면 국민과 함께하는 의사회라는 기치를 다시 드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협 집행부도 회원 이견보다는 화합에 중점을 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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