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장봄이 기자] 미래 성장동력 중에 하나로 제약바이오 산업이 꼽히면서, 다른 산업과의 '이종 결합'이 올 한 해 분주하게 이뤄졌다.

2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타 산업과 제약바이오 산업이 합친 대표적인 이종결합 사례로 오리온의 리가켐바이오 인수가 꼽힌다. 국내 주요 제과업체인 오리온은 바이오 전문기업인 리가켐바이오 인수에 나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리온은 지난 3월 5500억원을 투자해 리가켐바이오 지분 25.73%를 보유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기존 김용주 리가켐바이오 대표와 경영진 및 운영 시스템 등을 유지하는 형식으로 인수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차세대 기술로 떠오르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전문 기업이다. 글로벌 빅파마인 암젠과 영국 제약사 익수다 등과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 받았다.

리가켐바이오 측은 인수 당시 안정적 운영을 위해 최대주주로 적합한 파트너를 찾았으며, 오리온이 신약 연구개발이라는 특수 산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기존 운영 체계에 대한 존중으로 함께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계약으로 확보한 자금을 신약 R&D에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오리온 역시 리가켐바이오 행보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오리온 오너 3세인 담서원 상무가 직접 리가켐바이오 이사회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바이오 사업에서 본격적인 경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올해도 일본 오노약품공업 등과 ADC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며 성과를 이어갔다.

식품 대기업인 CJ제일제당은 CJ바이오사이언스에 투자를 확대했다. CJ제일제당에서 보유하고 있는 그린바이오 부문은 매각하는 대신, 레드바이오 부문인 CJ바이오사이언스에 투자를 늘려 선택과 집중 전략에 나섰다는 평가다.

이달 CJ제일제당은 자회사인 CJ바이오사이언스에 400억 원을 추가 투자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가 진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이 보유한 지분율은 62%가 됐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천랩을 인수해 CJ바이오사이언스로 사명을 바꾸고 공식 출범시켰다. 현재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CJRB-101 임상시험 등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타이어 유통 전문기업인 타이어뱅크는 바이오업체인 파멥신을 인수해 본격 경영에 나섰다. 타이어뱅크는 1월 초 파멥신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임시주주총회에선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을 파멥신 대표로 선임했다.

타이어뱅크는 차세대 제약바이오와 인공지능(AI) 헬스케어 등 관련 분야의 글로벌 시장 규모, 발전 가능성 등을 염두해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파멥신에 대해서도 여러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머지 않아 결과물을 낼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파멥신은 운영난 등으로 인해 지난 9월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 위기를 간신히 면했다. 파멥신은 이사회를 통해 김 회장의 가족회사인 좋은타이어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으로 매출 요건을 갖췄다. 동시에 신약 회사로서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이사회도 바이오 관련 전문가로 대거 교체한 상태다.

올해 업계에서 주목받은 이종결합에는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에 통합 추진도 있다. 그러나 이 통합은 한미약품 그룹의 오너가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지난 3월 최종 결렬로 마무리 됐다.

OCI그룹은 2년 전 부광약품을 인수한 바 있어, 한미약품과 시너지를 위해 통합에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한미약품그룹 역시 R&D 자금 마련 등을 위해 통합에 적극 나섰으나, 반대파인 한미약품 장·차남이 한미사이언스를 장악하면서 성사되지 않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2025 메디파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