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전공의 사직으로 응급실 인력이 절반가량 줄어든 가운데 남은 전문의 이탈도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타과 전문의로 메꾸는 현상도 확인돼 정부가 의료붕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가 보건복지부를 통해 제출받은 전국 권역응급의료센터 내 전문의와 전공의 이탈 현황에 따르면 올해 3분기부터 응급실 전문의 이탈이 본격 시작된 것으로 확인된다.

전국 권역응급의료센터 내 전문의와 전공의 수는 지난해 4분기 910명이었으나,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가 발표된 후 급격히 줄었다. 올 1분기엔 577명, 2분기엔 566명으로 줄었고, 지난 21일 기준 513명까지 감소했다. 기존 대비 43%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감소한 인력은 전공의가 사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전공의는 지난해 4분기 322명에서 올 1분기 77명으로 급락했고, 2분기까진 69명으로 유지됐지만 지난 21일 기준 21명만 남은 상태다.

문제는 버티다 지친 전문의 사직마저 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권역응급의료센터 내 응급의학과 전문의 수는 지난해 4분기 446명에서 올 1분기 458명으로 늘었다. 2분기까진 457명으로 유지됐으나, 지난 21일 기준 443명으로 이탈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사직은 서울이 8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와 충남이 각각 4명, 인천과 경북 경남 등이 각 2명, 광주 울산 충북 전북 등이 각 1명으로 모두 15명이 사직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이탈을 타과 전문의로 메꾸는 현상도 확인된다. 서울의 경우 올해 1분기엔 0명이던 타과 전문의가 9명 늘었고, 인천도 0명에서 6명으로, 경북도 0명에서 3명으로 늘었다.

또 기존에도 타과 전문의가 4명씩 있던 대전은 2명 늘었고, 강원도 1명 늘었다.

반면 충남이나 경남, 울산의 경우 그나마 있던 타과 전문의마저 각 1명씩 감소한 실정이다.

김윤 정책위원은 "의료공백을 메우고자 의료현장을 지키는 보건의료인들이 지쳐가고 있다"며 "가장 위급한 환자를 위해 존재하는 응급의료 현장마저 무너질 위기로, 타과 전문의로 의료공백을 겨우 메꾸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대책 없이 몰아붙이기만 했던 지난 6개월간의 무책임과 무능의 과오를 인정하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 정책위원으로서 현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국민중심의 의료개혁을 위해 힘써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는 내달 2일 국회에서 대한응급의학회와 응급의료 비상사태 간담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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