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특별시의사회 제79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의료계 리더들은 의료사태 기로를 두고 신뢰와 단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선배 의사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의료계엄을 끝내기 위해선 마음을 하나로 모아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황 회장은 "사상 초유의 사태로 1년 동안 전공의와 학생들이 길에 나와 있다.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선배들이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의료계엄이 끝날 수 있도록, 서로 다르지만 마음은 하나라 생각하고 모아갈 수 있는 서울시의사회가 되고 14만 의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미애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도 선배 의사 역할과 단결을 강조했다.
한 의장은 사태 초기를 돌이켜 보며 선배 의사 역할 부재를 지적했다. 이는 의료계 내부신뢰 저하로 이어졌다고도 언급했다.
한 의장은 "우리는 자신의 것은 내려놓지 않고 환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바로 물러섰다. 길게 보면 환자를 위하는 것이었을지 반문해 본다"며 "우리는 그렇게 흩어졌고, 직별으로 나눠져 서로 믿지 못하고 있다. 장기화 원인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서 전공의와 의대생은 선배 의사보다 먼 미래를 보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선배들이 신뢰하고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의협 역할도 당부했다.
한 의장은 "회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말을 앞세우기보다 힘을 보태는 일"이라며 "앞장서서 모든 직역을 하나로 하고 힘을 모으는 일은 강한 의협이 해야 할 일"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총회엔 박명하 의협 부회장이 김택우 회장을 대신해 참석, 의협 입장을 설명했다.
박 부회장은 먼저 의협이 의대생과 전공의 뒤에 숨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은 오해라고 설명했다. 투쟁 선봉에 서 있는 의대생·전공의 대표들과 직접 회의하고 만나며 이들의 요구안과 의협 집행부 요청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 노력했으나, 탄핵으로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책임질 만한 논의를 할 수 없었단 설명이다.
따라서 믿고 돌아오란 정부 언급은 물론, 우리가 책임질테니 복귀하란 말도 공허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학생들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지금 들어가면 1년 이상 희생이 물거품이 된다는 불안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일단 돌아오고 신뢰와 약속을 믿어달라고 하는데 2020년, 2000년 투쟁 때부터 신뢰가 얼마나 쉽게 깨질 수 있는지 알 수 있지 않았나. (의협)회장이 들어가고 나머진 우리가 책임지겠다고 말하는 것도 공허한 말"이라며 "학생들은 지금 들어가면 1년 이상 희생이 물거품된다는 불안을 갖고 있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3월 말 4월이 '마지노선'이라 생각하고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따라서 회원 단결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란 설명이다.
박 부회장은 "계속 그렇게 해왔지만 3월 말 4월을 마지노선이라 생각하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며 "그럴 때 회원님들 단결된 힘이 더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도 회원 단결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김 의장은 "현 상황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해선 하나 된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래야만 무너진 의료체계가 복원되며 환자를 진정 위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의대생 등 후배 판단을 신뢰하고 뒷받침하며, 의대생 제적이 현실화된다면 후배 보호를 위해 투쟁 최선봉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를 향해선 장·차관 사퇴와 당국자 일신을 통한 의료계와 대화·타협을 촉구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의대생 제적이 현실화된다면 4만 서울시의사회원은 후배 보호를 위한 모든 조처, 투쟁 최선봉에 나설 것"이라며 "대한의사협회 투쟁에 적극 동참하며, 14만 회원과 의대 후배와 함께 난국을 헤쳐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