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A 사직전공의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사이 빚어진 논란에 대해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사이 불신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현 의료사태 '엔드포인트(종료시점)'에 대한 기성세대와 강경한 젊은 세대 시각차가 나타난 사례란 설명이다.
단 마찰을 빚고 있는, 즉 강경한 젊은 세대 입장으로 대변되는 박단 비대위원장 스탠스가 전면에 나서지 않는 모든 전공의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란 점도 분명히 했다. 현 시점에서 박단 비대위원장이 갖고 있는 건 '상징성'이지 '대표성'이 아니란 설명이다.
같은 맥락에서, 모두가 동의할 만한 엔드포인트 설정은 가능하지도 필요하지도 않다고 봤다.
가능하지 않다고 본 이유는 강경 스탠스를 취하는 대전협이 단일대오 와해를 우려해 지금까지처럼 전체 전공의·의대생 설문조사에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동시에 필요하지도 않다고 본 이유는 대전협 차원에서 만든 복귀조건이 없는 만큼, 전공의 개개인이 생각하는 조건이 채워지면 복귀 움직임이 시작될 것이란 시각이다. 오롯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유지해왔던 것이, 사태가 기로에 서자 역설적으로 패싱 근거가 되고 있는 셈이다.
A 사직전공의가 생각하는 충분조건 첫 번째는 의대정원 3058명 복구 확정이고, 두 번째는 책임자 경질 내지는 그에 상응하는 정책적 변화 제시다. 이는 개인마다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재논의가 될 수도, 수련제도 개선이 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충분조건이 달성돼 복귀 움직임이 시작된다면, 복귀율이 20%만 넘어가도 대오가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란 점도 언급했다. 2020년 사례가 그 예라는 설명이다.
그는 "사직 전공의 개인으로 느끼고 있는 복귀 충분조건은 이미 절반은 달성했다고 생각한다"며 "사태에 적극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일반 전공의들의 경우 한 두 가지만 더 변화가 나온다면 박단 비대위원장 스탠스와 상관 없이 복귀 흐름이 형성될 수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도 박 비대위원장이 전공의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의대생과 전공의 전체를 대상으로 직접 의견을 묻고 복귀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황 회장은 "박 위원장 말이 전공의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의대생·전공의 전체를 대상으로 직접 의견을 묻고 복귀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한다"며 "지금까진 단일대오로만 움직였다면, 이제는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정치권에서도 박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의협을 패싱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의협이 전공의나 의대생 의견을 묻지 않으니, 정치권에서 직접 이들의 출구전략을 묻는 설문조사가 논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의협이 (전공의나 의대생 의견을) 묻지 않으니 정치권이 물으려고 하는 것인데, 결국 계속 이렇게 간다면 의협을 패싱하겠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