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비후성 흉터를 적응증으로 'DWN12088'(Bersiporocin) 주사제 국내 1상을 승인했다. 해당 임상은 건강한 성인 자원자를 대상으로 Bersiporocin 피내주사 투여 후 안전성, 내약성 및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대웅제약은 이번 1상을 지난 1분기 보고서에서 예고한 바 있다. 이 회사는 해당 자료에서 DWN12088 주사제를 비대성 흉터 및 켈로이드(Keloid) 치료에 쓰이는 세계 최초 신약(First-in class)으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DWN12088 주사제 임상이 눈길을 끄는 건 대웅제약이 Bersiporocin 활용 범위를 특정 영역으로 국한하지 않아서다.
현재 이 회사는 베르시포로신을 전신경화증(SSc)과 SSc 동반 간질성 폐질환 치료에 사용하기 위해 의약품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공시 자료에서 2021년 유럽 호흡기학회에서 비임상 시험결과를 발표했으며, 내년 2상을 준비 중이라고 기재했다.
회사 측 자료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전신경화증이 발생한 동물 모델에서 간질성 폐질환을 관찰한 후 Bersiporocin을 투여해 증상 개선을 확인했다. 피부가 딱딱해지는 경화증이 감소했으며, 폐섬유화 감소와 폐기능 개선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베르시포로신 활용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대웅제약은 해당 물질을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에 사용할 목적으로 관련 임상을 진행 중이다. 2022년 이 회사는 미국과 한국에서 IPF 유효성 등을 확인하는 2상을 연이어 승인받았다.
대웅제약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보도자료에서 2상을 통한 Bersiporocin 안전성 검증으로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밝혔다.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 1, 2차 회의에서 임상 지속을 권고받았다는 게 근거다.
이 회사는 IDMC 2차 회의에서 IPF 환자 51명을 포함한 59명 등록 환자를 대상으로 베르시포로신 안전성 데이터를 검토했다며, 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내년 초 3차 회의에서 Bersiporocin 2상 안전성을 최종 점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웅제약 핵심 연구인력인 박준석 신약 Discovery센터장은 올해 초 이 회사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2a상 톱 라인 결과가 내년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과제로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후보 물질인 베르시포로신을 지목한 바 있다.
박 센터장은 지난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선 기존 약 효능·안전성에 미충족 수요가 많은 걸 감안할 때 베르시포로신 2상이 성공적으로 나온다면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될 수 있다며, '펙수클루'와 '엔블로' 성과를 이을 차세대 기대 신약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Bersiporocin 2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기술수출도 이뤄냈다. 지난해 1월 이 회사는 영국 소재 씨에스 파마슈티컬스(CS Pharmaceuticals)와 베르시포로신 중국 내 임상 개발 및 상업화 권리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기술수출 금액은 당시 환율 기준 3억3600만달러다. 계약 선급금은 600만달러이며, 개발 및 상업화 마일스톤은 각각 7000만달러, 2억6000만달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