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진료지원업무(PA) 제도화 추진과 관련해 '졸속적 추진'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진료 행위에 대해 명확한 정의 없이 업무 항목만 나열하는 현재의 방식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에서 '간호법 제정에 따른 진료지원업무 제도화 방안 공청회'를 열고, PA 제도화를 위한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공청회에서 제시된 안에 따르면 앞으로는 3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진료지원업무 수행이 가능해진다. 이는 기존 시범사업에서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한해 제한됐던 것보다 확대된 조치다. 또한 해당 업무는 ▲자격을 갖춘 전문간호사 ▲임상경력 3년 이상 및 교육 이수 전담간호사에 한해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게다가 기존 시범사업에서 54개였던 진료지원업무 항목은 45개로 조정됐으며, 향후 '진료지원업무 행위목록 고시'를 통해 7개 분야로 구분된 항목이 구체적으로 제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이 같은 정부의 추진 방식에 대해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의협 김성근 대변인은 "이러한 중대한 정책이 의료현장의 충분한 논의 없이 속전속결로 추진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안전이며, 이를 책임지는 의료진의 행위가 명확하게 정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대변인은 "현재 제시된 45개 항목 역시 이전과 마찬가지로 행위 하나하나에 대한 정의 없이 나열식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현장 혼란과 환자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의협은 PA 제도에 있어 교육 주체가 불분명한 점도 문제로 지목했다.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 주요내용에 의하면 교육은 이론, 실기교육, 현장실습 등으로 구성된다. 구체적인 교육과목, 교육내용, 교육시간 등을 구체화한 '진료지원업무 교육과정에 대한 고시'는 추후 마련될 방침이다. 교육기관은 대한간호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 의료인 단체와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전문 간호사 교육기관, 공공보건의료 지원센터 등에서 지정된다.
김 대변인은 "전담간호사가 일반 간호사와는 달리 의사의 일부 진료행위를 병원 내에서 위임받아 수행하는 존재로 정의됐다면, 그에 대한 교육은 당연히 의사가 담당해야 하며 교육 장소도 인증받은 병원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복지부가 제시한 교육기관은 교육 시행 가능성조차 확답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교육과 관련된 내용은 의학계, 대한병원협회가 함께 논의해야 한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실효성 있는 교육은 어렵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현재 내부적으로 '진료지원업무', '간호법 대응' 관련 TF를 가동 중이며 교육 주체와 범위, 시행 방식을 포함한 구체적 대안을 준비 중이다.
김 대변인은 "의협이 중심이 돼 타 단체와 함께 교육 주체와 내용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며 "향후 의료계의 의견이 반영된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