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는 유방암 치료 전략의 주요 바이오마커인 HER2 유전자에 대한 새 분류 도입으로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HER2 저발현·초저발현 유방암 환자 치료제로 엔허투를 확대 승인한 가운데 관련 동반진단기기인 로슈진단 'PATHWAY HER2(4B5)' 진단기도 함께 확대 승인했다.
엔허투 적응증 확대는 큰 의미를 지닌다. 그간 HER2 음성으로 분류됐던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에 대해서도 표적 치료가 가능하다란 의미기 때문이다.
HER2는 암세포가 빠르게 성장하도록 돕는 수용체 단백질이다. 전체 유방암의 약 20%를 차지하는데, HER2 양성 유방암은 재발 및 전이를 잘 일으키고 질병 진행 속도가 빨라 예후가 더욱 좋지 않다.
이에 병리 전문가는 유방암 환자의 HER2 상태를 확인하고자 유방암 조직 샘플에서 발현된 HER2 수용체 단백질 수준을 평가하거나 점수를 매겨왔다.
하지만 HER2 저발현 개념이 도입되기 전까지 HER2는 발현 수준에 따라 양성 또는 음성으로만 분류됐다.
이를 극복해낸 것이 엔허투 임상 3상인 DESTINY-Breast06 연구. 연구에선 면역조직화학(IHC)검사 상 HER2가 약하게 발현되던 경계선 양성(1+~2+)이나 극도로 적게 발현되는(IHC 0) 유방암 환자에서도 위약 대비 유의미한 생존율 개선을 입증했다.
과거에는 모두 HER2 음성으로 분류되던 유방암 환자군이다. IHC 1+는 전체 핵염색 중 HER2 수용체가 10% 이하로 발현된 경우를, IHC2+는 전체 핵염색에서 10%~75% 이하일 때를 가리킨다. 또 IHC 0은 HER2 수용체가 1% 미만으로 발현될 때를 나타낸다.
결국 HER2 저발현·초저발현에 따른 유방암 새 치료 옵션의 등장은 엔허투는 물론 관련 동반진단 시장까지 더욱 확장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 따르면 병리과 전문의들의 의사결정 대부분은 IHC 검사에 의존하고 있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검사도 있지만, 아직까지 비용도 크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이에 IHC 시장 매출 또한 암 아형 분류에 따른 개인 만춤 치료가 활성화될수록 IHC 검사 시장 역시도 꾸준히 확대될 거란 게 업계 설명.
업계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암 조직에서 특정 단백질 발현을 확인하는 동반진단 검사로 쓰이는 IHC의 경우 전체 의사결정 요소 중 약 7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IHC와 NGS검사 등을 합친 글로벌 종양 바이오마커 시장 규모는 현재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시장의 약 7~8%로 추정한다"면서 "바이오마커 시장 연평균 성장률(CAGR) 역시 12~18%를 기록할 정도로 매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국내 의료 인공지능 기업 루닛도 엔허투의 투약 효율을 높이는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Lunit SCOPE HER2·ER/PR)' 개발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 제품은 IHC 슬라이드 이미지를 학습시킨 AI 바이오마커를 통해 전문의들의 HER2 발현 진단 일치율을 향상시킨다.
실제 관련 연구에 따르면 루닛 스코프의 HER2 발현 진단 일치율은 49.3%(전문의들로만 진단시)에서 74.1%(AI 바이오마커 활용시)로 향상됐다.
한편 엔허투 글로벌 매출은 지난 2023년 25억7000만달러(한화 약 3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2029년 예상 매출은 약 100억달러(한화 약 14조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