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최근 글로벌 제약사 MSD가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 공급 중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양자 구도로 변화된 국내 대상포진 시장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조스터'가 시장 장악력을 더 높이게 될지 주목된다.

대상포진 백신시장은 조스타박스가 2009년 세계 최초 대상포진 백신으로 등장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이후 2017년 세계 두 번째 대상포진 백신인 스카이조스터가 출시되며 양자 구도를 형성했다. 국내 백신 주권 확보의 선봉장이 된 스카이조스터는 국내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고 2022년 점유율 50%를 넘겨 글로벌 제약사의 명성을 밀어냈다.

생(生)백신인 기존 대상포진 백신과 달리 사(死)백신 형태로 개발된 GSK의 '싱그릭스'는 2022년 말 국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따른 3자 구도와 더불어 코로나19 팬데믹, 지자체 무료 접종 사업 등을 계기로 지난해 대상포진 백신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시장에서 3자 구도 최종 승자는 스카이조스터였다. 스카이조스터는 2022년 점유율 50%를 넘긴 데 이어 지난해에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국민들이 접종한 백신이 됐다.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스카이조스터는 31만159도즈가 팔렸다. 이어 싱그릭스 22만4334도즈, 조스타박스 22만3842도즈 순이었다. MSD의 조스타박스는 성장세가 주춤하며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줄었다.

조스타박스는 최초의 대상포진 백신이라는 이정표는 세웠지만 후속 제품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결국 시장에서 쓸쓸히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 다시 펼쳐진 대상포진 백신 양자 구도

조스타박스 공급 중단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의 경쟁 구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업계에선 국내에서 개발돼 공급량 확보가 용이하고 가격, 접종 편의성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스카이조스터가 조스타박스 물량을 대부분 흡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스카이조스터는 국내에서 생산돼 공급됨으로써 공급량 확보가 빠르고 용이하다는 점,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지자체 무료접종 사업 90% 이상은 스카이조스터가 공급되고 있다.

1회 접종이라는 편의성도 강점이다. 경쟁제품인 싱그릭스는 2개월 간격으로 2회를 접종해야 한다. 또 스카이조스터는 바이알이 아닌 1회 접종용 주사기 제형으로 개발돼 별도의 용해나 투여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오염 우려가 낮고 사용이 용이하다.

이같은 장점으로 스카이조스터는 2017년 출시된 이후 우수한 제품성과 합리적인 가격을 바탕으로 시장 진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도즈를 기록했다.

판매실적과 더불어 안전성도 입증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스카이조스터 시판 후 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스카이조스터 접종자 651명에서 중대한 약물이상반응은 1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스카이조스터가 조스타박스의 빈 자리를 자연스럽게 채워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자체 무료사업이 계속 확대되고 있고 최근엔 NIP(국가예방접종) 도입까지 논의되고 있어서, 스카이조스터 입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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