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수가협상을 마치고 나온 병협 수가협상단. 사진=박으뜸 기자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의정 갈등 사태로 병원계가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대한병원협회는 여전히 병원 현장은 회복되지 못한 채 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정부가 제공한 지원금 등으로 병원 유형의 수가 인상에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하지만, 병원들이 체감하는 경영 현실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병협 유인상 수가협상단장은 16일 1차 수가협상 직후 "의정 사태 이후로 의료기관들이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 이를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관련 자료도 성실히 제공하고 있으며 진정성 있게 협상에 임하겠다는 각오로 자리했다"고 말했다.

유 단장은 특히 지난해 병원급 진료비 증가율이 전 유형 평균보다 크게 낮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 단장은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지난해 병원급 진료비 현황을 보면 전체 0.7% 증가에 그쳤다. 전체 유형 평균이 3.4% 수준인데 병원은 상당히 낮은 편"이라며 "상급종합병원은 오히려 전체 진료비가 8.8% 감소했는데, 이는 지난해 의정 갈등 사태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도 의료체계가 안정되지 않았고 언제까지 이 상황이 이어질지도 몰라 위기감과 불안감이 상당하다. 병원들은 지금도 정부의 지원책 등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따라서 병협 수가협상단은 이번 수가협상에서 기본적으로 받아야 할 부분을 잘 확보해, 국민들에게 의료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병원급 의료기관이 각종 정부 지원을 통해 손실을 일정 부분 보전받았다는 점을 들어, 수가 인상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 단장은 "그 부분은 결이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선지급금은 전공의 수련병원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재정적 압박을 완화해주기 위한 '대여' 개념이다. 해당 금액은 환수 조치가 예정돼 있다. 또 지원금이 있었다고 해도 그것으로 인해 병원계가 이득을 봤다고 보는 건 억울하다. 의료인력을 붙잡기 위한 인건비 지출이 상당히 커 생각만큼 여유가 생긴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병원계는 수익보다 지출이 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 단장은 "진료비가 늘어났다는 통계를 보고 병원계가 이득을 본 것처럼 말하는 시선이 있는데, 병협 통계에 따르면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대부분 병원들이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며 "결과적으로 이득을 본 종별은 없다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매출 기준으로만 보면 증가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지출 구조까지 감안하지 않으면 실상이 왜곡된다. 코로나19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면 결국 순이익은 더 떨어진다. 해석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병협 수가협상단은 코로나19, 메르스 등 외부 변수로 인해 정부가 여러 지원책을 내놓은 적은 있지만 그 어떤 경우에도 수가에 반영된 적은 없었으므로, 이번 협상에서도 병원계의 실질적 어려움이 반영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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